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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펭귄의 최후. 자살하지말자.

이재열 |2007.01.31 17:50
조회 27 |추천 0
“목숨을 사랑하라”는 호소 넘쳐나 [주간조선 2007-01-02 11:32]    

얼마 전 일본 TV에서 한 남극 펭귄의 최후를 보다가 그만 울고 말았다. 아기를 둘 가진 엄마 펭귄 이야기였다. 바다에서 아기에게 줄 물고기를 잡던 중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바다표범의 먹잇감으로 붙잡히고 말았다. 바다표범이 그렇게 포악할 줄 몰랐다. 펭귄의 목을 물어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품이 상어 같았다. 바다가 펭귄의 피로 벌겋게 물들었다. 바다표범은 펭귄이 축 늘어진 것을 확인하고 입을 뗐다. 그리고 포식(飽食)하려는 찰나, 살아난 엄마 펭귄이 필사적으로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속도가 워낙 빨라 바다표범이 쫓았지만 허사였다.

백사장으로 겨우 탈출한 엄마 펭귄은 목에서 줄줄 피를 흘렸다. 일어서질 못해 배로 조금씩 조금씩 아기들이 있는 펭귄의 무리로 다가갔지만 몇 분 후 움직임을 멈췄다. ‘남극의 청소부’ 갈매기가 다가갔다. 죽은 엄마 펭귄을 먹으려는 것이다. 그러자 엄마 펭귄이 다시 벌떡 일어섰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면을 응시했다.

마치 “나 살아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목에 길게 그어진 상처에서 계속 피가 흘렀다. 펭귄의 하얀 배가 벌겋게 물들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포기한 갈매기가 자리를 떴다. 동료 펭귄이 다가섰다. TV에서 성우의 음성이 흘렀다. “힘내, 힘내, 아기가 기다리고 있잖아!”

하지만 펭귄은 다시 쓰러졌다. 부릅뜬 눈도 조용히 감겼다.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카메라는 펭귄 무리 속에 있던 엄마 잃은 두 아기 펭귄을 비췄다.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울고 있었다. 그 때 옆구리 쪽에 피를 흘리는 펭귄이 다가와 두 아기에게 입을 벌렸다. 아빠 펭귄이었다. 아빠 펭귄도 다른 천적의 공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아기 펭귄들은 다친 아빠 펭귄의 입 속에서 열심히 먹이를 받아 먹었다. 성우의 목소리가 흘렀다.

“자살하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습니다.”
브라질 축구선수 호나우디뉴가 일본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마친 뒤 일본 청소년들에게 3장의 친필 편지를 남겼다. ‘살아라, 살아라, 강하게 살아라, 자살하지 마라’ ‘꿈을 포기하지 말라. 힘껏 네 인생을 살아라’ ‘인생은 아름답다. 마음속에 기쁨을 품고 살아라’… 일본축구협회는 새해부터 시작되는 ‘마음의 프로젝트’ 캠페인에서 호나우디뉴의 메시지를 청소년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일본에선 연말이 되면 늘 올해를 상징하는 한자 한 글자를 선정한다.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가 시민의 응모를 받아 세태를 가장 보편적으로 반영하는 글자를 결정하는데, 올해는 ‘명(命·목숨)’자였다. 자살과 타살이 사회문제가 된 한 해였다는 것이다.

요즘 일본 매스컴이 ‘목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또다시 사회문제로 부각된 청소년의 ‘이지메(집단괴롭힘) 자살’ 탓이다. 알다시피 일본은 ‘자살 대국’으로 유명하다. 자살 방식 중 가장 고통스럽고 잔인한 할복(割腹)에서 미학을 찾는 나라니 별 수 없다. 아직도 큰 사건이 터지면 연루자 한두 명이 “책임을 떠안겠다”며 비장하게 세상을 뜬다. 자살률(인구에 대한 자살자의 비율)이 ‘G7(선진 7개국) 1위’, 미국의 2배, 영국의 3배라고 한다. 아무리 목숨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G7 1위’라며 심각해 해도, 더 많은 국가가 소속된 ‘OECD 1위’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한다. 더 심한 ‘OECD 1위 자살대국’이 떡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나라다.

선우정 조선일보 특파원 su@chosun.com

 

 

근성있게 강하게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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