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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69 (sixty nine)

박상준 |2007.02.22 09:26
조회 15 |추천 0

  고등학생이었던 예전의 ‘나’나 대학생, 군인의 신분인 현재의 ‘나’는 일상의 무료함과 지루함을 달래고자 일탈을 꿈꿨다. 닫히고 꽉 막힌 현재의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자하는 인간의 본능이 아마도 인간들로 하여금 ‘일탈’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크나큰 즐거움과 행복이었지만, 5시 50분에 일어나 스쿨버스를 타고 시작된 눈부신 나의 아침은 21시 스쿨버스 혹은 23시 스쿨버스로 고즈넉이 막을 내렸다. 이런 틀에 박힌 생활을 23년 정도 했으니 머리는 회전을 멈추고 몸은 수동적이 되었으며 차가워진 가슴은 당연히 자유를, 여행을, 일탈을 희망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친구 한 녀석이 아무도 모르게 학교를 땡땡이치고 훌쩍 떠나 버렸다. 가슴이 답답하다며 정동진, 제법 먼 거리의 동해바다로 말이다. 그 녀석이 왜 떠났는지는 끝내 얘기해주지 않아 그 사정은 몰랐지만, 그의 본보기(?)적 일탈 행위는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나를 비롯한 여러 친구들은 바로 계획에 착수했다. 토요일 방과 후 경포대! 차마 학교 빠질 엄두는 나지 않아 수업 종료 후 교복을 입은 채로 직행! 많은 시행착오와 에피소드로 무장한 채 도착한 경포대에서 우리는 새벽바다를 보고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친구들을 깨워내고는 우리의 거사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가 그런 시절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 ‘켄’의 1969년 또한 그런 시절이었을 것이다. 유럽과 미국을 뒤흔든 68운동과 반전.사회 운동, 일본에서 또한 벌어졌던 학생.사회 운동. 이런 저항 운동 속에서 켄과 그의 무리들 또한 지루한 일상에 저항해 보고 싶었을 것이고, 좋아하던 소녀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려던 남자 심리와 영웅 심리가 겹쳐졌을 것이다.


  이름하여 ‘바리케이드 사건’과 ‘분비물 사건’. 결과는 비록 적발되어 정학 처분을 받게 되었으나 그들이 느낀 카타르시스에 비하면 징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에겐 청춘과 일탈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청춘과 일탈은 상상력과 권력의 양분이 된다. 그들이 내건 플랜카드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라는 문구처럼.

 

2006.4.14 서른한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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