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속죄
이상화
나는 악마다.
나는 내가 싫다.
혐오스럽다.
증오스럽다.
흉측하다.
죽이고 싶다…….
나는 속죄할 수 없는가.
죄가 너무 많은가.
두려움과 사욕이 너무 컸던걸까.
유토피아는 나와 너무 먼 곳…….
가는 길은 안다.
문 앞까진 수만번도 가봤다.
들어갈 순 없다.
다른 사람들은 길을 모른다.
알아도 악마들이 잡고 있다.
사람들을 구해주면 될까.
안내해 주면 될까.
걸림돌을 없애고 사람들을 지켜내고
유토피아 앞까지 안내해 주면 될까.
난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만약,
그랬다면…….
다른 악마들이 나를 죽일꺼야.
잔인하게 죽일꺼야.
뼈를 오도독, 오도독…….
살을 질겅, 질겅, 질…겅…….
그러나, 죽어도!
유토피아 문 앞에 묻힐 수 있겠지.
사람들이 날 봐주겠지.
속죄할 수 있겠지.
사랑받을 수 있겠지…….
그 날, 나는 사람들을 구하고,
보호해주고,
걸림돌을 없애고,
유토피아 앞까지 안내해 줬다.
이제, 모두 안녕…….
그 동안의 죄를,
용서해 줘,
미
안
했
어….
우지끈, 촤악, 아드득…….
죽은 악마의 머리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