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행복이..뭘까?

이성민 |2007.02.14 01:43
조회 31 |추천 0

 행복이라는 게 뭘까? 정말 모르겠다. 지나온 시간들이 모여 이루어

 

진 지금 이 순간이 또 다시 꿈결처럼 스러져간다. 때로는 전투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될 것만 같은 순간이 있었고, 때로는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 모든 것이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어느

 

대중가요의 노래처럼 웃는게 웃는게 아닌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

 

다. 뽀얀 안개가 내 시야를 가려 과거도 미래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만들어 날 더욱 답답하게만 만든 시간이 너무도 많았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그때가 좋았구나, 싶은 생각들도 그때는 좋지 않았으니 정

 

말 좋은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나중에는 '그때'가 될 것 같아 마냥

 

겁이 난다. 난 지금 이렇게나 힘이 든데.

 

 앞만 보고 살아도, 뒤만 보고 살아도, 지금 서있는 이 자리만 보고

 

살아도 힘이든 건 마찬가지다. 담배가 화려하게 불이 붙어 고얀냄새

 

풍기며 썩어 들어가는 것처럼 내 삶이 느껴질 때도 가끔은 있다. 아

 

침햇살이 왠지 기분이 좋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싱글거려 내 삶이

 

저 부서지는 햇살 같이 느껴질 때도 가끔은 있다. 이것이 삶이라는

 

것이 때로는 고맙기도, 때로는 원망스럽기도 하다.

 

 살아가다보니 단순해지기가 정말 힘이 든다. 복잡한 것 정말 싫어

 

하는데도 복잡해져야 할 때가 있는 이 세상이 때로 짜증이 난다. 어

 

린아이가 엄마에게 울며 보채듯, 내가 세상에 아무리 울며 때를 써

 

봐도 어느 하나 들어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정말 화가 난다. 그러나

 

내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어느하나 불쌍한 축에 끼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옥죈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택시를 탔는데, 택시가 번번히 신호등에 막히

 

고 유난히 길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러면 평소보다 택시비를 훨씬 많

 

이 내게 되는데 그럴 때면 괜히 짜증이 난다. 또 이럴 때도 있다. 버

 

스를 타야되는데 수중에 만원짜리밖에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슈퍼에서 그냥 돈을 바꾸기 미안해 껌이라도 한 통 사면서 바꿔달라

 

한다. 이럴 때는 그것하나 말 못하는 내가 밉다. 이런 경우도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알람까지 다 맞춰 놓았는데 일어나보니 나

 

도 모르게 알람을 끄고 늦잠을 잔 것이었다. 그럴때면 나의 게으름

 

이 정말 한스럽다. 이런 상황도 있다. 밤에 지독하게 배가 고픈데,

 

평소에 있던 컵라면이나 빵조각 하나 과자 한봉지가 없을 때가 있

 

다. 그럴때면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이정도 배고픔이면 약간 다이어

 

트가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 싫다. 또 이럴 때도 있다. 컴

 

퓨터게임을 하다가 지고 있는데, 동생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 때,

 

난 괜히 동생에게 화를 낸다. 이런 내가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이런 때도 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탈때면 매일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그런데도 선뜻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못한다.

 

왜그런지 모르겠다. 이런때도 있다. 그리고 저런때도. 내 주위에선

 

이렇게나 사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어디서부터 내 인생이 꼬여버렸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삐딱해져버린 내 성격 어디에

 

선가 존재하고 있는 밝음은 때때로 내 몸을 덮어버릴만큼 휘황찬란

 

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어둠을 피해 잔뜩 몸을 웅크리

 

고 있다.

