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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과 자음의 조합동(洞)으로 가는길>의 시작부분 (2004)

남상욱 |2007.06.02 12:36
조회 30 |추천 0

  내 주변의 시간과 공간은 마치 보고 있자면 10분안에 잠들어 버리는 흑백 영화와 같이 움직인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자극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TV를 보지 않고, 영화를 보지 않으며, 책을 읽지 않고,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수다를 떨지 않으며, 농담을 하지도 듣고 웃지도 않고, 음악도 듣지 않은지 일년반이나 되었다. 내게 자극이란 없다. 그러므로 나의 시간은 자극에 희석되어 개운하게 흘러가지 못하고, 점성을 가지진채 끈적한 것을 남기며 흐른다. 그때 난 그 시간의 끈적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다.

 

  나는 나를 변호해야 한는 입장에 서있었다. 중간고사 한국지리 시험시간이었다. 나는 눈을 감은 채 책상에 업드려 있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친척어른들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같다. 그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내 주위에 둘러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며 나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공부한 양을 정확히 계산해서 그들에게 보이며 외쳣다.

"난 10423만큼이나 공부했단 말이예요!"

 

  나는 졸음에서 깨어났다. 시험이 끝나기까지는 아직도 5분이나 남아있었다. 대략 3분 정도 졸았던 것같았다. 나는 내가 표기한 답을 다시 확인하고는 내가 조금전 졸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졸면서 나는 무슨 계산을 한것 같았는데 그 수치만 기억날 뿐 도대체 왜 그런 계산을 했는지, 그 수치의 단위가 무엇이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단지 그 수치가 10324인가 10323인가 그 정도 된 것 같았다. 나는 이런 가수면 상태를 자주 격는다. 완전히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허무맹랑한 공상을 하는 것이다.

 

  잠시 후 종이 울리고 나는 시험지를 냈다. 같은 반 아이들이 이곳 저곳에 모여 서로가 푼 문제를 맞추어 보고 있었다. 시험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답이 헷갈리는 것이 몇개 있었다. 그냥 다 맞았으려니 생각하고(실제로는 다 틀리는 경우가 더 많다) 맞추어 보지 않았다. 잠시후 교실에는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종례를 마쳤다. 나는 교실을 나왔다. 복도에는 몇몇이 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시험에서 어떻게 해서 몇 문제를 틀렸으며, 시험을 본 전체 과목중에서 몇 문제를 틀렸고, 앞으로 남은 시험 과목을 몇 문제 이내로 틀려야 목표한 평균점수에 도달할 수 있으며, 덧붙여 어느 과목을 망쳤는지 그 따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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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로 고2때 8학군 백일장 장원 먹었다ㅎ그런데 다시보니 웃긴당ㅋ

 

거친 표현을 조금 다듬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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