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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이 부른 ‘죽음의 트라이앵글’3불 정책은 본고사

임해규 |2007.04.04 10:22
조회 53 |추천 0
3不이 부른 ‘죽음의 트라이앵글’


3불 정책은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을 말한다.
말하자면 참여정부의 대학입시정책 원칙이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3불 원칙을 지키면 학원과 과외 같은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사교육은 지난 노무현 정부 4년간 40%가 늘어 2006년 현재 사교육비 총규모는 30조, 학생 1인당의 사교육비 부담은 평균 33만 3천원이다. 게다가 학생들은 학생부, 수능, 논술 이라는 소위 ‘죽음의 트라이앵글’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사태가 이러하니 지성의 전당이라 할 대학교의 총장들께서 3불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참으로 어려운 말을 한 것이다.  
참여정부는 나라 교육을 위한 그 분들의 충정을 헤아리지 않고 즉각 3불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반응했다.
3불 정책이 금과옥조가 아닌 이상 차분하게 한번 검토해보자.
그리고 3불 정책의 존립이냐 폐지냐 하는 단순논리로부터 벗어나서 합리적 논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자.

본고사 문제

본고사가 대학에서 별도로 치르는 국ㆍ영ㆍ수 중심의 지필고사라면 나는 반대한다. (그리고 논술고사를 사실상 본고사처럼 편법으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대학입시에 시시콜콜히 간섭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도한 규제와 관료적 통제가 바로 입시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근본적 이유이다.
이제 정부는 대학입시의 원칙만 정하고 구체적인 방침은 대학 자율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 또한 한번에 많게는 수천 명이 지원하는 입학지원자를 잘 선별하려면 선발기구를 갖추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그러한 제도로서 입학사정관제를 두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올해 주요대학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도록 예산 20억을 확보했다.

그리고 대학의 입시자율화를 뒷받침할 고등교육법 개정안(이주호의원 대표발의)을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하여 논의 중이다.
그 주요 내용은 대학이 자율로 선발하되 지켜야 할 3대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그 3대 원칙은 ‘능력에 따른 기회보장, 중등교육 내실화, 소질 적성을 살리는 입학전형 다양화’이다. 말하자면 대학이 자율로 입학전형을 실시하되 중등교육을 내실화하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학생을 특정한 성적 하나로 줄 세우지 말고 다양한 능력과 조건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요컨대, 나는 과거 회귀적인 본고사 부활은 반대한다. 그러나 현재의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강요하는 관료적 입시정책에도 반대한다.
정부는 관료적 통제를 중단하고 대학이 합리적 기준과 사회적 책무성 아래 자율적으로 입학전형을 하도록 지원하라.


고교등급제 문제

고교등급제는 정부가 대학에게 내신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라고 강요하니까, 고등학교 간 차이를 고려하고자 하는 대학이 음성적으로 고등학교에 등급을 매기는 입시정책을 의미한다. 그래서 예를 들어 특목고나 특정 지역의 학교처럼 좋은 등급을 받는 학교 출신의 입학지원자는 덤으로 가산점을 받으니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연좌제적 고교등급제는 반대한다. 그러나 거꾸로 내신 때문에 좋은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치르는 역차별 현상도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가 내신 중심으로 뽑으라고 강요하지 않으면 된다.
결국 위의 본고사 문제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학이 합리적이고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하면, 대학이 고등학교를 성적이라는 단일한 잣대로 등급을 매기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학입시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고등학교를 육성하는 일이다. 고교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되, 거기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다양화와 특성화로 고교의 자율성을 대폭 신장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참여정부는 자립형 사립학교와 특수목적고의 설립을 막고 있다. 더 많은 학교를 자사고, 특목고, 특성화고, 대안학교들로 전환토록 도와주고 신설토록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평준화 고교들 사이에 실력차이가 있다는 것을 숨기려 해서도 안 된다.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이 올바르다. 그래서 평준화가 사태를 숨기고 왜곡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획일적인 평등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과 경쟁력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을 드러내고 지원함으로써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여입학제 문제

기여입학제가 돈 많은 부모 덕에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제도라면 나는 반대한다. 그것은 그야말로 봉건적 귀속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적나라한 제도는 사회 양극화를 부추기고 소외감을 키울 것이다.

그러나 기여입학제는 그렇게 단순한 내용은 아니다. 현재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하버드대학 같은 사립대의 경우, 학교에 기부금을 내는 동문 자녀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그리고 일부 유명한 주립대의 경우, 장학금 기부자의 자녀에 대해 특별입학제를 실시한다.

그러나 기부금 입학자의 성적이 수업을 받는데 차질이 없을 만큼 수학능력이 입증되어야 입학이 가능하고, 엄격한 학사관리를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의 질 관리를 철저히 하는 미국 명문대학의 경우를 입학하면 졸업은 쉽다는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말하자면 기여입학이 단순히 학력을 돈으로 팔고 사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기여입학제는 대학의 재정확보에 큰 역할을 한다. 미국의 예일대와 하버드대의 경우, 대학재정의 30% 이상이 기부금 운영 수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사립대 재정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도 안 된다.
또한 미국 사립대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은 20% 수준인데 우리나라 사립대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은 65%가 넘는다. 그러니 학부모들은 등록금 인상으로 허리가 휜다.
그래서 기여입학금이 장학금으로 쓰여진다면 도입을 검토해 볼만하다는 주장을 비합리적이라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서 사회적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흑백논리로 논쟁하면 안 된다. 다시 확인컨대 나는 학력을 사고파는 기여입학제는 반대한다. 그러나 수학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가산점 방식의 기부금 입학에 대해서 구체적 방안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논의를 마무리하며

3불 정책 중에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의제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사실 옛날 형식의 본고사를 주창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내신 강요 때문에 발생한 고교등급제를 주창하는 사람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제는 ‘정부가 대학입시에 대해 과도한 관료적 통제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대학자율의 입시제도를 도입할 것인가’이다.
나는 단연코 후자다.

대학의 학생선발권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하며,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의 자율권 신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학의 질은 대학 스스로 높이는 것이지 규제를 통해 정부가 강제로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3불 정책 이라는 정부의 상징적 입시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을 입시의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입시정책을 둘러싼 올바를 의제설정이 절실하다.
그리고 사회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 또한 절실하다.

2007.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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