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하는 인터뷰다. 인터뷰 안 하기로 유명한 배우인데.▲"드라마 찍을 때마다 인터뷰를 한다면 임채무라는 사람을 다 보여줘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잖은가. 요즘도 아침 토크쇼는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살아온 얘기 한 번 노출하게 되면 다음엔 할 말이 없어지기 마련이니까.(웃음)"
-중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금은 코믹연기를 한다. 이미지 변신이 쉽진 않았을 텐데.
▲"부담감은 없다. 멜로배우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 멜로연기가 가장 어렵다. 원래 내 성격이 봉건적이고 고지식하다. 지금도 그윽한 눈길로 '사랑해'라고 대사 치는 게 어색하고 힘들다.
그러나 코믹연기는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그대로 연기하면 되니까 편하다. 이번에 개봉할 코믹영화 '복면달호'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됐다."
35년만에 영화 출연 왜? "70-80년대엔 에로물 일색 거부감"
-2006 월드컵에 벌어진 한국과 이탈리아 경기를 패러디한, 아이스크림 CF로 지난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 광고를 통해 임채무의 코믹한 모습이 부각됐다. 이미지 변신을 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광고의 그 장면은 의도한 게 아니라 우연히 나온 것이다. 스태프들이 너무 춥고 힘들어 하기에 힘 좀 내라고 장난치듯 뛰어본 건데 감독이 그 모습을 봤다.
그때 한창 SBS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멜로연기를 하고 있었을 때라서 그 이미지가 방송 되면 곤란하다고 했다. 감독이 '그럼 그 장면은 안 쓸테니 한 번만 더 뛰어보라'고 해서 약속을 단단히 받았는데 그게 방송에 나갔다. (웃음) 이미지 변신이라…, 굳이 이유를 꼽자면 나이 때문이다.
마흔이 넘으면 멜로드라마 하기가 힘들다. 멜로드라마 하기엔 너무 늙고 아버지 역을 하기에는 너무 젊다."
-영화는 처음이다. 공교롭게 제작자가 개그맨 이경규씨다. 여러모로 부담스럽지 않았나.
▲"아주 부담스러웠다. (웃음) 처음에는 거절했다. 근데 이경규씨가 원작영화를 한번 보라고 해서 봤다. 시나리오가 너무 탄탄하고 좋아서 그 다음날 바로 승낙했다. (웃음)"
-지난 35년 동안 드라마만 고집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당시 영화들은 에로물이 대세였다. 그래서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그러다가 '나도 명색이 배우인데 영화를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안하면 영원히 못할 것 같아서 영화에 출연했다. 대신 가족들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다. 내 딸이 보든 내 손자 손녀가 보든 부끄럽지 않은 배우로 남고 싶다."
-영화를 해보니 어떠한가? 재미있나?
▲"재밌고 좋다.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오페라에도 도전하고 싶다."
-이번에 영화를 위해 문신까지 했다. 새로운 경험이었겠다.
▲"용문신은 전문가에게 7시간을 혹사당한 끝에 나온 작품이다. 영화 속 로커를 꿈꾸는 봉달호(차태현)를 트로트 가수로 데뷔시키려고 협박과 회유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품이었다.
솔직히 내가 봐도 하나도 무섭지 않았고 그냥 웃겼다."
-영화 데뷔라 최고령 신인상도 노려볼 만한데.
▲"꼭 받고 싶다. (웃음) 지금 50~60대 배우들, 흔히 '밥상 배우들'이라 불리는 그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임채무도 예순에 신인상을 탔는데'라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이 나를 본보기로 더 열심히 하지 않겠는가. 왜 나이든 사람은 공로상이나 특별상만 주지 신인상은 주고 않는지 모르겠다."
'복면달호'는 일본 소설 사이토 히로시의 '사란큐의 엔카의 꽃길'이 원작인 영화로 전직 로커 달호가 복면을 쓴 트로트가수로 유명해지는 과정을 담은 코믹물이다.
임채무는 달호를 발굴한 '큰소리기획'의 사장 역이다. 김상찬· 김현수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은 '복면달호'는 15일 개봉했다.
아내와의 만남…그리고 30년간의 사랑
▲"무명시절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한 아역배우의 어머니가 좋은 여자가 있다며 중매를 섰다. 알고 보니 그 어머니의 딸이었다. (웃음) 집사람을 만난 지 5분만에 프러포즈했다. 그리고 한달 만에 약혼식을 올리고 그 후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웃음) 내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말을 잘 안한다. 그래서 별명이 '독일병정'이다.
근데 아내한테만큼은 미주알 고주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사실 집사람의 내조가 없었다면 오늘날 임채무라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결혼한 지 30년이 다 됐는데 아내랑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다리에 힘이 있을 때 이곳저곳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다. 2~3년만 더 열심히 한 뒤 더 늙기 전에 아내와 편안히 해외여행 갔다 오는 게 소원이다."
데일리노컷뉴스 신진아/전명희기자 okcus@nocutnews.co.kr
복면달호, 정말 난 이런 제목의 영화 몸서리 치는데, 다른사람들은 생각보다 '코믹'하지 않아서 별로 였다는데, 난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애정전선에 좀 유치한 구석이 없진 않지만. 대전에 관객이 가장 많다고 무대인사를 간 이경규씨, 13년만에 첫사랑과 차태현씨, 극중에서 순수하고 열정있는 역을 맡았던 이소연씨, 위의 기사처럼 신념이 살아있는 연기자 임채무씨,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