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테러와 부시정부와의 관계를 폭로한 <화씨 911>로 잘 알려진
마이클 무어의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다큐
<볼링 포 컬럼바인>은 이렇게 시작한다.
미국의 어느 은행.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사은품을 준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그 사은품은 놀랍게도 총이다.
컬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을 그대로 재현 해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의 제목은 <엘리펀트>다.
영화에는 코끼리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구스 반 산트는 이 영화의 제목을
<엘리펀트>라고 지은 것 일까?
미국 현지 시각으로 4월 16일,
미국의 심장 워싱턴 근교에 위치한 버지니아 공대에서는
범인을 포함 3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상 최악의 교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한국계 이민 1.5세 조 승희 군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주요매체들은
헤드라인에 Korean이라는 글자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사건의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을 종합해 보면
아마도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수업 도중에 일어났던 옆 자리의 여학생과의 어떤 트러블로 인해
그는 교수에게 퇴실 명령을 받았고
그로 인해 그는 심한 모욕감을 느꼇던 것 같다.
그 일이 사건의 표면적인 도화선이 된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내 추측일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속속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들은
그가 친구가 없으며 다른 학생들과 교류도 없는
외톨이 신세였고, 과격한 내용의 희곡을 과제로 제출한 적이 있으며
정신과 치료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그는 한국인이기 이전에 유색인종이었고 소수민족이었다.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몸집을 지닌 코끼리는
오늘도 자신의 발밑을 살피지 않은 채
힘찬 발걸음을 계속 걸어 나갈 것이다.
육중한 발밑에 깔려 비명을 지르고 고함을 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앞만 보고 걸어 나갈 뿐이니까.
전미 총기 협회(NRA)는 늘 해왔던 것처럼
버지니아 주에 찾아와 총기 소유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소리 칠 것이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끝없는 로비를 시도하고
거센 입김으로 차기 대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반복되는 악순환.
결국 누군가는 또 다시 탄환을 장전할 것이다.
<사족>
이번 사건에 대한 댓글들 중에서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32킬 1데쓰
음. 포인트는 360
경험치는 600정도 인걸!
아무리 강 건너 불구경이라지만 32명의 소중한 목숨을 게임용어로 빗대어 버리는 현실.
아무리 찾아봐도 출구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