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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을숙도엔

박종재 |2007.06.09 14:18
조회 18 |추천 0

지금 을숙도엔

                                              박 종 재

 

머나먼 이국 땅

무거운 짐 꾸려 고요한 이곳에

날개짓을 내렸구나

 

살얼음 깨치며

운무의 산사에

눈가루를 뿌리며

지나치는 이의

속내를 유혹이라도 하듯

고니의 한바탕 푸닥거리는

승무의 장관일세

 

여기저기 창포에 입맞춤을 하고

멱을 감으며 마름초 찾기에 여념이 없다

기름주머니가 빛이 나는 꽁무니

서로 크기라도 재듯

자맥질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삐그득 그리며 우왕좌왕하는

갈대 숲속을 숨박꼭질 하는 아이들 마냥

도요새의 소리질이 온통 을숙도를

뒤흔든다

누런 화선지가 까맣도록

 

금술좋은 철새들은 사랑을 속삭이며

멀리 연인들의 어슬픈 사랑 싸움에

돌아서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네

 

황혼이 짙게 내리는 은빛 모래틈 위를

그리움 덮고 미움도 덮으면서

조용조용히 잠자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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