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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진짜 일본해?

소비자신문 |2007.05.09 11:07
조회 71 |추천 0

풍신수길의 허풍과 '일본해' 허구

김영인 기자, csnews@csnews.co.kr

등록일: 2007-05-09 오전 7:38:18

임진왜란의 '원흉' 풍신수길에게 구정(龜井)이라는 부하가 있었다. 풍신수길은 구정에게 "천하를 제패하면 유구(琉球·류큐)를 하사하겠다"고 큰소리쳤다. 당시 유구는 풍신수길의 손이 닿을 수 없었다. 일본의 영향력 밖이었다. 그런데도 주겠다고 한 것이다. 게다가 '유구 태수'로 임명한다며 부채에 '구정유구수(龜井琉球守)'라고 써 주는 호기까지 부렸다.

김칫국을 마신 구정은 이 부채를 '재산목록 1호'로 모셨다. 그러나 부채는 이순신 장군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부채를 소중하게 받들고 왜란에 출전했다가 전사하는 바람에 조선군의 전리품이 된 것이다.

가등청정에게는 명나라 땅 20여 주(州)를 내리겠다고 '구두약속'하기도 했다. 가등청정이 문서로 증표(證票)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자 태연하게 적어주기도 했다.

풍신수길은 자기 부채에는 조선과 중국의 지도를 그려놓고 야심을 불태웠다. "명나라 황제에게 술을 따르도록 하겠다"는 헛소리도 뇌까렸다. 왜군이 승승장구하며 평양까지 진출하자 천하를 이미 얻기라도 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① 일본 임금, 이른바 천황의 거처를 경도(京都)에서 명나라 수도인 북경(北京)으로 옮기겠다.
② 공신들에게는 조선과 명나라 땅을 영지로 나눠주겠다.
③ 조선의 임금을 일본의 '황태자'로 삼겠다.
④ 풍신수길 자신은 명나라의 영파(寧波)에 성을 짓고 살겠다.

과대망상이었다. 훗날 일본 제국주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과서에서 이렇게 늘어놓았다. "…이러한 부채를 썼다는 사실은 풍신수길이 늙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스스로 대륙으로 건너가려고 표현했던 것으로, 그의 큰 야망과 평상시의 마음씨가 엿보이는 것이다.…"

풍신수길은 조선 지도를 펼쳐놓고 지역별로 색칠을 했다. 전라도에는 붉은 색을 칠해서 적국(赤國), 경상도에는 푸른색을 칠해서 청국(靑國), 경기도에는 흰색을 칠해서 백국(白國)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인장(朱印狀)'을 남발, 닥치는 대로 도둑질을 시켰다. 바느질 잘하는 사람을 납치해 옷을 만들도록 했다. 어쩔 수 없이 만들어준 조선옷이 나중에 약간 변형되더니 '기모노'로 바뀌었다. 도자기 기술자와 요리사도 납치했다. 조선그릇에 조선요리를 담아 먹은 것이 슬그머니 '사시미 문화'가 되었다.

쌀도 도둑질했다. 전라도에서 품질 좋은 볍씨를 훔쳐간 것이다. 전라도인 '적국'에서 훔쳐온 쌀이라고 '적미(赤米)라고 했다. 자기들 말로는 '아키바리'다. 이 쌀이 일본 최고의 쌀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도 잘 아는 '일본쌀'로 둔갑했다. 내친 김에 탈곡기까지 훔쳐갔다. 이를 '당구(唐臼)'라고 했다. 조선에서 가져온 '절구'라는 뜻이다.

그런데 전라도를 왜 '적국'이라고 했을까. 옛날에는 동서남북에 색깔이 있었다. 동쪽 = 푸른색, 서쪽 = 흰색, 남쪽 = 붉은색, 북쪽 = 검은색이었다. 중앙 = 노란색이었다. 전라도는 조선의 남쪽지방이라 붉은색이었다.

기마민족인 흉노는 말의 색깔로 군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흰 색깔인 서쪽에는 '백마 부대'를, 푸른 색깔인 동쪽에는 '청마 부대'를, 검은 색깔인 북쪽에는 '흑마 부대'를 각각 배치했다. 붉은 색깔인 남쪽에는 밤색 털이 난 '율모마(栗毛馬) 부대'를 배치했다. 흉노는 이 '색깔 군대'로 한나라 유방의 군사를 백등산 싸움에서 궤멸시키기도 했다.

바다도 색깔로 표시했다. 일본은 우리나라 바다, 신라의 바다를 '현해(玄海)'라고 했다. 검은색 바다가 아니라, 자기들의 위인 북쪽에 있는 바다(北海·북해)였기 때문이다. '하늘 바다(天海·천해)'이기도 했다. '북쪽'은 '하늘'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를 우러러보고, 높게 봤던 것이다.

증거는 '현해탄'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현해탄'은 우리나라 남쪽에 있다. 그렇지만 일본에게는 아득한 북쪽이었다. 그래서 '현해탄'이다. 그랬던 일본이 동해바다 전체를 자기들 것이라며 '일본해'라고 우기고 있다.   김영인 기자의 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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