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us plaisantez, monsieur Tanner by jean-Paul Dubois
대저택을 상속받은 타네씨의 웃지 못할 좌충우돌 저택 수리기.
여러 집수리공의 만행을 참아가며
힘겹게 집수리해 나가는 타네씨를 보고 있자니,
2005년 여름... 지금 살고 있는 분당집 수리할 때가 생각났다.
그 당시, 씽크대나 신발장 등 붙밖이장 짜넣는 업자가 어쩌자고
모든 공사(도색부터 시작해 벽장, 확장, 욕실까지)를 맞았는지...
공사가 끝나고 엉망인 결과물인 집에 살면서
그 여름 내내, 어쩌면 가을까지도 우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비우는데 참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다.
지금도 가끔, 비뚜러진 욕실 타일을 바라보며
붓자국이 남은 방문 페인트 자국을 보며 한숨 지을 때가 있으니....
다른 독자라면 끌끌 웃으며 읽을 부분을
불편한 심기로 타네씨를 염려, 위로 하며 읽어 내려가게 되더라는.
ps- 그나마 다행인건 도배와 마루는 제대로 된 업자를 만났다는 거.
분당집 수리로 참 많은걸 배웠다. 다음에 집수리할 일이 생기거든
한샘이나 뭐 기타... 이름 입는 업체에 싹다 맡기기로 했다지.
p. 170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마치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식구를 다시 만났을 때첢 가슴이 벅차올랐다. 하지만. 모든 게 예전과 딴판이었다. 색깔도. 냄새도. 가구 배치도. 나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심정으로 집안에 들어섰다. 복도를 따라 걸으면 과거가 하나하나 되살아나리라, 방문을 열 때마다 친근한 기운이 흘러나올 거라 기대하며. 그러기는 커녕, 내 눈앞에는 아무 취향도 없는 평범한 가족이 마구 어질러놓은 실내가 펼쳐졌을 뿐이었다. 정이정돈 안 된 모델하우스랄까, 아주 낯선 집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집은 그런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 듯했다. 집은 나를 잊어버린 채 새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주어진 운명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남자와 함께. 그 남자는 정원의 잔디밭 위에서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두 다리를 약간 벌리고 서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좌우지간' 옛집을 다시 보게 되면 감회가 새로운 법이죠."
그 일로 해서 나는 적당히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와 헤어지거나 뭔가를 잃어버렸을 땐 늘 그렇듯. 헤어진 사람이나 잃어버린 물건은 앙심도 원한도 없이 나는 잊어버린다.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