 

 어릴때는 시계바늘 소리가 무서워 잠이 빨리 못들 때가 있었다. 째

 

깍 거리는 그 바늘 소리가 불만 끄고 잠자리에만 들면 어떻게 천둥

 

소리가 되어 내 귓가를 때리는지, 그 소리가 무서워 옆에 자는 엄마

 

손을 꼭 잡고 잠이 들고는 했다. 지금은 바늘 소리는 안무서운데 그

 

냥 시계는 왜이리도 무서운지 모르겠다. 저 녀석이 저렇게 가서 어

 

떤 시간을 내게 가져다줄지 호기심보다는 겁부터 먼저 난다.

 

 놀이기구를 탈 때, 특히 높은데서 한번에 내려오는 놀이기구들을

 

탈 때면 늘 받게 되는 느낌이 있다. 가슴 한쪽이 수웅 하고 내려가는

 

느낌. 그 느낌은 그 순간은 무서운데 지나고나면 어찌나 기분이 좋았던지.

 

지금도 이 느낌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나 기분이 좋을런지.

 

 때때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정말 귀찮고 재미없어도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 느낌

 

이 들 때가 많이 있다. 그럴때면 정작 뭔가를 시작해도 손에 잡히지

 

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는데 붙잡고 있는 것도 바보같은 짓인 줄

 

알면서도 그 바보같은 짓조차 하지 않으면 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만 느껴질 때가 많이 있다.

 

 봄은 봄대로 좋고,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

 

 

대로 좋다고 말하는 나지만, 실은 그 속에 봄은 봄대로 싫고,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싫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다. 봄은 어느 찬 바람 불던 날 갑자기 훈기를 몰고 와

 

땅 속 깊이 잠들어 있던 많은 생명들을 깜짝 놀래키는 것을 좋아하

 

고, 여름의 그 뜨거운 태양은 관음증이 있는지 사람들 옷을 다 벗게

 

하려고 끊임없이 열을 쏘아댄다. 그런데 그 뜨거움이 나무에게는 오

 

히려 더 차가운지 옷을 더 껴입는 것도 신기하다. 가을의 바람은 유

 

혹하기를 좋아해서 온 동네 나무란 나무를 다 들뜨게 만들어놓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린다. 그 나무가 나와 속성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겨울은 그 차가움이 살을 에일 듯 불어와 안그래도 가을때문에

 

싱숭생숭한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까지 만들어버린다. 이래서 계절

 

들이 좋고 또 싫다.

 

 지금도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글을 써서 뭐하나. 누구 하나

 

제대로 읽어주는 이 있을 거라는 생각 하지 않는다. 그 어느 누가

 

무엇하러 이따위 쓸데 없이 길고 재미없는 신세한탄 글 따위를 읽는

 

단 말인가.

 

 가끔씩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아파트 3층이었던 우리집에서 엄마가

 

야단칠 줄 알면서도 그것도 재미있어 쿵쿵거리며 동생이랑 놀던 때.

 

밤늦게 농구공 들고 나가 큰 소리 내어 튕기며 경비 아저씨가 쫓아 오면

 

똥줄빠지게 도망 갔던 일. 그리고는 경비 아저씨 안보이면 다시 돌아와

 

그짓을 다시 했던 일. 매일 같이 애들이랑 모여 부모님 잘 안계시는 친구집에서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게임들을 눈에 불을 켜고 했던 일.

 

학원에서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 애가 가만히 있다 혼자 웃는 것을

 

보고 나도 웃었던 일. 아주 단편적인 기억의 편린들.

 

그걸 기억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대개 기분이 안좋을 때면 이런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것들이 내 행복의 이미지일까. 도대체 행복이라는 것이 어떤 것

 

인지 모르겠다. 그때는 좋았던 것 같은데, 정말 좋았었는지도 의심

 

스럽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는데, 그 좋은 게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분명 나도 즐거웠던 때는 있었던 것 같은데.

