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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다

정민희 |2007.02.20 19:33
조회 179 |추천 14


그남자

나는.. 제일 처음 나한테 준 편지,

수백번 읽어 봤어.

 

편한 게 좋다고 했던 말..

 

일 년에 한 번을 만나도 편한 사이.

일일이 메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아도,

어제 뭘 했고 오늘은 왜 바쁜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오해하지 않는 사이.

 

나는 니가 말한

그런 사이가 되려고.. 많이 노력했어.

 

그래서 나는 너한테 화도 한 번 못냈어

니가 싫어할까봐.

보고 싶다는 말도 못했어

니가 싫증낼까봐.

자주 전화도 못했어

니가 지겨워할까봐.

 

지난 일 년이 너한텐..

그저 그런 연애 기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텐..

니 전화 목소리가 조금만 낮아도

니 눈동자가 조금만 흔들려도

세상이 꺼질 것 같은 세월이었어.

 

그런데.. 이제와서

그런 세월이 너한텐 지겹기만 했다니..

 

그럼 난 지난 일 년 동안

도대체 뭘 하고 산거니?

난.. 이제 뭘 어떡하면 좋으니?

 

그여자

그랬구나, 너도 그 편지를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런데.. 기억하고 있다면서

넌 왜 그랬니?

 

기억하고 있었다면..

내 눈이 좀 붉어져도

내 목이 좀 잠겨도

아는 척하지 말지 그랬어.

 

니가 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동안..

나는 자유로웠을까?

 

나도 너무 갑갑했어.

 

우울하고 싶은 날에도

울고 싶은 날에도

넌 내가 웃기만을 바랬잖아.

 

내가 웃지 않으면

니가 한숨을 쉬었잖아.

 

전화기 너머에서

내 눈치를 살피는 널 느낄 때면

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어.

 

니가 나빴다는 건 아니야.

난 다만 사랑이 공기 같았으면 했는데..

그런데 니 사랑은.. 마스크 같았어.

너무 갑갑했어.

 

더는..

마스크를 쓴 채로 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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