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품은 보들보들한 백합 앞에서
그 향기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불안한 바람이
오랜 시간 찬찬히 생각을 한다.
뽀얗게 쌜쭉거리는 백합_
암술 끝에 예쁘장하게 맺힌 도톰한 이슬이
자신에게서 떠나버릴까 걱정을 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쭈뼛거리다 어정쩡해진 미풍_
참, 많이도 고요해진다.
그렇지_
나는 그런 녀석이 아니지_
달달하고 떨떠름한 저 봉긋한 이슬을
기어이 털어내버리고 마는
이기적인 질풍이 될 순 없지_
지루한 장마처럼
잔뜩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고 섰다.
서쪽에서 간지러운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