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이런게 사랑이야..
침묵....
침묵...
침묵...
클럽에서 홍이를 끌고 나온 시원이 무서운 속도로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깜깜한 암흑만이 가득한 철지난 바닷가였다. 하지만, 여기에 도착한 이후, 차창 밖으로 들려오는 철썩이는 파도소리만으로 바닷가라는 것만 짐작할 뿐 벌써 몇 시간 침묵만이 차안을 메우고 있었다.
차 안에는 아직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히기 힘든지 잔뜩 찌푸린 얼굴의 시원과, 아무 이야기도 못한 채 찬 안에 표시된 시계만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홍이가 있다.
“딸꾹...”
“딸꾹...”
두 시간이 는 침묵을 깬 것은 홍이의 딸꾹질 소리였다. 이놈의 딸꾹질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주책없이 나와서는 고요한 적막을 깨고 있었다. 10분이 넘어가도록 당췌 이놈의 딸꾹질이 멈출 생각을 안한다. 딸꾹질을 참느라 점점 더 숨이 가빠오는 홍이를 시원이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딸꾹...”
“야!!! 진홍!!!”
“딸...어,,,어.”
어둠을 가르고 화에 못 이겨 홍이의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깜짝 놀란 홍이가 지겹도록 괴롭히던 딸꾹질에서 벗어났다.
“너.. 술 얼마나 마셨어?”
“한...네 잔 쯤..”
날카롭게 쏘아보는 시원의 기세에 눌려 홍이가 말을 얼버무리고 만다.
“아니..세잔이었던가?”
날카로운 시원의 눈빛에 그나마 작은 홍이의 목소리가 더욱 작아진다. 말을 꺼내던 홍이가 다시금 시원과 눈빛이 마주치자 기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왜 마셨는데..?”
“술 왜마셨냐고? 평소에 마시지도 않던 술을 왜 너 몸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마셨냐고?”
시원은 화가 났다.
하지만, 화가 난 것 보다 시원은 먼저 걱정이 앞섰다.
홍이가 왜 그러는지...
지난번 술 사건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홍이였다. 그게 시원이 알고 있는 진홍의 모습이었다..
“그게...”
평소답지 않게 시원스레 대답을 하지 않는 홍이의 태도에 시원은 분통이 터지다 못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히느라 씩씩대며 홍이를 몰아세운다.
아직도 낯선 녀석에게 대뜸 손목을 내준 홍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라앉았던 화도 다시 불끈 뱃속부터 치고 올라와 그 뜨거운 감정을 수습하기에도 시원은 힘겨웠다.
“화가 나서...”
들릴 듯 말 듯한 홍이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때였다.
“어...? 홍아...뭐라구?”
내내 계속되던 침묵을 깨고 홍이가 입을 연다.
“ 글쎄...처음에는 화가 나서...그 진신혜가 너한테 들러붙는 모습이 하도 짜증이 나서 자리를 피해주려고 일어난 것이었고, 그리고 무대에 올라갔던 것은 정말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라는 것은 너도 잘 알테고... 물론 처음에 그 녀석이 내 손목을 붙잡았을 때는 그래.. 저기 위에서 진신혜라는 쭉쭉빵빵이랑 붙어있는 장시원도 있는데, 그깟 손목쯤 뭐가 대수냐 라는 생각해서 그.. 누구였지.그 자식 이름...:”
아까의 상황을 생각하며 이름을 기억해 내려는지 미간을 찌푸리는 홍이였다.
“암턴... 그래서 그 녀석한테 씽긋 한번 웃어준 것 뿐 이었는데, 그 자식이 오버에 오버를 거듭하여 이럴 줄은 몰랐던 거고..그렇게 된 것이 상황 끝!!!”
말을 마침 홍이가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눈물을 참는 것인가?
“얘기를 하지 그랬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자신의 눈을 바라봐 주지 않는 홍이가 야속하기도 하고, 자신의 맘을 몰라주는 홍이가 밉기도 해서 냉랭히 시원이 입을 열었다.
“얘기를 하지 그랬냐구? 진신혜랑 있는 꼴을 보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까 진신혜.. 너 내남자 장시원한테서 떨어져라..”
시원의 이야기에 홍이가 피식 헛웃음을 지어 보인다.
