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익은 상처에서는 꽃 향기가 난다는
한 시인의 말처럼 당신이 손을 잡아 준 그 순간,
어쩐지 켜켜이 구부정한 주름틈에도 배꽃 향내 흥건하다.
마주보는것이든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든
농익은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그대로의 축복이요,기적인 까닭에.
곰삭은 세월속에 비밀스레 발효한 우리네 마음결은
어느새 생의 너덜한 끄트머리를 능숙하게 기워줄지 모를일.
또 혹간 그러지 못한들 어떠하랴.
우리생에 낡고 누추한 실밥 한 가닥,
그저 쓱싹 비벼 어느결에 찔러 넣어 줄,
난삽한 그대로 반겨줄 누군가 '함께'하는 여정이라면
그것은 언제나 어느순간에도 수고롭지 아니할 것이다.
하여 내인생 최고의 순간,내인생 최고의 마침표 아니 말 줄임표를
당신과 내가 이렇듯 사이좋게 나눠 찍을 수 있다면
그때 주저 없이 덮어도 좋으리라.
나비의 그것을 닮은 이 행복한 마지막 장을.
그러니
"나와 함께 늙어갑시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로버트 브라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