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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사회라는 착각

쓰니 |2026.06.11 10:18
조회 8 |추천 0

교통수단이 더 잘 깔리고 택배도 빠르게 받고 치안도 좋다고 해서 사람이 살기 좋은 사회라는 건 너무 큰 착각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 간의 ‘신뢰’가 박살나고 고갈된 사회인데, 인프라에 기대서 무언가를 빠르게 제공받을 뿐이다. 정말 의미 있는 대화, 건설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에 별로 없다.
사람들은 주입받은 유행과 생애 주기 속에서 ‘어떤 걸 더 했고, 좋은 걸 가졌냐, 누렸냐’로만 관심이 있다. 마치 좋은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늙은 아이들로 가득하다.
해외에 나가면 스몰토크가 일상이고, 하다못해 이자카야에 가도 옆 나라 일본조차 스몰토크를 한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낯선 이에게 가벼운 농담이나 질문을 할 수 있고, 그런 행동을 했을 때 무시와 경계가 아닌 호기심과 유머로 받아들인다는 ‘신뢰’ 자본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민, 귀화, 국제결혼은 이런 신뢰에 목마른 젊은 남성들이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예전에는 학교 다니면 바보같이 착한 친구나, 학교 밖에서도 자신이 조금 손해 보더라도 주변 친구들을 더 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미디어와 SNS를 통해 소위 ‘착하게 바닥을 자처하며 넓은 아량을 가진’ 이들을 끝없이 저열하게 조롱하고 악마화하며, 평균 올려치기를 통해 더더욱 그들을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내가 알기로 요즘은 ‘쿨찐’이 되었으면 됐지, 더 이상 착하게 바닥 깔아주는 친구들은 없는 걸로 안다. 내 주변 착한 친구들도 이전보다는 위축되거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경계를 띠는 모습이 보인다.
교통수단 좀 느리고 택배 좀 늦게 받고 치안 좀 안 좋아도, 이웃과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가볍게 농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게 나는 더 살기 좋은 사회라고 본다.
맨날 돈, 계집, 아파트, 시계, 차, 주변 도르 서울 신축이니 지방 구축이니 똑같은 구조물에 사는 것들이 아비투스니 계급이니 논하는 것도 정말 웃길 따름이다.
웬만한 한국 사람들보다 깊게 다양한 나라를 장기간 여행해 본 나로서는, 한국인들은 깊이도 취향도 없이 천박스럽게 신뢰 따위는 저버리며 끝없는 비교를 통해 우위에 서려는 소시오패스들로 가득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생각보다 해외도 지하철이 깨끗하고 도시는 교통수단이 잘 자리 잡혀 있으며 택배도 그리 느리지 않다. 치안 정도가 그나마 내세울 수 있지만, 동아시아(홍콩, 싱가포르, 중국, 일본, 대만) 정도는 도시에 한해서 한국 치안과 별 다를 것도 없다.
586, 영포티, 한녀 세대는 가장 많이 떼쓰고 누린 세대이면서 제일 피해의식적인 최악의 세대들이다.
이 땅의 젊은 깨어있는 남성들의 탈주는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다. 신뢰가 살아 있는 곳을 원하지, 그깟 교통수단, 택배? 그래 좀 더 빠르게 받고 타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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