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에 대한 글이 요즘 뉴스에 많이 보이네요.
뉴스를 보니까 기러기 아빠 수가 18만~20만이고 그 수도 조기 유학 증가에 따라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네요.
최근에는 기러기 아빠 중에 돈있고 능력있어 자식들을 마음대로
오고가는 '독수리 아빠'와 비교해 자식들 공항에 배웅만 나갔다가 쓸쓸히 돌아와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펭귄 아빠'라는 새로운 용어들도 생겨났더군요.
너도나도 조기유학을 보내려는 세태에 힘겨워도 가족을
외국으로 떠나보내는 펭귄아빠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요.
올해 2월까지 저는 제가 다니던 대학 근처 하숙집에 살았었는데요.
그곳에도 기러기 아빠 한분이 계셨습니다.
모 대기업에 다니시는 그분은 그 곳에서 10년이나 살면서 외국에 공부하러간
자식과 부인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물론 하숙집에서도 가장 좋은 방에
살고 있고, 매일 늦게 들어오셔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는 듯 했지만
40대 아저씨가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하숙집 밥먹고 다니시는 모습을 보니 무척 안타깝더군요.
대기업 부장이지만 동시에 40대 하숙생이기도 하신겁니다;
40대면 집에서 한창 10대 자녀들과 아웅다웅 하며기도 하고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여가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보내며 존경받는 집안의 어른이어야 하는게 이상적인
모습이겠죠. 그분도 열심히 돈벌고 집으로 돌아오시면 따뜻한 가족의 환대를 받아야
하는데 늘 티비랑만 친구하시는 것 같더군요.
자녀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처량해 보이기만 하고,
자식들이 외국에서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나중에 성공한다고 해도 부럽게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물론 한국 교육 계속 바뀌기만 하고 문제도 많습니다.
이곳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 누군가가 힘들게, 자신을 희생해서 살아가고 있다면,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모여 살며 나누는 그런 살냄새 그리운 정겨움과 유대감을 포기한 채
얻어야 하는 배움을 선택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러기 아빠도 매일매일을 함께할 가족이 그리운 사람인데
스스로를 너무 희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순수하게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희생이기도 하고
성공한 자식에게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투자이자
자기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한 투자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하고 있는게 과연 모두를 위한 최선책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지만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져 생기는
가족간의 불신, 부부간의 외도 가능성, 부모-자식간의 불이해,
생활환경이 다른 채 오래 지나다 보니 생기는 가족의 균열;
주는 사람의 희생을 받는 나머지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감정의 골!
한번 시작된 해외교육을 중간에 그만두게 할 수 없어 무리수까지 두며
계속되는 대출과 해외송금.
이런 데서 파생해서 많은 사회적 문제들도 발생했죠?
얼마전 기러기 아빠 친딸 성폭행 사건도 이런 감정의 골에서 시작된 것이었죠.
자식 해외유학을 위한 무리한 대출 빚에 버거워하다 결국 자살을 택한
기러기 아빠의 소식도 한해 몇번씩 뉴스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땅의 외로운 기러기 아빠들. 그리고 예비 기러기 아빠들과 가족들!
가족을 위해서든, 자신을 위해서든
그것이 진정 우리 가족을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직 아이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아 부모의 심정을 알 순 없지만 제 생각을
그냥 주저리 주저리 써봤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께서 제가 학생일 때 함께 옆에서 힘이 되어주셨던 걸
생각하면 가족이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떨어져 있을 수록 더 옆에 있는 것 처럼 서로를 잘
챙겨주는 것도 필요하겠죠. 기러기 아빠, 기러기 가족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