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장하다. 그리고 고맙다!]
박세리가 드디어 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1998년 투어에 데뷔한 지 7개월에 불과한 21살의 박세리가 최연소로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또 그해 US여자오픈에서 닷새 동안 93홀에 걸친 대혈투 끝에 박세리가 움켜쥔 우승은 IMF 사태로 국가적 위기를 당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대단한 사건이었다.
당시 연장전...
박세리가 티샷한 공이 연못가 비탈에 걸리자 그녀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여 기어코 파를 잡아내면서 한국인의 끈기와 근성을 만방에 과시하였다.
그녀가 메이저대회 5승 등 모두 23번의 우승을 할 때마다 골프를 모르는 국민들도 모두 감격하였고, ‘사치성 오락’으로만 치부되던 골프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게 하였다.
2004년부터 2년 이상 끌어온 지옥같은 슬럼프...
죽어라 하고 공은 맞지 않아
여차하면 80대 타수를 치고 저차하면 예선에서 탈락하는데
사람 환장하게 하는 별별 야릇한 소문도 돌고....
정말 그녀는 죽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악물은 그녀는 결국 작년 맥도날드 챔피언십에서 건재함을 알렸다.
그녀는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 우리를 기쁘게 한 것이다.
장하다! 잘했다!
박세리.....
작년 LPGA 맥도날드 챔피언쉽을 본 필자는 이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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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고맙다!]
박세리가 2년 만에 LPGA 메이저리그 맥도날드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개인적으로도 축하할 일이지만,
골프가 인생과도 같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말이 진실임을 다시 일깨워주었고, 한동안 정상에 서있다가 추락하였던 한 여인의 좌절이 오랫동안의 인고를 거쳐 보다 더 빛나게 된 것이 더욱 돋보인다.
그녀의 아픔을 계속 지켜본 아마추어 골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녀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그녀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필자는 어제 라운딩시 샷에 힘이 많이 들어가 성적(?)도 별로 좋지 않아 기분도 찝찝한데다가 스윙시에 힘을 많이 주어 허리와 어깨가 찌부듯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 일찍 일어나 사우나로 가서 지지려고 하다가 골프채널을 켜니 전날까지 선두이던 패트 허스트가 선두에서 밀려나고 카리웹과 박세리가 선두그룹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허지만, 중계는 미쉘위 일색이었고, 대부분의 경기처럼 이번 경기에서도 선두그룹을 바짝 따라붙는 김미현이나 미쉘위와 같은 조에서 차근차근 따라오는 안시현보다 오히려 패트 허스트와 같은 조에서 무섭게 치고들어오는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를 더 많이 비추고 있었다.
골프경기를 중개하는 카메라는 선두그룹이거나 미쉘위 처럼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면 경우에 따라서는 소렌스탐이나 타이거도 전혀 비춰주지 않는데 박세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니 중계팀도 박세리의 우승을 점치고 있었던 것일까?
어허 이에 웬일이야?
지지러 가야되나 아니면 그냥 이거나 보고 아파트 주변을 몇 바퀴 돌고 말아?
지금 다섯시 조금 넘었는데 9번홀인가를 하고 있으니
빨리 갔다 오면 마지막 부분은 볼 수 있겠네?
필자가 가는 찜질방의 티브이에 골프채널이 없어서 사우나에서 얼른 땀을 내고 등을 지진 다음, 냉탕온탕을 몇 번하고 서둘러 돌아왔다.
어 카리웹이 -8로 경기를 마쳤고 박세리가 -9로 선두네?
야 이것 봐라!
미쉘위도 -7로 따라오고 김미현과 안시현도 계속 치고 올라오고....
박세리가 수많은 갤러리들이 기다리는 18번 홀로 올 때 그 걸음걸이와 표정은 정말 오랫만에 보는 것이었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허지만 파펏을 놓치고 -8이 되었다.
실망하는 박세리의 표정이 참 아프게 느껴졌다.
원수같은 쓰리펏!
아마추어에게나 프로에게나
쓰리펏은 정말 원수같다!
그때 대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던 카리웹의 표정은 인상적이다.
흐흐흐...
연장전이라...
연습하러 가야지....
먼저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야무치게 한 안시현의 볼이 드로우가 아닌 훅성으로 변하여 연못에 퐁당 빠지고 미쉘위도 보기를 하면서 두 사람 다 연장전에 들어갈 자격이 없어졌다.