“장시원... 있잖아... 너가 말이야... 너가 장시원이니까... 장시원이라 못 그랬어. 쿨해 보이고 싶었거든. 그런 여자들 아무렇지 않다는 듯 비웃어주고 싶었거든... 장시원이 평생 진홍꺼 된다고 했으니까, 진홍, 나만 바라본다고 했으니까, 자신 있었거든...”
말은 마친 홍이가 다시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근데... 이거 말이야... 사랑이라는 거... 사람 마음이 내 마음처럼 안돼.. 나는 안 그러고 싶은데, 계속 삐딱선을 타고 있는 느낌이랄까? 음.. 잘 보이고 싶은 사람 앞에서면 오히려 저 실수하고 어그러지는 느낌..그런 것들이 계속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그런 것들 때문에, 내가 피하고 싶었고, 눈 가리고 싶었던 그런 감정 때문에 마음이 먹먹해져...”
오늘따라 홍이의 어깨가 더욱 더 가냘프게 느껴진다.
그 가냘프고, 힘들어 보이는 어깨를 먼저 감싸주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에 속좁음에 부끄러워지는 시원이다.
“홍아...”
내가 홍이를 그렇게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었던가?
나는 다만 내가 사랑하는 사랑을 곁에 두고 싶었을 뿐인데...
다만, 홍이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뿐인데...
그 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잘 포장되어진 욕심이라는 생각에 시원의 한숨이 깊어진다.
홍이라는 여자가 좋았던 시원이었다.
그 여자를 얻으면 뭐든 이루어 질 줄 알았지만, 그것이 그녀를 힘들게 한다.
“근데...시원아....”
한참을 지키고 있던 침묵을 깨고, 홍이가 말간 웃음을 보이며, 시원에게 입을 열었다.
“아마... 이게 사랑일꺼야... 너가 장시원이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너가 유명하고 잘난 사람이라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랑이어서...이게 사랑이어서 힘든 걸 꺼야... 너뿐만이 아니라, 그리고 우리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어하면서 같이 한발자욱씩 나아가는 것... 이것이 사랑일꺼야. 그래서 나 또 다시 용기 내볼라고, 뭐...인생 뭐 있어... 이렇게 가는 것이지...”
홍이의 말에는 간절함이 담겨져 있었다.
그 간절함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시원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홍이를...
내 여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시원이 따뜻하고 큰 손이 홍이의 얼굴을 따뜻하게 감싸쥔다.
그 큰손으로 홍이의 눈썹을, 눈꺼풀을, 오똑한 코를, 그리고 매혹적인 입술을 쓰다듬는다.
시원의 입술이 다시 그 손을 따라 내려앉는다.
따뜻한 홍이의 이마로, 파르라니 떨리는 눈꺼풀로, 부드러운 콧방울로, 아카시아 향을 가득 담은 입술로...
부드럽던 키스가 점점 더 짙어진다.
빗방울이 두드리는 차안에서,
멀리 들리는 파도소리 안에서,
시원과 홍이의 진한 키스가 거친 호흡이 되어 돌아온다.
어제는 초복이었습니다.
맛난 삼계탕은 드셨나요?
저는 어제 원치 않은 자리에서 먹은것이 탈이나서
밤새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여 내내 고샹하다가, 살아났습니다.
맨날, 맨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ourus입니다.
사실 이 글의 결론은 다 썼는데...
이 중간 부분을 처리 못하고 있어서
약속드린대로 지겹게 못 올려 드리고 있습니다.
이 부분만 처리하면,
진실로 지겹게 올라갈 예정입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으나,
감정이라는 것이 매마른 저에게는^^
이쁜 사랑을 묘사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다른작가분들... (특히 사탕님....)은
어찌 그리 맛깔나게 글들을 쓰시는지 말이지요...
요즘은 책을 아주 많이 읽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인 공지영님의 산문집도 읽고,
작년에 읽었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다시 정독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말도 비가 온다고 하니
다들 비패해 없도록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좋은 휴가 보내세요...
PS.
왜 저희집은 외지 산골도 아닌데, 비만 쫌 많이 오면 인터넷이 안될까요?^^
PS 1.
그리고, 사랑이...시작되다는 제 통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너무 오랫만에 올려 기억이 안나시는 분은 참고하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