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신없는 한주를 이렇게 보내고 일요일 늦은 밤 내 연구실 자리에 앉았다. 영화도 보고 싶고 당구도 치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지만....
주말은 힘들었다. 정기 학술대회에 참석했지만 고고학을 늦게 시작한 나로서는 뭔가 알 수 없는 바운더리에서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딜가나 기득권은 존재하고 그 바운더리를 뚫고 들어가는 것은 자신만의 몫이다. 청춘을 불사르는 내 노력이 언젠가는 빛을 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힘들게 돌아오는 내차안에 씨디는 이렇게 노래했다.
"수많은 관계와 관계속에 잃어버린 나의 솔개여~"
관계...
정말이지 힘들고 어려운 단어다.
사람과의 관계, 수많은 무생물과 나와의 관계, 자신과 자신과의 관계...
사람들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산다는 것은,
그리고 인간이 한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존재를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느끼게 한다.
한주가 시작되면 또다시 웃고 노력하고 좌절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겠지...
학업과 사람과 일과 꿈과 그리고 한가지와....
문득 옛날이 생각난다.
지금보다 오천배정도 더 힘들었지만 한편의 시와 한편의 노래와
그리고 두세편의 내 소박한 꿈만 가지고 있어도 난 힘들지 않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여유롭고 덜 힘들지만 그때보다
더 힘들다...
80번 버스의 추억과 부산대 버스정류장 부산오뎅에서의 대포한잔과 문득 어느 한적한 놀이터에서 꿈을 얘기할 수 있었던..
숨을 쉬는 것처럼 기본적이지만 할 수 없었던 관계에서 그네를 타는 백열등 조명아래 연극배우같은 세 개의 술잔을 놓고 속내를 밝혀가며 또 다른 한 사람을 얘기하며 좌절하고...
내 젊은 날은 그렇게 아직
거기 있을 것만 같은데...
문을 열고 왁자지껄한 그 속으로 들어가면
아직 핏대세워 이겨내자고 떠들던
멋지고 멋진 내가 아직...
그 무리속에 있을 것 같은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더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을것 같은데...
그리하여
지금은 나는
내가
아니다.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권태 속에 내뱉어진 소음으로 주위는 가득 차고
푸른 하늘 높이 구름 속에 살아와
수많은 질문과 대답 속에 지쳐버린 나의 부리여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어느덧 내게 다가와
종잡을 수 없는 얘기 속에 바로 우리가 됐소
바로 그 때 나를 비웃고 날아가 버린 나의 솔개여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잃어버린 나의 얼굴아
애드밸룬 같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의미없는 하루
준비하고 계획하는 사람 속에서 나도 움직이려나
머리 들어 하늘을 보면 아련한 친구의 모습
수많은 농담과 한숨 속에 멀어져 간 나의 솔개여
수많은 농담과 한숨 속에 멀어져 간 나의 솔개여
멀어져 간 나의 솔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