전날 선두로 마쳤던 패트 허스트와 일본의 희망 미야자토 아이도 분명히 16번 홀에서 -7이었는데 두 사람다 17번홀에서 보기를 하였는지 -6이 되어 있었다.
면도를 하고 어쩌고 하는 사이에 18번 홀에서 박세리와 카리웹의 연장전이 시작되었다.
카리웹이 먼저 때린 공은 장타가 났다.
하지만 18번 홀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홀, 게다가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까지 모두 왼쪽으로 기울여져 페어웨이의 오른쪽에 공이 떨어져야 가운데로 들어올 수 있는 홀이므로 많이 굴러서 페어웨이의 왼쪽에 가서 섰다.
박세리가 티박스에 섰다.
얼굴에 살이 많이 빠져서 집사람은 박세리가 전보다 많이 예뻐졌다고 한다.
살이 빠져서인지 쌍거풀도 생긴 것 같고
이빨도 전보다 하이야진 것 같다.
드라이번지 3번 우드인지 모르겠지만 방향이 좋았다.
아이언으로 친 핑하이 처럼 페어웨이에 딱 멈추어 섰다.
해설하는 사람이 정말 치기 좋은 곳에 잘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불안한 박세리
필자가 보아도 카리웹보다 30-40야드는 족히 덜 나간 티샷이다.
박세리가 무슨 채를 들었다.
화면에 신중하게 자세를 가다듬는 박세리의 얼굴이 비친다.
살이 많이 빠진 볼이 야위어 보인다.
페어웨이 우드 같기도 하고 유틸리티 같기도 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약간 발보다 위에 놓인 공을 향하여 정확한 준비자세를 취한다.
마침내 박세리가 두 번째 샷을 하였다.
왼쪽 도그레그이긴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더 많이 왼쪽으로 당겨친 풀(Pull)성의 공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박세리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한다.
2년 동안의 그 수모
부진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는 둥
정신상태가 어떻게 되었다는 둥
입과 주둥이들이 저마다 어린 처녀의 아픈 가슴에 깊은 대못을 박았다.
한동안 재기를 기다리던 팬들과 시민들도
너무도 성적이 좋지않은 그녀에게 지쳤다.
그래서 그동안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아주 잊혀져버렸었다.
공을 보낸 박세리의 얼굴은
고통과 역경을 한꺼번에 가로막고 선
참으로 야위고 가냘픈 모습이었다.
그녀의 눈매에는 기도하는 여인의 마음이 역력하였다.
기울어져가는 메릴랜드의 석양은
박세리의 얼굴이 그녀만의 얼굴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수많은 고뇌와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우리들의 얼굴이 되었음을 알리려는듯
파아란 하늘과 흰구름과 조화를 이루어 그녀의 얼굴을 아름답게 비춰주고 있었다.
필자의 판단과는 달리 공은 풀도 드로우도 아닌 직선타구였다.
공은 핀을 향하여 정확하게 날라갔다.
그린의 마운드도 박세리의 마음을 아는듯
왼쪽의 연못쪽으로 흘러내릴 것같은 부분들이 들고 일어나(?) 희한하게 반대편으로 공을 굴린다.
세상에....
공은 홀컵을 앞두고 15센티정도 앞에서 섰다.
카리웹이 송수관 부근에서 드롭을 하고 이리저리 한참동안 궁리를 한 뒤 세컨샷을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15센티 앞의 공을 밀어넣은(Tap-in이라고 하던가?) 박세리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
박세리, 장하다!
그리고, 고맙다!
우리 모두가 어려움에 처하여도
열심히 기도하고 더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보다 큰 기쁨과 보람찬 앞날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어서...
정상에 있더라도 언제든지 겸손하고
더많은 도전을 이겨내기 위하여 앞날을 준비하라는
골프의 진리를
아니 우리네 삶의 진리를 다시 알려주어서....
정말 고맙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06. 6. 12.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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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고맙다....
그리고 장하다!
골프야 어차피 잘 맞다가 안 맞기도 하는 것이고
사람 살아가는데 부진과 침체도 없을 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만....
미쉘 위도 더 잘했으면 좋겠다.
하와이의 전설, 미쉘 위.....
할 말은 많다만
그냥....
더 열심히 더 잘 했으면 조오케따....
(‘07. 6. 8.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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