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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남자 3명 중 1명꼴

임홍순 |2007.02.14 10:52
조회 38 |추천 0
고혈압 환자 남자 3명 중 1명꼴

▶ 1940년 서울 生, 69년 3월 서울대 의대 졸, 73년~현재 경희대 의대 교수, 85년 미국심장학회 정회원, 96~98년 대한순환기학회 이사장, 2002~2005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장

달리는 사람의 혈관만큼이나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몸속에 심각한 경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이 34.4%, 여성은 26.5%에 이른다. 고혈압을 평생 연구 테마로 삼고 있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배종화 교수에게 ‘고혈압 극복하기’를 들어봤다. 심장은 위대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심장은 지구를 10바퀴 반이나 돌 만큼 긴 혈관에 24시간 계속해서 혈액을 순환시킨다.

1회 수축으로 약 70㎖ 혈액을 내보낸다. 한 시간에 300ℓ나 되는 양이다. 혈압수치에 붙는 단위 ㎜Hg는 물의 13배 무게의 수은을 어느 정도 밀어 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즉 혈압이 140이면 혈압계의 수은을 140㎜ 밀어 올린다는 뜻이다.

혈압은 수축기와 확장기로 구분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에 걸리는 압력으로 최고 혈압이고,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이완할 때 걸리는 것으로 최저 혈압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수축기 혈압은 높아지고 확장기 혈압은 떨어진다. 혈관이 굳어 그만큼 저항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축기 혈압에서 확장기 혈압을 뺀 것을 맥압이라고 하는데 정상 맥압은 40~50 정도다. 그 이상이면 그만큼 혈관이 노화됐다는 증거다. 심장혈관 질환 발생비율도 덩달아 높아진다.

혈압을 올리는 요인들

첫째는 나이다. 30대에 30%, 60대에 50%, 70대에 60%가 고혈압에 걸린다. 나이가 들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자연히 혈압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수도 파이프가 막히면 물줄기가 강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다음은 가족력이다. 20·30대에 혈압이 높다면 대부분 체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양친이 고혈압이 아니라면 자식에게서 고혈압이 나타날 확률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혈압이 높다면 30%, 양친 모두 고혈압이면 확률은 60%로 커진다.

비만은 혈압을 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내장비만일 때 지방세포로부터 사이토카인이란 물질이 분비돼 인슐린 작용을 무력하게 한다.

또 지방세포에 축적된 중성지방이 유리지방산으로 분해되면 간에서 인슐린을 처리하지 못해 고인슐린혈증을 초래한다.

소금 역시 혈압과 직접적 관계가 있다. 염분은 근육을 수축시키고 나트륨은 인체 내 수분을 증가시킨다. 혈액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심장의 부담도 커진다.

혈압 높이는 요인을 없애라

고혈압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포함한 체질을 물려받는 것이다. 때문에 고혈압 요인을 제거한다면 위험도는 상당히 낮아진다. 예컨대 어머니가 짠 음식을 좋아한다거나, 부모가 공격적이며 도전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이를 개선해 고혈압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이 몸무게 10kg 줄일 때 5~10㎜Hg의 혈압 감소 효과를, 포화지방을 줄이고 채소, 저지방 유제품 등 식사 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 8~14㎜Hg, 하루 30분 이상 매일 속보를 하면 4~9㎜Hg, 하루 30㎖ 이하의 알코올 섭취 등 절주하면 2~4㎜Hg 정도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이 생활습관병이란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고혈압 환자가 정상혈압을 유지하면 심부전은 50%, 뇌졸중은 40%가 감소된다. 심근경색도 25% 줄어든다.

오래 살려면 마음부터 다스려야

교감신경을 달래는 방법을 배워 보자. 교감신경이 화가 나면 신경 말단에서 신경계 물질인 카테콜라민이 분비돼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출량을 증가시킨다. 또 신장에선 나트륨과 수분 배설을 억제해 혈압을 올린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날 때는 명상이나 호흡법을 익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특히 공격적이며 도전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나 일중독자들은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취미생활을 갖는다거나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목표를 높게 세우지 말고 때로는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이란 생각으로 살아보자.

또 음악요법스트레칭을 생활화한다. 급하게 하는 식사나 과식 역시 공격적인 성향을 부채질하므로 지양한다.

고지혈증 수치도 알고 있어야

혈액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지질, 유리지방산 등 네 가지를 혈청지질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은 혈청지질 중 혈액 내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늘어나 피가 걸쭉해지는 것을 말한다. 자연히 혈관 벽에 노폐물이 쌓이고 이것이 떨어져 나가면 혈액의 흐름을 막는 혈전이 된다.

고지혈증에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가 흡연이다. 담배는 몸에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촉진해 활성산소를 다량으로 발생시킨다. 흡연은 이 밖에도 혈관을 축소시키고 체내에 산소 공급을 방해해 단시간 내에 혈압을 높이기도 한다.

“고혈압 환자 연령 점점 낮아진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배종화 교수

“1960년대 후반만 해도 병원을 찾는 심근경색 환자는 구경거리가 될 정도였습니다. 1년에 한 명 정도에 불과했으니 희귀병이나 마찬가지였지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배종화(65) 교수는 우리나라 고혈압 분야에선 개척자나 다름없다. 고혈압학회를 설립해 육성하고 국민 계몽은 물론 의사들을 위한 교육에도 앞장서 왔다.

“혈압은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증상이 없어 심각하게 받아들이질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혈압에 대한 인지율은 매우 높아졌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이다.

“고혈압은 ‘절반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고혈압 환자 중 절반만이 자신의 혈압을 알고 있고, 또 그 중의 절반만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를 받더라도 약물 복용이나 관리를 통해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사람은 또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는 고혈압 환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혈압에는 가족력은 물론 식생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비만 인구의 증가가 무엇보다 심각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시작된 비만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면서 고혈압의 조기 발생을 부추긴다는 것.

배 교수는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체중을 줄이라고 권한다. 체중 10kg을 줄이면 혈압이 5~10㎜Hg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소금 섭취량을 줄이라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6g이다.그러나 한국인은 평균 20g 이상을 섭취하고, 입원 환자도 10g은 먹는다고 말했다.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체액을 증가시켜 혈관에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혈관 수축물질을 분비토록 유도함으로써 혈압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혈압을 다스리는 중요한 수칙 중 하나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그 결과, 혈관 말단에서 혈관 수축물질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약물 복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혈압을 잘 조절하면 약을 줄일 수도 있고 중단하기도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다시 혈압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다고 약을 안 먹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와 아침 7시30분이면 병원에 도착하는 바쁜 생활에도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 아침 1시간 이상씩 걷고(시속 6km), 단전호흡,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건강을 위한 유일한 건강법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중앙일보 기자(건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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