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
채워야 함을 전제로
맹렬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날리는 먼지 조차
모두 담아 내어
풍만함을 드러내야,
마치 성숙한 여인의 가슴 만큼
아름다울 수 있음이다.
허물어져 가는 장독대에 걸터 앉아
주머니에 손을 꽂는다.
천둥같은 고요의 찰나,
바지 속 주머니를 뜯어 내었다.
거세를 당한 고통 만큼이나
핍박의 눈물 당당하게 흘려 내렸다.
내 삶 속에 토해 내었던
온갖 오물들이
만신창이된 주머니 그 허름한 골격 위에
걸려 있다.
채우기 위하여,
그리 노심초사 하였던
내 속의 영웅과 욕망은
덩어리가 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젓갈이 되었다.
이리 될 줄 알았다면
나,
주머니 아가리에 재봉질 할 수 있었을까.
먹어도 먹어도
영광 찬란했던 주머니 속으로
희망이란 이름의 제목 없는 Myth,,
부족하였음을 자백한다.
충만하여 터져버릴 것 같은 위태 속에서 조차,
내 전부의 결핍으로
세상이 허물어질 것 같았던
시절을, 일탈한 주머니 속에 버린다.
-명현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