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정호승의 시집을 다시 들었다. 예전에 읽으면서 좋았던 그 책을.
나는 변한 것 같은데 책은 그대로 있고 그 때의 그 감성 또한 그 안에 있음을. 나는 잊고 지냈던 것이다.
새벽녘 어슴푸레한 동이 틀 무렵. 습하면서도 맑은 그 공기가 기운을 감쌀 때 시집을 읽는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가끔씩 마음이 아려오고 가끔씩 마음이 설레였었던 그 어느 날이었던 걸까.
기억은 아스라이 저 멀리로 가지만 시 속에 담긴 내 감성들은 아직까지 살아있음에 기쁨을 느낀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다시금 외쳐보고 나를 돌아본다.
변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나는 다시 또 읽고 다시 또 읽어본다. 더 이상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설레는 그런 날이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