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가 주는 추억여행 그리고 소나무
2007년 4월 6일 금요일.... 한식....
커피 한잔을 탓다...
평시 같으면 업무를 보면서 커피를 마셨을 것이다.
그런데 출력해둔 메일 한장을 들고, 커피잔을 든채로 아무도 없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늘상 한모금 마시고, 일처리하고 일마무리가되고 나면
식어버린 커피만 차잔에 덩그러니 남아있기 일쑤다..
오늘은 그냥 미끄러지듯..내가 좋아하는 회의실에 들어왔다.
손에 들리운 커피잔과 통큰 창너머로 보이는 야산...
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산에는 뭔가 조심스럽고 심상치 않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듬성듬성 연두빛이 올라오고 있었고, 봄맞이에 신이난 나무들의 모습이다..
겨울내내 푸르렇던 진녹색의 소나무 곁으로, 주변은 온통 변화의 물결이다.
산아래는 하얀 목련이 피어있었고,
숲속은 갈색빛 잎을 죽였던 앙상한 나무들이 연두빛으로 새살을 틔우고 있었다.
마치 뭉게구름이 피어 올라오듯, 야산은 연두빛 뭉게구름이 피어나고 있는듯 하다.
이 풍경을 바라보고 마시는 커피라 그런가? 어찌나 커피맛이 맛난지....
눈을 야산에서 떼지 못한채로 사시사철 늘 푸르른 소나무를 보았다..
내 곁에서 멀리 떨어진 소나무지만 왠지 그 솔향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내 어릴적 노닐던 동산의 소나무..
장작을 태우던 내집 아궁이 첫불을 올려주던 마른 소나무잎..
불피우며 올라오는 매운 연기와 마른 소나무 타는 향 아련한 그향이 느껴져....
동네 언니들과 동산에 올라가 마른 솔잎을 갈퀴질하여 모아 나무해오던 그때..
소 밥먹이러 산에 올라, 동무들과 산속에서 놀며 그네타던 그때..
아 벌써 몇년전 일이던가.. 벌써 이십여년전 일이구나.
그냥 소나무 하나를 바라보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이십여년전 어릴때 추억 넘어로 빠져버리다니..
그와 더불어 놀라운 사실은..
잠시 잃어버렸던 어릴적 내 추억에 놀라고..
나무해서 나르던 내가 이젠 전혀 다른 일하는 사람이되어 있다는 것에 연거푸 놀랬다...
세월 흘러 참 많이도 변했구나..
커피한잔의 여유가 날 이렇게 추억하게 하다니...
아직도 나는 야산의 소나무숲을 응시하고 있다..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는 우직하고 한결 같아서 좋다..
입에 발린 얘기로 우직한 한결같은 소나무가 좋다?
..아니 그런게 아니다...
살아가는데 변화무쌍함도 필요하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기 고유의 색깔을 유지는 하는것에 대한 감탄스러움..
내가 인내심이 없기에 늘 우직한 소나무가 더욱 좋은것이고..
한결같은 사람을 찾기 어렵기에 소나무가 더더욱 좋은것이겠지.
늘 같은자리, 늘 같은 장소에 있는 소나무라해서 변화가 없는 것일까..
일년을 넘고 이년 그렇게 수백년을 지나 만들어내는 나이테는 변화가 아니란 말인가.
변화해야 할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것이 있는거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