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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보지 못한채

조맹섭 |2007.05.05 12:50
조회 41 |추천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백의 시는 '아미산 달노래 峨眉山月歌'다.

 

 아미산에 걸친 반 조각 가을달

 그림자는 평강강 강물에 비쳐 흐른다

 방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며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보지 못한 채 유주를 내려간다

 

어쩌자고 삶은 그처럼 빨리 변해가는가? 어쩌자고 열아홉 살에 우리는 헤어지게 된 것일까? 어쩌자고 모든 것은 조금만 지나면 다 나아지는가? 어쩌자고 고통은 때로 감미로워지는가?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은 끝이 없으나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며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보지 못한채 유주를 내려가는 이백처럼 질문에 대한 답은 알지 못한 채, 나는 그저 술에 취한 밤이면 여전히 떡볶이를 사러 인적 드문 시장 골목을 지나 그 집으로 걸어갈 뿐이다. 모르긴 해도 하늘에는 꽃 저문 자리마냥 별빛 조각 몇 개 떠 있을 테고 어느 곳에선가에는 전화기를 붙잡고 우는 사람도 있을 테고.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中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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