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흘러나오는 어버이 날이라는 토막뉴스에
두 딸이 웃으며 슬며시 돌아다 본다.
그리고는 아침에 큰 딸이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실은 그 카네이션도 며칠 전에 작은 딸이
"완전 강매야..." 하면서 조화 두송이를 사온 것이다.
장애인 단체에서 만든 것이라며 선생님이 무조건 두송이씩 사야 한다고
떠 맡기듯이 반 애들한테 전부 돌렸다는 것이다.
어차피 필요한것인데 서로 도움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우리 딸만 했을 때는
읍내 천가게에서 빨간색, 초록색 천을 떠다가
카네이션을 만들어 친정 할아버지와 아랫말에 사시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중간말에 사시는 고모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께 달아드렸는데.......
그러면 바로 버리지도 않고 새 카네이션을 받을 때 까지 벽에다 꽂아두는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는 카네이션을 받지 않으셨다.
지금 딸애들이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려고 하면 쑥스럽듯이
아마 엄마와 아버지께서도 그런 마음이셨나보다.
이제는 친정부모님들께도 달아드리고 싶은데......
올해는 바쁘기도 하고 또 멀어서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고 마음만 앞선다.
이따가 저녘나절에는 꼭 전화라도 걸어야지......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집에 다니러 갔더니
"네가 없으니까 카네이션 달아주는 사람도 없네"하시는 엄마의 말씀에
그냥 웃고 넘겼었다.
지금은 생화가 넘쳐나지만
그때만 하여도 나날이 타 내던 버스비도 버거웠던 시절이라
조화를 사는 일은 엄두도 못냈었고 왜 그리 걸리는 사람도 많았는지.......
직접 손으로 만들어 달아 드리면 조화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고 이웃에 사시는 친척분들에게도 나눠드릴 수 있었으니
천조각으로 만들어 아무것도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그래도 가슴에 꽂아 드리면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좋아하셨다.
하지만 그 꽃을 받으시던 분들은 하나 둘....
이제 옛날사람이 되어 기억의 저편으로 멀어져 가고 있다.
잊을래야 잊을 수는 없지만......
가끔 이런 말을 딸에게 하면
대수롭지 않은듯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돈주고 사면 되지 그걸 궁상맞게 만들고 있냐고
천조각을 떠서 만든 하찮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받으면서 즐거워 하시던 그런 모습이 마음 한 켠에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과연 이 애들은 이다음에 어떤 것을 추억할런지.....
입시위주의 짜여진 틀에 박혀 하루 하루를 보내는 애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