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남자(the guy)&그여자(the girl)

이동준 |2007.02.28 00:08
조회 110 |추천 4


그남자(the guy)

 

'그녀에게' 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그녀가 묻습니다

저 영화에서처럼 만약 자기가 식물 인간이 되어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누워만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구요

영화 속 남자처럼 자기를 보살펴 줄 수 있겠냐고.

화냈죠 "예끼! 못하는 소리가 없어, 아주!

그런 소리 그만 하고 햄버거나 사! 영화는 내가 보여줬잖아!"

그랬더니 그녀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쫄래쫄래 햄버거를 사러 갑니다.

그녀가 햄버거를 사는 사이 내 손에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을 느끼면서 한번 생각해 봤어요.

'진짜 그녀가 아프면 난 어떡하지?

그녀가 세상에 없으면난 어떡하지?'

그거, 상당히 끔찍하더라구요.

햄버거를 사 들고 돌아온 그녀에게 괜한 신경질을 냅니다.

"야, 너는 아프면 나한테 맞을 줄 알어.

너는 나보다 먼저 죽으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하여튼 너는 오래오래 살아. 자 그럼, 우리, 햄버거 먹자! "

 

 

그여자(the girl)

 

'그녀에게'를 봤어요.

사실 나도 보고 싶긴 했지만 진짜 목적은

이 남자에게 뭔가를 좀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였죠.

저 남자 주인공 좀 봐라.

아무것도 못해 주는 여자한테도 저렇게

지극 정성을 다하잖냐.

그런 의미에서 넌얼마나 행복한 남자냐.

영화를 보고 나선 이런 잔소리를 쏟아 낼 작정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말들은 쑥 들어가네요.

만약 우리 중 한 사람이 저렇게 기약 없이 누워만

있게 된다면, 그래서 함께 밥을 먹을 수도 없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없고, 그래서 서로 구박하거나

서로 싸울 수도 없다면...

그건 상상만으로도 너무너무 끔찍하더라구요.

지금 커다란 햄버거를 좋아라 덥석 베어 무는 남자 친구.

그 건강한 미소가 오늘 따라 마냥 고맙기만 합니다

추천수4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