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운 두 눈위로 떨어지는 안식의 물
나약한 존재 고요히 스며든다
하늘 아래 땅 위에 한 없이 작기만했던 영혼
온세상의 티끌을 뒤집어쓰고도 쉴 수 없었던
오열과 수욕의 깊은 자리
그 자리가 내 것이다
머물다 가면 그 뿐
아무 욕심 없을찌라도
한 치의 양보도 일말의 동정도 얻을 수 없는 야박한 땅
숨죽이며 걸어가던 위험한 곡예에
구경꾼들은 놀라다 못해 야유를 퍼붓고
눈을 감아야 기어낼 수 있었던 세상
그 세상이 내 것이다
행복의 그림자뒤로 어둠이 번져갈 때
누구도 눈치챌 수 없었던 감추인 터널
그 곳이 내 머물던 거처이다
숨을 크게 내쉬고 내 영혼을 사정없이 돌려댄다
흔들어서 털어서 온땅의 티끌들을 쫓아내고자
오늘도 황홀하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