 

 줄기차게도 비가 내린다. 이제 고3이 되는 우리 동생은 10시가 넘

 

어서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여름 보통 때 내리

 

는 비보다 더 많이 내린다고 한다. 비를 보고 있으면, 비소리를 듣고

 

있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바람이 불고 비가 사선으로 내리

 

고 바람이 그치고 비가 땅을 향해 곧게 떨어지고. 비가 우리집 창에

 

부딪치고 내 눈에 와 부딛치고. 비는 어디에 부딪치든 그딴 거 상관

 

하지 않고 내린다. 주욱죽 줄기차게.

 

 새벽 1시 16분. 대개의 사람들은 잠잔다고 코를 골고 있거나, 침으

 

로 베겟잇을 적시거나 또는 잠 못들어 이렇게 자세를 취해보고 저렇

 

게 자세를 취해보고 하고 있겠지. 어떤 사람들은 괴롭다, 소리지르

 

면서 술을 퍼마시고 있을테고, 어떤 사람들은 좋~다, 외쳐대며 술

 

을 마시겠지. 어떤 사람들은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가만히

 

서 있을테고,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며 우산을 들고 나가겠지.

 

어떤 이는 나처럼 컴퓨터 모니터나 보고 있겠고, 또 어떤 이는 텔레

 

비젼 앞에서 열심히 전자파를 시청하고 계시겠지. 책보는 사람도 있

 

을테고, 야식 먹고 있는 사람도 있겠고, 설마 이 시간에 다이어트 한

 

답시고 요가테잎 틀어놓고 있는 사람은 없겠지.

 

 일어나고 밥먹고 일하고 자고. 하루를 크게 보면 이 네가지. 세밀하

 

게 보면 도대체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일들. 그 안에 행복이라는 것이

 

들어있을까. 공허함의 파도만 물밀듯이 찾아오는 이유는 뭘까. 내

 

주위는 이렇게도 많은 일들로 채워져 있는데.

 

 가끔씩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녀석들은 나에

 

게 뭘까. 나는 이 녀석들에게 과연 뭘까. 우습다. 때로는 정말 우습

 

다. 아주 조그만 것에도 그런 생각들이 왔다 갔다 해버리니 정말 우

 

습다.

 

 조그만 것이 큰 것인지, 큰 것이 조그만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너무나 모호하다. 지금도 나이 몇개 안 먹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작게만 보이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어찌나 크던지. 어른들이 크다 중요하다 했던 수많은 것들이, 세속

 

적이라 느끼고 더럽다고만 느끼고 불필요하다고만 생각했던 수많은

 

것들이 이제 와서는 너무나 커져버렸다. 내 호주머니에 담기에는 택도

 

없을만큼. 그래서 어느 것이 작고 어느 것이 큰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별빛이 내 눈에 와 박혀 찬란한 과거의 시간을 보여줄 때면, 몽롱한

 

그 빛 속에 내 영혼이 파묻혀 버렸으면, 하는 순간이 있다. 어떤 때

 

는 정말 그러한 기분이 될 때가 있는데, 그렇게 내 눈으로 조금 조금

 

모은 별빛이 내가 한숨 한번 쉬면 한번에 다 빠져 나가버리는 것이

 

원망스럽기도 또 신기하기도 하다.

 

 행복이 뭘까, 하고 나에게 묻지만 나는 도대체 답할 수가 없다. 난

 

다른 사람을 납득 시킬 수 있는 행복의 진리 따위는 있다고 믿지도

 

않고 있어라, 하고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한테만 해당되는 정

 

답이라도 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잠깐 내 앞에 왔다 어디론가 다

 

시 가버리는, 훅 불면 날아가는 그런 가벼운 행복 말고, 아주 무거워

 

서 누가 집어 던지려 해도 깨부수려 해도 날려 버리려 해도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그런 무겁고 단단한 행복.

 

 줄기차게 내리다가 언젠가는 그치고야 말 저 빗줄기처럼 지금의 이

 

런 내 모습도 어느 순간 뚝 하고 그쳐버렸으면 좋겠다. 행복이 뭘까,

 

하는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할 생각조차 못하는 행복한 인간이 되어.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