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還是天下第一劍俠!!!
그래도 나는 여전히 천하제일의 검협이다!!!"
한도와 결투 도중, 한도를 노리는 적을 발견하고 그를 베는 순간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오해한 한도의 철편이 은붕의 배에 박힌다.
오해는 곧 풀리고, 한도는 은붕을 천하제일검으로 인정한다.
사랑하는 금연자에게서 사실은 금연자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고백을 듣게 된 은붕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원한을 품은 도적떼들이 쳐들어오고
은붕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하지만 이 유혈 낭자한 난투극은 보는 이에게 권선징악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오만했던 사내에게 내려지는 형벌임과 동시에
은붕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격렬한 싸움 끝에 마침내 적들의 네개의 검이 은붕의 배를
깊숙이 찌르고 피는 분수처럼 솟구쳐 흐르는데도
그것이 속죄의 도구가 되어주지는 못한다.
적들을 다 쓰러뜨리고 그 스스로도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 직전에 이른 은붕은 두 눈을 악귀처럼 부릅뜨고
자신은 여전히 무림의 최고수임을 선언한다.
허나 애초부터 강호의 명성에 마음이 있어 시작한 칼부림이
아니었거늘 그깟 고수의 자리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하지만 바로 이 순간 장철과 왕우가 합작해 낸
불사의 비장미가 그 빛을 발한다.
단 한순간의 후회도 없이 한평생을 제멋대로 살다간
오만방자했던 사내의 모습.
선악의 경계마저 넘어서고야 마는 그 자부심......
그 자만심은 괴물과도 같은 에너지를 품고 들끓어 오르며
보는 이들을 뒤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