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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그여자] 재미있는 놀이

김수정 |2007.05.31 23:46
조회 43 |추천 2


 

 

 

-재미있는 놀이

 

 

 

 

 

한 발짝, 두 발짝

살그머니 여자의 등 뒤로

남자가 다가섭니다.

 

맙소사, 지금 저 남자

여차하면,

그 유치하기로 유명하다는

"누구게"를 할 작정인가 봅니다.

 

아,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그 직전에

여자가 고개를 돌립니다.

 

여자의 눈을 가리려던

남자의 손이

민망해하며

공중을 허우적거리는 순간

남자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

 

"야, 너, 어떻게 알았어!

너 귀신이지?

너 뒤에도 눈 달렸지!"

 

허둥대는 남자가 우스운 여자.

여자는 깔깔 웃더니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자랑스러운 듯 말합니다.

 

"너한테서 냄새나!"

 

남자는 당황했겠죠.

 

"어? 나한테?

내가 오늘 땀을 흘렸나?

아닌데?

버스에 에어컨도 나왔는데?

그리고 나,

아침에 샤워했는데, 진짜야!"

 

여자가 대답합니다.

 

"그런게 아니라 물 냄새 같은 게 나.

있잖아, 수돗물 냄새"

 

남자의 눈이 더 둥그레집니다.

 

"수돗물 냄새?

너, 혹시 소독약 냄새 말하는 거야?

아니면 녹물 냄새?

왜 그거 단수됐다가 다시

물 나올 때 막 시뻘건 거!"

 

 

 

 

 

자기 옷을 풀썩대며 이리저리 킁킁

냄새를 맡아 보는 남자를

여자는 몹시 귀엽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느긋하게 한마디를 해줍니다.

 

"그런 게 아니라 수돗물 냄새라고, 그런 게 있어~

아무도 모르는데, 나만 아는 거.

니 냄새가 그래, 니가 옆에 오면 나는 냄새가 느껴져."

 

그 대답을 듣자 남자의 마음이 풀린 듯합니다.

풀리다 못해 아주 좋아합니다.

 

기왕이면 '향기'라고 불러 주지 그러냐며

찢어지는 입을 애써 다무느라

남자는 콧구멍이 더 커다래졌죠.

 

"근데 넌, 나한테서 냄새 안 나?

내 냄새 느껴 본 적 없어?"

 

"나지, 꽃냄새 같은 거."

 

여자의 저 만족스러운 웃음.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는 어쩐지 슬슬 뛸 채비를 하며 말을 잇습니다.

"뭐랄까, 그 호박꽃 냄새랄까?"

 

"뭐? 너어!"

여자가 솜방망이 같은 주먹을 흔들며

남자를 때릴 테세를 갖춥니다.

그러자 본격적으로 도망 가는 남자.

 

맙소사, 저 두사람

급기야, 나 잡아 봐라 놀이를 하는군요.

저런, 한쪽이 풀밭에 털썩 쓰러지는 '관절염 놀이' 까지?

 

쿵쿵, 그리고 킁킁, 사이 좋은 강아지들처럼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뛰어 노네요.

이미 한껏 푸른 유월의 어느 날.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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