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명동은 물건을 구입하는 단순한 쇼핑장소가 아니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놀이동산과 같은 장소다. 그곳에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 크고 작은 보세가게와 길거리 상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과 찻집, 여기에 영화관까지 있다.
명동은 모든 종류의 쇼핑이 한꺼번에 가능하다. 또 최근에는 각 패션 브랜드의 본점들이 명동에 오픈했다. 하지만 내가 명동 쇼핑을 즐기는 실제 이유는 바로 길거리 좌판들과 지하상가 때문이다.
명동에는 서울 시내의 그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는 길거리 좌판과 지하상가들이 모두 모여 있다. 그 수가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서 판매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조금씩 더 싼 편이다.
먼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5번과 6번 출구로 나가는 지하통로에는 화장품, 우산, 가방, 귀고리와 목걸이, 스타킹 등을 판매하는 크고 작은 상가들이 모여 있다.
나는 시간 날 때마다 이곳에 들러 1000원에 한 통을 담아주는 헤어핀, 3000원짜리 귀고리, 양말과 스타킹 등 1만원 한 장으로 다양한 쇼핑을 즐긴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명동 아바타몰로 가는 지하상가에는 잠옷과 티셔츠, 안경테가 다른 곳에 비해 500~1000원 정도 더 저렴하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이곳에서도 쇼핑한다.
아바타몰 앞에서는 강아지 옷과 목걸이, 귀고리 등을 1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고, 아바타몰에서 직진하여 엠엘비(MLB)매장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시작하는 작은 골목길에는 1만~2만원대의 알뜰한 가격으로 구두를 구입할 수 있는 길거리 구두 상점들이 줄지어 계속된다.
또 이곳에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잠옷으로 입기에 좋은 면 티셔츠나 바지, 양말, 가방, 귀고리, 벨트 등을 판매하는 길거리 좌판들이 모여 있어 알뜰 쇼핑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게다가 길거리 좌판 양쪽에는 중저가 속옷가게들이 모여 있어 실속파 멋쟁이들이 일부러 찾아 올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명동에서 즐기는 작은 일본
또 그들이 좋아할 만한 가게도 계속 오픈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하라주쿠나 신주쿠에서 보았을 법한 세련된 인테리어와 멋진 물건들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굳이 일본을 가지 않더라도 최신 유행 스타일을 알뜰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가장 추천하는 장소는 ‘코즈니’ 매장 3층에 위치한 ‘파라다이소(PARADISO)’. 일본 하라주쿠에 있는 구제 숍 ‘한지로(hanjiro)’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멋진 인테리어에 최신 유행하는 옷과 소품들을 판매하기 때문에 20~30대 여성들에게 추천하는 장소다.
굳이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최신 유행을 점검하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명동 쇼핑 전에 들러 구경하기 좋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2층 ‘탭시드니(T.A.P sydney)’도 꼭 들러야 한다. 이곳에는 명동의류를 능가하는 싸고 패셔너블한 소품과 의상들이 많다.
또 한국에 일본 스트리트 패션스타일을 제일 먼저 소개한 ‘슈퍼마켓(SUPERMARKET)’도 명동 쇼핑 길에 꼭 들러야 할 쇼핑장소다. 명동에만 5개의 매장을 가진 슈퍼마켓에서는 최신 유행 스타일들만 모아 판매하기 때문에 쇼핑 전에 아이쇼핑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특히 남자 옷과 소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슈퍼마켓 뮤지움’은 멋쟁이 남자들의 단골 쇼핑장소로 강남에서 이곳으로 쇼핑하러 올 정도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친구조차도 일본의 하라주쿠나 다이야마의 패션 가게가 아닌 이곳에서 쇼핑을 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고, 일본 멋쟁이들도 감동하는 예쁜 물건들이 많다. 지하 1층에는 구제 옷과 소품들, 젊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수제소품들을 모아 두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개성 있는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장소다.
3층에는 오픈한지 한 달 남짓한 인테리어 소품가게가 있어 봄맞이 인테리어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들러 예쁜 소품들을 구입하면 된다.
특히 매장 밖에서는 1000~8000원짜리 스카프, 치마, 바지 등 1만원 미만의 상설 벼룩시장이 비정기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이곳에서 파격가로 판매하는 알뜰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 브랜드 상설 매장, 바로 여기에 다 모여 있다
사람 반, 물건 반으로 어디를 가나 쇼핑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명동에 일부러라도 쇼핑을 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상설 할인 매장 때문이다.
명동에는 각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아웃렛 매장들이 매장 지하나 꼭대기 층에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알뜰 쇼핑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어 네이처 테이크 어 랜드’ 맞은편에 위치한 패션 브랜드 ‘코데즈 컴바인(Codes Combine)’ 매장 지하 1층에 마련된 이코노 매장에는 이월 상품들을 40~70% 할인 판매한다.
여성복과 남성복은 물론 가방과 구두 등 소품도 함께 할인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 명동으로 데이트 나온 커플들이 함께 쇼핑하기 좋은 장소다.
패션 브랜드 ‘밸리걸(Valleygirl)’의 매장 2층에도 이월 상품들을 판매하는 상설 할인매장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2만원 미만으로 멋진 옷과 소품을 구입할 수 있다. 패션 브랜드 ‘한섬’에서 운영하는 ‘F/X 이코노 샵’ 명동점 역시 직장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인기 쇼핑장소 중의 하나다.
또 명동에는 ‘닥스’, ‘빈폴’, ‘클럽 모나코’ 등 인기 브랜드의 본점들이 모두 모여 있기 때문에 최신 신상품들을 가장 먼저 구경할 수 있고 강연회, 전시회 등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고객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배정현|쇼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