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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2세의 어머님의 “하지 못한 말”

이유진 |2007.06.15 09:14
조회 19,240 |추천 72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캘리포니아 Fontana에 살고 있는 이민 짬밥 5년 되는 이유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LA 청소년 신학원 (Evangelism Institute)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통역 장학 학생입니다.

타이틀 덕분에 여기 저기서 통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고,

최근에는 영어 다락방을 인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졌습니다.

 

 

요번 주 월요일(6/11)부터 담당하게 된 다락방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그 곳에서 저와 같이 다락방을 하게 된 아이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쭈욱 자라온 2세 아이들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는 이제 9학년 올라가는 94년생 (한국으로는 14살), Thomas (한국이름은 선우에요^^),

여자 아이는 이제 7학년 올라가는 96년생 (한국으로 12살), Brenda (민희) 이에요.

스스로 ‘빠나나’라고 말하며 웃던 녀석들이었습니다.

(빠나나는 2세를 칭하는 말이에요.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얀, 겉은 동양인이지만 생각과 체질은 백인인..haha)

 

다락방을 마치고 그 아이들의 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님의 신앙 이야기도, 가정 이야기도, 남편 이야기도 잠깐 듣고, 아이들의 이야기도,

이 곳으로 이사를 온 이유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었죠.

(미국 사회, 특히 저같이 한인들이 적은 곳에 사는 한인들은 거의 외로움을 많이 타는 분들이세요.. 특히 어른들이.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 분의 반가운 말동무가 되어드렸죠^^)

 

그러면서 제게 와 주어서 고맙다고.

그동안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는데 언어가 틀리니까 못 했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님께는 저 역시 어린 사람이었을텐데도 제게 높임말을 쓰시며 감사를 표현하시는데,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감사하실 필요까진 없으시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어머님께서 제게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냐고 물어 보시더라구요.

물론이죠, 라고 대답했죠. (만약에 어려운 일이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은 대답한 후에 잠깐 들었었어요...ㅎ)

 

 “유진씨, 이 말 좀 이 아이들에게 통역해 주시겠어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내가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전혀 어렵지 않았던 말이기에 아이에게 통역을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한참을 있다 그 여자 아이가 제게 렇게 말하더라구요.

 

 “Can you tell her that I love her too? (엄마께 저도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시겠어요?)”

 

 

민희도 어머님 사랑한대요.

 

제 손을 꼭 붙잡고는 정말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내가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었는데 이 아이들에게 단 한 번도 할 수 없었다고.

그 깊이가 다 전해지지 않을까봐, 할 수 없었다고.

그래서 어머니가 아닌 다른 존재로 어필 되었었다고.

미국이니까 한국말의 소중함을 모르고 영어부터 가르쳤다고, 그게 한이 되었다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한 집안에 살면서 겉핥기 식의 의사소통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지도,

깊은 감정의 표현도 하지 못 했다는, 내가 와 주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그 곳에 갈 수 있었어서

저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해외에서는 그 나라의 언어는 필수적인 것이죠, 그 나라에서의 사회 생활을 위해선.

하지만 사회 생활 이 전에 있는 가정을 위해서 우리의 모국어, 한국어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정말 많은 걸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곳에서 나오면서 부끄러운 입술로 오늘 우리 엄마께도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 말해야지‥라고 생각한 유진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P.S. 1-

‘미국에서 그만큼 오래 살았는데 I love you 말 한마디 못하냐, 그게 말이 되냐’ 가 아닙니다.

말이 통하는 것 이 전에 가슴이 통하는 게 중요하죠.

누구나 할 수 있는 ‘I love you~’ 가 아닌 중심이 담긴,

깊이 있고 그 깊이가 그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거셨어요.

 

 P.S. 2-

저도 그 통역을 하면서 굉장히 이상했답니다.

그런 상황 역시 살면서 처음 겪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생소한 경험이었답니다.

신학원 강의나 메세지만 통역하던 제게 그런 통역은 제게도 의아 …했던 통역이었지만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말들과 지금까지 살아오신 이야기를 함축해서 쓴 글이었어요.

이민 가정 모두가 이렇더라면 이 글을 쓸 리가 없었겠죠.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를 왜 이슈공감에 올리겠습니까.

이 사회가 ‘이제 이런 일들은 소설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지’ 라고 받아들이고 있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민 가정 중 실제로 이런 가정이 있을 줄, 그것도 바로 옆에, 누가 알았겠어요. (웃음)

하지만 이 것은 그런 제게도 굉장히 생소하고 신선했던, 그리고 제게는 감동적인 일이었기에

이러한 일을 단 몇사람에게라도 알리고자 쓴 글이었습니다.

이해되지 않더라도, (저 역시도 잠시동안은 ‘왜’라는 질문에 잠겼었으니까요)

미국 이민 가정 중에 이런 가정도 있구나 -라고 받아주셨으면 해요.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하는 사람이 글을 잘 읽는 사람이라고 이 곳에서 배웠습니다.

제 글의 의도보다 제 글의 조리 여부나 ‘공감 되지 않으므로 사실이라 믿지 않을’, 읽으시는 분들의 시각을 먼저 앞세우시고 제 글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신다면 저로썬 그 역시도 반갑습니다.

이 일이 더 사회가 이런 감동적인 일을 믿지 못할 만큼 삭막해졌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것일테고

어머님의 가슴이, 그리고 그 가정이 아직 아름다운 선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제가) 믿으니까요.

가뜩이나 긴 글인데, 또 다른 긴 추신까지 읽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추천수72
반대수0
베플심은미|2007.06.16 20:51
오버가 아니라고 생각이드는데요.. 음..말이란게. 한국말로 다 알아 들어도 그냥 "사랑한다" 하고 하는 거랑, 엄마가 손 꼭잡으면서 깊은말을 하시며 사랑한다랑 다르거든요. 그런데 요즘 한국에도 이런게 많아요. 엄마가 한국말로 절절하게 전달하고 싶은게 한국어로 말을 하는 것처럼 영어를 못하니 전달이 잘 안된다고 생각을 하거나 생각같이 아이들이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이겠죠. 제가 보기엔 그런데요..? 이민 2세들의 부모와의 마음을 알지만 싶은 대화를 제대로 못한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한 축 같군요. 말 이란것이. 모국어 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베플도도한세계|2007.06.16 15:43
솔직히 이 의견이 어찌됬;든간에 글씨 너무 작아서 눈 아펐던 사람 추천~~
베플박소연|2007.06.16 01:32
글쓴언니 왜케 이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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