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내 안이 까맣게 다 타버린다.
타도 타도 계속 탈 것이 남았나보다.
눈물은 자꾸 말라간다.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모조리 짜내려는 듯 안간힘을 쓴다.
같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나를 사랑한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것들을 단 하나도 시작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그와의 추억이 너무 많다.
분명.. 함께 한 기억인데 내게만 그 기억이 소중한 것 같다.
한번도 이별을 원한 적 엇다.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러나 이별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다.
왜냐하면 자꾸만 날 사랑하지 않는 그 사람을
발견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사랑은 나 혼자 했나보다.
내 사랑의 주인공은 그였지만..
그 사람도 사랑을 했다. 그렇지만
그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나보다.
내게 했던 이야기들을 떠올린다.
거짓이었다해도 끝까지 믿어주고싶은
간절한 마음이 심장을 조여온다.
시간이 모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 힘들다.
그저 기다리는 일이란 .. 왠지..자신이 없다.
그에게서 들을 말이.. 나를 얼마나 아프게 할지
상상조차 되지않는다.
자고나면 더 힘들거라고 들어서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은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아무리 막아도
멈출 수가 없다.
나쁘다.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니.
사랑은 했니. 내가 그정도밖에 안되니. 그렇게..
좋니.. 고통에 쓰러지는 나는 보이지 않을 만큼..
아무래도
... 그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많이 고민을 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참 웃기게도.. 나 때문에 고민해주는 것이 한편으론
고맙기까지 하다. 나는 이미 그 정도로 그 사람맘속에서
작은 존재가 되버렸다.
아무래도 내가 더 많이 사랑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이 힘들지 않도록
놓아줘야 한다고 다독이는 내가 보여서는 안될 일이다.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쌀과자, 아이스크림, 쵸컬릿, 바나나킥, 홈런볼, 포테이토칩, 오렌지같은 군것질거리와 기념일에 주고 싶었던 작은 선물,, 그리고 편지..
노래도 불러주고 싶었다.
어울리는 옷도 골라주고 싶었다.
그리고 항상 두통약, 감기약, 린스..같은 것이 필요할 것 같았다.
받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음치지만 내겐 가장 듣고 싶은 그의 노래..
어느날 불쑥 내미는 편지..
장난 섞인 토닥임까지..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알고 있었지만 사랑 앞에서 감정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오랜 연인들의 당연한 듯한..믿음이
불꽃같은 감정의 들끓음보다 더 값지고 아름답다는 걸..
이런 생각도 한다.
지금 내 상태가 어떤지, 내 마음이 어떤지..
그 사람이 안다면 이렇게 날 버려두진 않았을텐데..
그치만.. 그걸로 그를 잡을 수 없다. 아직도 나는 그가
힘든 것이 싫다. 아직도.. 나는..바보다.
하루종일 부은 눈을 해가지고는
어제와 똑같이 S라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했다. 땀인지..눈물인지.. 자꾸 흘러내려 앞을 가렸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아무일도 없는 듯.. 약속을 지키고 있다.
혼자 방안에 있으면 내가 죽은 사람같다.
분명히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있는데.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그 사람이 생명이었다고
내 몸이 말하는 것 같다.
사실은..알고 있었다. 여자의 직감이란 게
워낙 무서운 거라서 애써 아니라고 부정해봐도
자꾸만 두려워지는 걸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짐작하면서도 그럴 일 없다고 나를 다그쳤다.
그게 진실이 되었을 때.. 그 때만큼 내가 비참해보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나 붙잡고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살리던지,, 죽이던지,, 이 감정을 없애달라고..
그 대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니
그만 아프게 내 머릿속에 그를 .. 내 마음속에 그를..
지워달라고..
지독하게도 달콤했다.
차갑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며 때로는 미지근한 것조차
그 모든 것이 행복을 느끼게 했다.
내게 남겨진 건 그런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은 .. 그런 ..
너무 힘들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
사랑은 그렇게 갖으면 또 잃게 되는 거라고.. 계속 되뇌인다.
내 머리는 알았다고 하는데, 내 가슴은 그래도 잃고 싶지 않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리고는 끝내 흐느낀다.
내 시계는 12월 26일에 멈춰 있다.
앞으로 나의 크리스마스는 마냥 행복할 것 같지는 않다.
자신이 없다. 내가 먼저였지만.. 자신이 없다.
내 추억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잃어갈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은 나를 알아주지 못한 거다.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믿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던 거다. 앞으로도..
내 사랑이 안타깝고 애틋하듯..
그 사람의 사랑도 그만큼 간절하다면
난 아무래도 그의 행복을 빌어주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이야기를 경멸해왔었는데..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
헤어져도 사랑할 수 있다는 노래가사가 마음을 울린다.
도리 운운하며 억지로 곁에 두기엔
그 사람의 사랑이 가엾다.
그러기엔 그 사람이 너무 사랑스럽다.
내가 가장 두려운 건 그 사람이 더이상 행복하지 않는 일 인것 같다.
이마에 주름이 더 늘게 만들고 싶지 않다.
그게 가장 두려운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거..
참 많이 사랑하나보다.
적어도 지금은 그 사람이 내겐 전부다.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어떻게 잊어야 하는지..걱정이 앞선다.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그저.. 보고싶다.. 보고싶다...
아프냐..
내 안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