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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어버이날을 보내며 1. 제작년까진 나도

신보경 |2007.05.08 01:54
조회 76 |추천 1

2007년 어버이날을 보내며

 

1. 제작년까진 나도 어버이날이면 작은 선물과 카네이션 바구니를 준비했었다.

어쩌면 약간의 의무감, 남들이 다 하니까, 거기에 엄마, 아빠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하는 마음을 그럴듯하게 섞어서 그렇게 그날을 보냈던 것 같다.

내겐 그리 특별한 날도 아니었다.

매일매일 부모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왜저리 호들갑스럽게 난리들일까, 꼭 못난 자식들이 이런 날 눈물 살짝 비치며 부모에게 효도를 다짐하는 거라고... 그저 냉소적이었다.

 

2. 날씨도 꽤 무더워지고 여름옷이나 보자하는 마음으로 밖에 나갔다.

길거리엔 발빠른 꽃 노점장들이 가득이었고, 백화점과 상점에는 선물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손에는 카네이션 바구니와 선물 꾸러미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꽃과 선물을 준비하는지 이젠 감히 의심해보지 못한다.

그것이 의무감이든, 과시든, 진심이든 어쨌든 그들은 가장 충실하게 어버이날을 보내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1-1. 나는 가족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별로 친절하게 응대하지 않는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 호호호 살갑게 구는게 낯간지럽다.

오늘도 아빠의 전화를 밋밋하게 받았다.

"아빠, 힘들지? 기운 내세요! 화이링~ 싸랑해!^^"

마음으론 이말들을 하고 있지만 끊을 때는 어김없이,

"응. 알았어. 안녕!"

이게 다다.

 

2-1. 밤에 요가수업을 듣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내 앞으로 두 명의 여고생이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각자 손에 들고,

"좋아하실까?"

"이번에 시험을 너무 못봐서 죄송하네.. 이걸로 어떻게 넘어갔음 좋겠다."

조잘거리며 지나간다.

"그냥 그렇게 밝은 모습만으로도 너희 부모님껜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3. 그리고 부러운 마음이 몰려온다.

이런 날 엄마, 아빠 모시고 근사한 곳에서 맛난 음식들 대접해드리고 싶다.

이런 날 예쁜 카네이션 꽃 한 바구니를 안겨드리고 싶다.

이런 날 엄마, 아빠에게 어울리는 멋진 선물을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싶다.

이런 날 또박또박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을 편지에 적어보고 싶다.

이런 날 꼬옥 한 번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싶다.

이런 날 사랑한다고 쑥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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