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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마음의 빛 II

정철오 |2007.03.10 19:00
조회 61 |추천 0


제목:그림자의 눈물 II                                                        

                                                                     지은이:신 광 철

 5분도 안 되어서 경찰과 방범대원 4명이 도착했다.

5분이 그렇게 긴 시간인 줄은 몰랐다.

경찰에 매달려 가는 그림자 뒤를 따라 칼과 귀금속을 주워들고

가면서도 흥분이 가라 앉지 않아 철호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파출소에 증거품을 제출하고 그제서야 관제에 보고하고 계약처에 들어갔다. 

놀라운 일이었다.

팔뚝만큼이나 두거운 빗장이 쇠톱으로 잘려 있고 전당포 내부는

아수라장이었다.

 침입자는 인접 5층 건물의 4층 복도 창문을 열고 늘어진 전기줄을 잡고서 전당포 건물 옥상으로 넘어들어와 1차 옥상 철문을 파손하고 전당포에 도전한 것이다.

 전당포 사장에게 통보하여 현장을 확인시키고 다시 파출소로

향했다. 그림자는 그때까지도 긴나무 의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앉아 있었다. 비통하게 울고 있었다.

 구멍가게는 망해서 돈 한 푼도 없는데 만삭이 된 아내는 산달이라고 했다.

 "내가 없으면 불쌍한 아내는 어찌 되겠습니까? 죽을 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 하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철호는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물건을 찾았으니 사정을 봐서 용서해 주면 어떠냐는 말을 경찰에게 남기고 관제소로 돌아왔다.

 

밤새워 고민에 싸인 철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림자의 눈물을 잊을 수가 없었다.

몇 달 전만 해도 특수부대요원으로서 강인하기로 명성이 났었던

철호였는데... 자신이 이렇게 마음이 약한 자였는지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아무리 사람이 죄가 있다 해도 사람이 사람을 잡거나, 구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린 철호는 결국 직업을

바꾸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날이 새고 주간 근무자와 소장이 출근했다.

간밤의 사건으로 모두들 떠들고 있었고, 칭찬도 해주고 또는 지적도

해 주었다. 철호는 소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전일 있었던 사건의 경위와 자신의 현재 심정을 심각하게

이야기 했다.

당시 소장의 성은 노씨였고, 워낙 FM대로 업무처리를 하여

"그건 안돼" 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그래서 우리는 '노소장' 이

아니고 'NO(노~우) 소장' 으로 불렀다. 노소장은 평소와는 다른 얼굴로 진지하게 말없이 들어 주었다. 한참을 눈을 감고 생각하던

노소장은 슬며시 말을 꺼냈다.

 "좋습니다. 나갈 땐 나가더라도 마음의 짐은 덜어 놓아야 하니까 이렇게 합시다. 일단 범죄행위로 경찰에 입건된 범인은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으니,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림자 가족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우리 직원들이 모금 운동을 해서 부인의 출산비와 생활비 일부를 도와주자는 생각이 어떠냐고 물었다.

좋은 생각이었다.

모금 운동이 시작되었다.

취지를 노소장이 직접 설명하였고 의외로 반응이 좋아 몇 만원씩 모금해 그날로 50만원이 모아졌다. 고마운 부서원들 이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파출소에서 초기 수사단계에 파악된 그림자의 주소를 들고 마음날 아침 삼양동 달동네를 찾아갔다.

정말로 대단한 미로였다.

복덕방 십여군데 들러서 주소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4시간이

지나서야 그림자의 판자집을 찾았다.

 철호는 묘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두들겨 잡은 그림자의 집을 방문하여 그의 부인에게 모금한 돈을 전달해야 하니...

부인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마침내 방문이 열리고 새상 살기 어렵다는 느낌을 충분히 주는 찌든얼굴의 30대 중반 남자가 나왔다. 귀찮은 듯이 "누구를 찾소?"

라고 물었다.

 그림자라는 분을 뵈러 왔다고 하자 남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가 그림자인데 무슨 일이오?"

노소장과 철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명 2인이라니...

 철호는 차근차근 물어 보았다. 결론 간단했다. 판자집 주인은 몇 달전에 주민등록증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 아닌가...

노소장과 철호는 그 길로 경찰서로 달렸다. 그림자가 철장 속에서

졸고 있었다. 담당 형사를 찾아가 우리의 사정이야기를 하고 그림자의 정체를 물어 보자, 배가 유난히 튀어나오고 얼굴에 개기름이 번질번질한 형사가 우리를 한참이나 쳐다보더니 "으 하하하하 하..."

형사계가 떠나가라고 웃었다. 노소장과 철호는 멍하니 유들유들한 형사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웃고난 형사가 안됐다는 얼굴로 그들을 쳐다보더니,

"저놈 말이요. 특수절도 7범에 주민등록증까지 위조해 가지고 다니는 놈이요. 하하하 아직도 당신들 같이 선량한 시민이 있다는 것이

민주경찰로서 뿌듯합니다. 하하하"

 노소장과 철호는 형사계를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그림자의 초점없는 눈을 보았다. 노소장과 철호는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http://www.cyworld.com/jco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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