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MIT 기상학과 교수 로렌츠(Edward N. Lorenz)는 워싱턴의 한 학회에서 라는 다소 황당한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내용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는 바람의 경로를 그래프로 그려 내기 위해 기온과 기압에 관한 방정식, 기압과 풍속에 관한 방정식 등 12개의 결정적인 방정식을 컴퓨터에 프로그래밍해서 자료를 입력하고 그 결과를 관찰했다. 한 시간쯤 지나 컴퓨터 모니터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그 원인을 찾아본 결과 소수점 여섯째 자리 자료인 0.506127이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0.506)만 입력되었기 때문임을 알아냈다. 그 차이는1000분의1 정도 밖에 안 되는 미미한 것이었지만 반복 계산 과정에서 오차가 불어나 그래프의 모양을 걷잡을 수 없이 바꿔 놓았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그는 바로 그것이 기후 변화의 본질적 특성임을 직감했다. 로렌츠는 이를 계기로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기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를테면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팔랑거려 만든 작은 공기의 흐름이 수만 리를 이동하면서 한 달쯤 후에는 미국 텍사스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초기의 미미한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증폭되어 엉뚱한 결과를 나타내는 현상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부른다. 나비효과는 이제 기상학 뿐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들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점심식사 자리에서 한 학생이 학교에서 대학원생실에 대형 에어컨을 설치해 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교수들은 에어컨 구입과 전기료를 각자 부담하는데 학교가 학생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하자, 그 학생은 "정말이요? 우리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옆의 학생이 대뜸 이렇게 대꾸했다. "야, 우리는 등록금을 내잖아!"≫
위의 내용은 내 책 중에서 감사의 마음이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다룬 주제 '당연한 일에서도 감사할 일을 찾아보라'의 첫머리다. 책이 출판된 뒤 나는 후자의 대학원생을 내 연구실로 불렀다. 그리고 내 서명이 든 책을 한 권 주면서, 책을 주는 이유는 그의 사례를 책에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줬다. 당연히 그 학생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했고 나는 그 이야기를 몇 가지 질문으로 시작했다.
나는 먼저 그에게 지난 여름 내가 원천유원지에서 보리밥 사준 일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그는 물론 기억한다고 하면서, 그 자리에 친구 아무개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 친구가 학교에서 대학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었다고 얘기한 것이 생각나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물론입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교수들은 에어컨도 자비로 설치하고 전기료도 각자 내신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을 듣고 정말 의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또 질문했다. "대학원생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을 많이 배려하는 것이라고 내가 말하자 그 친구가 어떤 말을 했는지 혹시 기억나나?" 그 학생이 그것까지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해 나는 그때 일을 말해 주면서 이렇게 물었다. "그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했어. '정말이요? 우리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그런데 자네는 뭐라고 말했는지 아나?" 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했던 말을 그대로 들려줬다. "야, 우리는 등록금을 내잖아!"
나는 그 학생에게 나비효과를 설명해 주면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자네가 교수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아주 근사한 회사에서 학생을 딱 한 명만 추천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성적, 외국어 실력이나 외모 등 모든 점에서 두 학생이 같다면 자넨 누구를 추천하겠는가? 그 학생은 망설이지 않고 전자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반문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요?" 여러분이라면 누굴 추천하겠는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원인을 추적해 들어가면 그것은 모두 아주 작은 일에서 출발한다. '외모, 능력, 학벌, 뭐가 부족해? 그런데 왜 난 안 돼?' 이런 생각이 든다면 자신이 왜 선택되지 못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외모, 능력, 학벌, 뭐가 그리 잘났어? 왜 하필 그 사람이야?' 이런 생각이 들때 역시 그가 왜 선택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거창한 데서가 아니라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차이점을 찾아봐야 한다. 나는 그 학생에게 의식하지 못하고 행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우리 자신을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 놓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자네와 친구 두 사람이 모든 점이 동일해서, 그것을 점수로 계산하면 똑같이 1000점이 된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점심 자리에서의 말 한 마디로 1점의 차이가 생겼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의 점수는 1001점과 1000점이 된다. 그 차이는 1/1000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코 눈에 띄는 차이가 아니다. 하지만 양쪽의 1000점씩을 상쇄시키면 1점과 0점만이 남게 된다. 한 명만이 선택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바로그 1점이 선택과 탈락을 좌우한다.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은 그런 사소한 것으로 시작된다.
점심 자리에서의 말 한 마디가 졸업 후의 취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그런 작은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 출발점이 같았던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물에서 놀게 된다. 이 대목에서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작은 일이 제 인생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등에서 식은땀이 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아직도 점심 자리의 말 한마디가 뭐 그리 대수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그게 바로 대수!'라고 말해 줄 것이다.
치명적인 사고들이 대개 간단한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처럼 인간관계의 심각한 감정 문제 역시 하찮게 생각한 작은 일 때문에 일어난다. 대부분의 위대한 발견들이 사소한 변화에 주목한 결과인 것처럼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작은 일을 조금만 남다르게 접근하면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사소한 일들도 부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커다란 문제로 발전하고, 반대로 작은 일들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속하면 위대한 성취로 이어진다. 1%의 미세한 차이가 99%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조만간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긍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작은 일을 선택할 때도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걸 선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그 일은 어디로 이어질까?' 이런 식으로 자문하다 보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나는 그 학생에게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사소한 일을 선택할 때도 그같이 자문하는 습관을 가져 보기를 권했다. '이걸 선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그것은 또 어떤 일로 이어질까?'
아주 작은 원인을 무시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가 초래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그것이 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일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인생을 좌우한다. 인간관계에서든 비즈니스에서든 성공과 성취는 모두 사소한 것을 사소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나는 내 책 의 첫 장에 다음과 같이 단 두 문장만을 적었다. "작은 일이라고 가볍게 보지 말자. 그 작은 일이 얼마나 큰 일로 이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