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면,
아무리 자신의 모습이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모습이 아닐지라도,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지는 않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부족한 것은
고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외양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다이어트, 화장, 성형, 미용, 더 좋은 옷과 장신구...
하지만 이 역시, 바뀐 자신이 자신이라는 데에는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와의 대화 - '머리를 바꾸니까, 자신이 바뀌어요?' '아니요.'
그런데 한 때,
나에게는
나를 고쳐서라도 내 것으로 하고픈 게 있었다.
한 사람이었다.
'이건 싫고, 저건 안돼,
어떻게 해주는 것이 낫고, 다른 건 별로...'
지나치게 귀를 귀울인 그의 말은
나의 귀를 멀게 하고, 입을 다물게 하고, 눈을 감게 하고,
사지와 오금을 옴짝 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론 나를 바꾸는 것이
그를 잃는 것 보다 더 좋았기 때문에
기꺼이 한 선택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독한 성형보다 나를 더 많이 바꾸어 놓았다.
이런 나에 대해 누구도 편했을리 없다.
그가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반감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것이 그를 미치게 하고,
그가 미치는 것이 또 다시 나를 미치게 했다.
서로가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적당한 긴장과 적당한 합의 하에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
관계, 마음,서로를 미치게 하는
모든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나빴던 걸까?
우리는 아마도 서로가 마음으로 다가서지 못한 모양이다.
아프다.
사실
많이 아프다.
그의 마음 속에 이미 밀밭이 되어있을 나에 대한 기억보다는,
그의 마음을 구하지 못하여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