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Memo

김혜진 |2007.04.28 00:43
조회 19 |추천 0




 

- 그 남 자

 

적당히 맑은 날 오후 ,

버스 차창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 속에

푸들을 닮은 하얀 구름 하나

떠 있습니다 .

 

' 저건 머리 , 저건 몸통, 저건 다리 .

구름이 어떻게 저렇게 생겼을까?

참 신기하네 .'

나는 구름이 사라질세라

그녀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내죠 .

 

" 하늘에 푸들 있다 .

하하 , 하늘좀 보세요  ."

너무 어색하다 싶은 마음에

웃는 눈 두개에, 땀 몇 방울도 덧붙이고 .

^^;;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면

손바닥만한 우리집 마당의 손톱만한 연못 .

그 연못 속 빨간 내 동생 붕순이 .

" 붕순아 , 잘 지냈냐 ?

엄마가 밥은 주시든 ?"

 

진녹색의 수초 사이로  빠끔빠끔 고개를 내미는

빨간 금붕어 .

' 아 , 참 예쁜데 이건 보여 줄 수가 없네 ..'

안타까운 마음 .

 

그녀가 보기도 전에

바람이 저 예쁜 푸들 구름을

다 쓸어 가면 어떡하나 .

 

연못 가득 푸른 수초를 먹성 좋은 붕순이가

다 먹어 버리면 어떡하나 .

 

연못 가득 푸른 수초를 먹성 좋은 붕순이가

다 먹어 버리면 어떡하나 .

 

바삭바삭한 가을 햇빛이

내 마음 눅눅한 곰팡이를 다 말려 버리면 어떡하나 .

 

곰팡이 슬도록 간직하고 있는 말 ,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하고

다 말라 버리면 어떡하나 .

 

용기는 없고, 사랑은 넘치고,

가을은 깊어가고, 그리움도 깊어 갑니다 .

어느 맑은 날 .

 

 

 

- 그 여 자

 

카메라를 들고 느릿느릿 걸어가며

사진을 찍어요 .

 

아무 하늘이나 대고

열두 번 셔터를 누르면

달력 하나가 생길 것 같은 .. 그런 날 .

 

지금 하늘에는

쑤와아 ~ 비행기가 한 대 .

호동이 입가의 하얀 침 자국처럼.

추와와 ~ 비행기가 또 한 대 .

호동이 코밑의 하얀 콧물 자국처럼 .

 

하얗게 생겨난 비행기 꼬리 두 개 .

저걸 누구에게 보여 줄까 .

이 사진을 누구에게 보여 줄까 .

 

왼쪽 오른쪽 몸을 흔들며 생각해 보면

저기서 , 스멀스멀 떠오르는 한 사람 .

 

저 하늘에 푸들이 있다며

내게 가을 하늘을 채근하던 남자 .

 

그 메시지를 받고

'어디 어디?'

내가 하늘을 보았을 때 그 푸들은 벌써

밥 먹으러 가고 없었지만은

그 끝에 매달린 어색한 눈웃음이

내 마음에 남았네요 .

 

예쁜 걸 나누고 싶은 사람 , 하나 있어서 ..

마침 , 그 사람도 내게 그러해서 ..

이 가을이 이렇게 예쁘네요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