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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내 이름도 모르겠지만..사랑을 말하다.

박소연 |2007.02.07 16:18
조회 27 |추천 0

18살때인데..
그 아이를 처음본게.
같은 학교였거든. 반은 달랐고..

 

그러니까 걔를 처음본것이
걔가 강당쪽에서 내려오드라고
다른애들이랑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끝내고 오는거였나봐.

 

난 여태껏 빗자루를 들고서
그렇게 광채가 나는 애는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한번도 본적이 없어.

 

그때느낌은 뭐랄까 뜨끔한 느낌.
롤러코스터 꼭대기에서 하강하는 느낌.
멀미나고 어지럽고,
어디론거 붕 솟구치는것 같고,
아무튼 뭐 그런거.

 

그 시간이후 짐작할꺼야.
그 지겹던 학교가는것이 즐거워졌다는것.
머리 잘감고 손톱정리 잘하고
내가 거울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것.

 

어제까지 잘 놀던 친구들과의 장난이
갑작스레 유치하게 느껴졌다는것.
그리곤 혼자 멍하니
딴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것.

 

참 오래전 일이다.
그래서 기억도 토막토막이야.
그 아이의 분홍색 머리핀.
그아이가 갖고있던 헝겊필통 안쪽에 묻어있던 볼펜 똥.
그 아이의 함박웃음.

그런게 다 이쁘게 토막토막 기억나곤해.


가끔 시선이 부딪히면 난 놀라서 고개를 돌렸고
전하지도 못할 편지를 썼던것 같기도 하다.

'누구랑 좋아한다더라.'
그런소문을 듣기도 했었는데
가차없이 무시했지.
내 감정에 방해가된다 생각하면 무시하고 안들었어. 안봤고...

단지 내 마음이 깨지지 않길..


그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길..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건지는 하나도 모르지만
지금 이상태만으로도 벅차니
제발 아무도 끼어들지 말고 조용히 해주길..
이대로 유지되길..
그냥 거기 있어주길..

그때 내가 바랬던 것들은 그런것들이었던것 같애.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더 푸르고 반짝반짝 했던 날들의
수많은 사랑이야기가 시작과는 달리
별다른 스토리를 갖지 못하고 저물어가듯이
그 아이에관한 이야기도 이게 다야.

 

그러나 그 무렵 한번쯤은 빌었을꺼야.
내가 그 아이와 영원히 함께 만나진 못하더라도
지저분한 놈들이 그 아이를 괴롭혀서 울게하는일은 없게해달라고..
그렇게 비슷하게 빌었을꺼야.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그 아이는 내 이름도 모르겠지만..

 

사랑을 말하다.

 

♡ Whenever Wherever Whatever / Max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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