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나는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 있는 장애인...
균형이 맞지 않는 붓 모양 머리삔에 시선의 불편함을 느끼다
자연스레 온몸을 지탱하고 있는 쇠붙이 목발에 눈길이 닿았다...
잠시 그녀를 앞질러 걸어 내려갈까 고민하다
나의 이 성한 두 다리가 어줍어...평소라면 앞사람을 헤치고 뛰어내려갔을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긴채 걸음을 아꼈다...
그녀에게는 아픔이고 삶 자체일 장애가...
나에게는 범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늦은 아침의 스승이었다...
부끄러운 생의 만족과 나를 비껴간 불행에 대한 죄스러운 안도감...
지독한 나의 이기주의에 잠시 환멸을 느끼다 말았다...
순간이다...인생이 변하는 것은 빗물 한방울이
바다 위에 떨어지는 순간 바닷물이 되어 버리는 찰나이다...
두렵기보다는...왠지 맥이 빠진다...
한치 앞도 못보는 우매함...
지금 나는 우매한 인간이다...
오만함이라 해도 분명 오늘 아침 낯선 이의 뒷모습만으로도 나는 생의 기쁨과 감사를 느꼈다...
그러나...지금 나는 무슨 생각으로 골몰하고 있는가...
호화로운 감정이며, 사치스러운 사색이다...
나는 골몰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아니 타자를 치고 있지만...오히려 내 무덤을 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함에 몸서리치며 나를 또 잃어가고 있는 한심함이란...
눈물이 나도 이제 참자...
값어치 없는 눈물이다...
조금만 그렇게 가만있자....
내일의 나는 다를 수 있다...달라질거다...그래야만 한다...그러고 싶다...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