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인식
황정민,정찬,서린
2002년 作
길위에서 빛을 찾다.
로드무비에는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정작 동성애라는 태그로써
영화를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동성애, 길 그리고 인생
적절히 조화된 그리고 사람에따라 세가지의 주제를 갖고있는 영화.
내용은 이러하다. 증권사의 유능한 펀드매니저인 석원(정 찬)은
주가의 하락으로 일순간 모든 걸 잃게된다. 물질적인 것만이 아닌
정신적으로도 심한 좌절감에 빠진 석원은 매일 술에 쩔어살고
거리의 부랑자를 자처하는 이유있는 노숙자 대식(황정민)를 만나게 된다.
오갈데없는 신세인 석원은 대식과 함께 지내게 되며 어느날
둘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무작정 길따라 걸으며 뭔가를 깨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인 듯 하다. 그러자 바다가 있는 어느 마을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일주(서린)을 만나게 된다. 그녀역시 다방에서 일하며
접대를 하는 그리 좋지 않는 상태.
그러면서 대식과 석원 일주는 같이 길을 걷게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주와는 떨어지게 된다.
1. 동성애
남자를 사랑하는 대식과 그런 대식을 좋아하는 일주 그리고
대식을 변태라고 보지만 어느새 대식은 소중한 존재인 석원.
영화 도입부의 씬은 무척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상업성을 의식한 탓일까
자극적인 소재를 너무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2002년 고1의 소년이었던 나에게 로드무비의 예고편은
자극적이었고 보고싶은 욕구를 일으켰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난 단순히 미뤄뒀던 숙제를 푼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게되었다.
5년전에 비해 인생을 인식하게 된 나에게 있어 동성애라는
소재는 그다지 큰 흥미를 일으키지 못했다. 솔직히
역겨움이 몰려오는 처음의 정사장면이었다.
한때 야오이라는 동성애자만화도 본적이 있던 나는
꽤나 알 수없는 금단의 영역이었다.
봐서는 안되지만 보고싶게만드는 포르노처럼말이다.
로드무비에서 동성애를 다룬점은 우리국민에게
흡사 5살 꼬마아이에게 담배를 물게하는 행동이었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에게 그리고 내 주위에만 없기를 바라는 지극히
배타적 사고방식의 한 인간일뿐이다.
2. 길
가장 인상적이고 마음에 드는 점이었다.
길은 어느분야이건간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며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우리 주위에 있는 일상이다.
그런 무관심한 길을 나침반삼아 무작정 떠나는
주인공들의 생각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모르긴, 몰라도..우리 지금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걸로 100번째 안으로 들거다
길이라는 여행속에 솔직한 행복을 체감하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
길이라는 영화의 배경을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알게되었다.
방안에서 세계와 연결되는 글로벌시대, 좁은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밖에 나갔을 때 나는 이 좁은 한반도를 돌기란 쉽지않다.
올해 여름 오토바이로 전국투어를 하고자 하는 욕심에
더욱 불을 붙이게 된 영화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게 색채감인데
흡사 달력사진같은 멋진 노을과 하늘 그리고 구도는
한편의 사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몇번이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3.인생
석원의 경우처럼 잘나가는 사람이 한순간에 부랑자로 전락하는 경우는
IMF시대를 겪어본 우리국민에게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경찰서 유치장에 갇혔을때 형사들이 하는 말..
저사람이 남의 일이 아니다 라는 말은 지금의 시대를 대변해줄 수 있다.
본디 대식은 산악인이었고 뭔가에 얽매이지 않는 타입이다.
아마 동성애자라는 캐릭성을 띄게되는 근거로도 적합한 설정이다.
일주역시 남자를 자주 접하는 일은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모순된 인생을 살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런듯 소외계층의 삶을 그리고 그들의 가치관을 그려낸다.
결혼 후 줄곧 길 위에서 살았어요.
언젠가... 길이 끝나는 저 곳에 희망이있겠지...
그렇게 믿어왔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저 길이 끝나는 곳에 아무것도 없어요.
희망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어...
회사의 각각의 공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일이고 삶인
민석의 대사는 길의 의미를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길이란 때론 자신에게 있어 희망일수도 절망일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길 끝에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약속장소로 향하는 연인의 마음.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고 걸어가는 길 그리고
그 길끝에 남은건 혼자라는 외로움과 슬픔.
이런듯 길은 우리의 일상이며 감정만이 담긴
또하나의 세상이다.
동성애라는 자극적인 말과 다르게
저녘노을처럼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절망만이 섞인 삶속에
길은 그들의 깨달음의 공간이었다.
길은 한없이 넓고 자연스러우며 포근하다.
무수히 많은 영혼들을 기다리며 안아주며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