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영웅 중 하나인 스파이크 리(Spike Lee)감독의 초창기
(1989년도) 화제작으로서, 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도 무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로드니 킹 구타사건, LA폭동등이
충분히 발생하던 당시 미국사회에서의 흑인들의 현상태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흑인과 흑인 간, 나아가서 흑인과 타인종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문제작.
오프닝에서 한 흑인여자가 헐벗은 차림으로 Public Enemy의
Fight the Power 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에서의 그 빨간 조명과
눈부신 라이트는 참으로 화려하고 관능적이기까지 하지만, 어느새
그 빨간 화면은 보는 사람마저 불쾌하게 만들어버릴 정도의 무더위
라는 날씨적 배경과 어우러져 폭발하기 직전의 화면을 연출 해 내고
있으며, 이 때 돈을 새며 등장하는 이 영화의 주연 무키(Mookie)에
게로 화면은 넘어간다.
이 영화에서 무키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으며 각본과 감독까지
맡은 그 사람이 바로 스파이크 리인데, MLB역사상 최초의 흑인
선수이기도 한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의 부르클린 다져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다.
소수의 피지배 계층에서 노예해방을 겪고 다수의 실질적 서민계
층이 되어버린 흑인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비판을 담고 있는 이 영
화가 훌륭한 이유는, 그저 부당하게 백인들에 의해 흑인들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얘기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그렇다. Do The Right Thing 이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인다.
여기서 우리는이라는 말이 굉장히 중요한데 즉, 우리는은 비단
소수의 인종차별적 마인드를 가진 백인들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비뚤어진 사회의 틀에 자신을 끼워맞추고 살아가는 어린 흑인들이
될 수도 있고,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심지어) 말조차도 배우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Wall of Fame의 알 파치노와 마이클 조던이 싸우고 있는 동안
등이 터져버린 브루스 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이클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백인이 실수로 흑인의 신발을 자전
거로 밟고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들어난다. (래리 버드
(Larry Bird)가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을 밟고 지나간 것도
아닌데,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르르 몰려가서 겁주고 농락하
며 브루클린 태생임을 비웃는 그런 모습이다.)
이런 흑인들에게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인물,
스마일리(Smiley)라는 정신지체장애인까지 포함하면 세 인물을
통해서 무언가 끈임없이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바로 마요(Da Mayor)와 라디오 라힘(Radio Raheem),
스마일리인데,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공통점이기도 한데)
위에서 말한 소위 문제있는 흑인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마마..말콤 엑스"와 "마마마..마틴 킹"의 사진을 팔면서 이들의
육신은 죽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종차별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스마일리의 목소리는 단지 2달러 주고 어서빨리 물리치고
싶은 괴로움이며, 지나가는 무키를 불러세워 언제나 올바르게 행동
하라고 충고해주는 베드스터이(BEDSTUY)의 감초 마요는 그저
알코올에 중독된 실패한 노인네일 뿐이며, 아주 친절하게
BED - STUY / DO or DIE (베드스터이, 죽기살기로하라) 라는
메세지까지 써있는 티셔츠를 입고다니는 라디오 라힘은 그저
Public Enemy를 좋아하는, 모두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리
는 소음공해의 주범일 뿐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놓치기 쉬운 아주 세심하게 따져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흑인과의 갈등의 주범이 되
는 백인이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을 살(Sal)이라는 인물인데,
그것은 조금 고쳐서 생각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독은 Sal가족을 통해 백인이 생각하고 있는 흑인, 흑인이 생각
하고 있는 백인 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사실은 이것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들에게도 적어도 항변의 기회가 주어저야 하
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이 영화에서 라디오 라힘을 죽이는 것은 Sal이 아니
라 경찰이다. (물론 라디오를 부순 뒤 "I Killed the Radio." 라고 말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라디오 라힘을 죽인 것은 아니다.)
또한 Sal가족은 아일리쉬, 스패니쉬, 잉글리쉬 등 다양한 백인
민족들이 모여사는 미국 중에서도 피자로 유명한 이탈리아인이며
본인조차도 같은 백인인 경찰에게 살바토레(Salvatore)라고 놀림
받으며(이 장면은 이민을 오게되면서 본명인 Salvatore를 미국이름
Sal로 바꾸게된 거라면 놀림은 아니지만 Sal의 본명이 Salvatore
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Salvatore에 빗대어 가게 주인인 Sal을 농락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이 대화 전에도 부동산피자 운운하며 비웃음을 짓던
것을 미루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마요는 착한 노인네라며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1달러씩을 쥐어주기까지 한다.
아주 결정적인 장면은 Sal과 그의 아들 피노(Pino)가 점심시간에
테이블에 마주앉아 나누던 대화인데, 그 장면에서 Sal은 이런 말을
한다.
" 지난 25년간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내가 보게 되는 것은 그저 자라나는 아이들
이며, 늙은 사람이 더 늙어가고 있는 것 뿐이다. "
그렇다. 어쩌면 Sal보다도 문제있는 인물은 그의 아들 Pino인데
Sal의 두 아들 Pino와 비토(Vito)는 같은 형제이면서도(특히 흑인
들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나 다르다. 이로써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좋다, Sal은 그런(표면적으로 시끄러운 라디오 소리와 짜증나는
무더위에 사진 갖고 시비거는 사람에게 배트를 들고 다가가는)사람
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의 두 아들은 어떠한가.
25년간의 이민 1세대로 살아온 Sal의 다음 세대로서의 Pino와
Vito는 어떠한가. 그들은 왜 그리도 이상이 다르단 말인가.
이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영화 포스터에 보이는 비뚤비뚤
하게 아이가 쓰고 있는 그 글귀
Do the Right Thing 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