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린다"는 지브리스튜디오의 최초 TV작품이며 원작은 월간 "아니메쥬"에서 인기리에 연재(90년 2월호~92년 1월호까지)되었던 동명의 청춘소설이다. 1993년 3월에 단행본 "바다가 들린다"와 1995년 5월에 속편격인 "바다가 들린다 II -사랑이 있으니까"가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과 드라마 제작까지 이어져 애니메이션은 지브리스튜디오 제작으로 니혼TV에서 1993년에 75분짜리 단편물로 방영되었고 드라마는 95년 12월 25일, 크리스 마스 스페셜 드라마로 아사히 TV에서 "바다가 들린다 - 사랑이 있으니까"(타케다 신지/모리사키 타쿠, 사토 히토미/무토 리카코, 75분)을 방영했다.
소년과 소녀의 만남.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이 내가 소나기로 부터 떠나온 세월만큼 또 한번 흐른 뒤 혹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어떤 감정으로 내게 다가오게 될른지 무척 기대가 된다. 모두가 미야자키와 같이 '꿈꾸는 돼지'가 될 수는 없기에 당연하겠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하면 생명이니 환경이니 휴머니즘이니 하는 뭔가 무거운 주제의식에 미리 마음의 준비부터 하게 되지만 "바다가 들린다"는 그래도 조금은 편하게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감상할 수 있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
일본의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도쿄에서 전학온 이쁘지만 도도하고 이기적인 전형적인 도시부자집 소녀 '모토 리카코'와 시골 학생으로 다소 순박하지만 은근한 리더쉽이 있는 '모리사키 타쿠' 간의 아련한 옛이야기를 추억하듯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누구라도 있었을 법한 흔하디 흔한 어린시절의 이야기지만 그렇게 때문에 더욱더 공감이 가는것이 아닌가 한다. 어리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순수할 수 있고 때로는 진지할 수 있고 그래서 힘들때가 있으며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러할 때가 있고 그래서 실수투성이의 그때가 어쩌면 더 그립고, 더 아련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상영시간 내내 지나칠 정도로 얌전하게 지난 시절을 담담히 얘기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다가 어느 한 시절 내게도 있었던 그런 모습들이 오버랩되면서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생각했다. 그러다 뜬금없이 '소나기'가 떠올랐고, 소나기에 감동하던 그때로부터 너무 멀리 온것 같은 느낌에 다시 무척이나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