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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그 지독한 외로움

박찬호 |2007.06.27 07:23
조회 135 |추천 0

출산, 그 지독한 외로움

 

출산의 과정에 참여하여 느낀 감정은 아내가 산고 속에서 엄청나게 지독한 외로웠을 거라는 것이다. 나는 가족분만 형태의 분만으로 출산의 과정에 참여했다. 새벽 1시 반부터 진통이 왔던 아내는 3시경 나를 깨웠다. 진통이 왔다 갔다 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 준비물을 챙겨서, 야간 분만실에 새벽 5시경에 도착했다. 출산을 한 시각이 11시 40분이니깐 열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내는 출산의 외로운 경주를 해야 했다.

 

사실 출산을 한 당일에 난 정신이 없었다. 나 자신은 기쁘기도 하고, 색시만 보면 안쓰럽고, 아이를 보면 신기하기도 했다. 매우 기쁜 나머지, 핸드폰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딸을 얻은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하룻밤을 지나고 나서 기분이 참 묘했다. 출산 4시간 전에 진통이 잠깐 없던 시간에 아이에게 영상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아내의 모습을 짧은 동영상으로 담았다.

이 동영상을 아내가 없는 시간에 몇 번 보았는데, 나는 눈물이 흐르면서도 정말 묘한 감정이었다.

 

어디선가 내가 접해본 듯한 감정인 듯한데, 오히려 나는 전혀 모르는 차원의 감정이었다.

 

그러다가, 밤에 아내 옆자리에 잠자리를 펴고 누워있던 몇 분간 상당히 또렷한 정신 상태였다.

지독한 외로움이었을 거란 거. 그나마 이렇게 표현을 해 보았다.

진통하는 과정부터 아이가 나오기 직전까지 옆에 있으면서도 나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듯해서 안타까웠다. 그러는 동안 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이었겠지만, 정신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외로움과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문득 이러한 생각을 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 그 엄청난 고통을 감당하셔야 하셔야 하는 것과 함께 한 번은 죽으셔야 했던 그 순간, 하나님과의 단절을 경험하셔야 했던 순간에는 엄청난 외로움을 경험하셨을 것이다. ‘엘리 엘리 라마 사막다니’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절규하셨던 순간과 같은 지독한 외로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과 함께 하신 흠 없는 분이 다른 생명을 살리려 대신 감당해야 했던 그 고통은 지독한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하나 덧붙이는 생각은, 출산의 과정에 참여 한 게 나 자신에게 잊혀지지 않을 경험과 감정이 될 거라는 것이다. 예쁜 딸을 얻고, 새 가족이 생기고,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넘는 무언가를 경험했다. 나의 생각이 보다 성숙해지고, 나의 신앙이 보다 성숙해지는 귀한 경험이 될 거 같다.

 

잠자리에 들면서, 아내와 함께 이 생각을 나누었다.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눈물이 흘렀다.

 

2007년 6월 27일 아침 7시 (출산 후 4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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