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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찾아가는 여행(국내배낭-소매물도,등대섬)

이명숙 |2007.06.30 00:33
조회 203 |추천 3
2007.5.25.(금)     어제 알람을 잘못했는지 늦어도 5시30분에는 일어났어야 했는데.. 깨어나보니 6시10분이 넘었다.   오늘 매물도에 들어가야 하는데.. 7시 배를 타?  말어?..   늦었다는 기분에 자포자기하여 열받은()  김에 찜질을 하러 들어갔는데..   창문밖 포구를 보니 순간 이렇게 갈등하고 있는 시간에 배를 놓치라도 시도를 해보고 후회하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수건으로 문지를 새도 없이 후다닥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워낙 일찍인데다 길이 외떨어져 있는지라 택시도 없다.   몇분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신장로로 숨이 턱에 차듯이 무조건 뛰었다.   다행히 택시가 바로 잡혔고, 기사님께 최대한 여객선터미널에 총알로 가주길 부탁했다.   기사님은 내 몰골을 보더니 애가 정말 급하긴 급한가보다 생각했는지 10분만에 도착했고, 친절히도 매표소 건물까지 잘 알려주셨다.   다행히 통영시가 생각보다 넓지 않아 1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했고, 충무김밥과 음료수를 살 시간까지 여유를 부렸다. (충무김밥 \3,500원)       어.. 근데.. 매물도 7시 배인데.. 6시55분이 넘도록 티켓팅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샌드위치 휴일이 끼어 있어서 그런지.. 예상보다 관광객이 많았고, 그래서 티켓팅하는 사람에 비해 담당직원은 1명 뿐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소매물도통영: 왕복 \25,200원)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고를 준비하여 승선시 본인 신상명세를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예정보다 10분 늦은 7시 10분 여객선은 만선이 되어 출발했다.   (여객선 시간표:www.badaland.com) (위 홈피에서 여행정보->교통->해상교통 참고)   마지막에 탄 편이라.. 남은 좌석이 배앞머리 밖에 없었는데 어젯밤에 내린 비때문인지 오늘 파도가 심할거라 하더니만 배 흔들림이 장난 아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이러다 멀미하겠다 싶어 재빨리 음악을 들었다. 우연히도 국화꽃향기 OST '희재'가 흐르더군.   영화속의 남녀주인공도 배를 타고 이 음악이 흘렀는데.. 우연치고 너무 절묘하다.   앞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 이 순간이 기억나겠지. 노래가 없었으면  세상은 참 각박했을 것이다.   아~ 하지만 배흔들림에 이 무드도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40분을 고군분투하다가 배꼬리쪽으로 휘청휘청 걸어나갔는데..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다. (작년 이탈리아에서 나폴리->카프리 구간과 너무 흡사!!)    
이탈리아에서 안 그러더니만.. 제 나라인데 왜이리 배멀미가 나는고??   저 옆에.. 쪼그려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을 보니 더 속이 메스껍다~ 욱~~   파도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네 성질 다 알았거든..  그만 좀 하지!!       배멀미로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하늘을 본다.   너 본지 오래 됐구나!! ()
 

 

 

드디어 1시간 20분동안의 스릴있는 파도타기가 끝나고

8시 30분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여객선 직원들이 안전하게 손님이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신다.    이곳이 소매물도렸다!! 웅~~ 글쎄 아직 첫느낌은 그닥 다가오지 않지만..       이번 여행을 위해 역시나 준비한 내 여행수첩 그 속에 소매물도의 자세한 정보도 물론 들어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을 입구의 표지를 보면 몰랐던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시간되면 한번 봐주는 센스.         아침 일찍 도착해서인지 새들의 울음소리가 참 듣기 좋다.   바다가 빙 둘러져 있지만서도 갈매기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산새소리만 가득하다.  
    사실 소매물도에 들어와 깜짝 놀란게 있다면.. 현주민에겐 죄송하지만, 생활환경이 무척이나 열악하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곳에 내가 관광왔다는 자체가 송구스러울 정도였는데..   '개발'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것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만의 자만이 아닌가 싶었다.       내가 염려하는 것 만큼.. 지방 행정 관리자들이 이곳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지 라는 마음으로 섬의 정상을 향한다.   한발.. 한발.. 가파른 계단을 따라 20~30분 천천히 올라갔더니 탁트인 바다 저편 너머로 등대가 보인다.   '어.. 저거 저거.. 등대섬 맞나??'
 
  뭐.. 눈도장 찍었으니 여기서 천천히 요기나 할까?   같이 배타고 들어온 사람들의 소란스런 틈바구니 속에 등대섬을 대면하고 싶진 않았다.   이번 여행중 가장 비중을 둔것이 지리산과 이곳 등대섬이었기에..   조용한 분위기속에 나만의 추억에 고히 간직할려면 사람 많은건 질색이기 때문이다.  
    충무김밥으로 한일김밥과 뚱보할매김밥이 맛난다는데.. 아침에 그 쑈를 하고 서두른 덕택에~   여객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곳에서 샀더니만 정말 맛 Dirty하게 없더이다.   원래 충무김밥이 이런 거라면.. 사양하겠소!!   그래도 이 지방의 별미이니.. 이 여행기를 읽는 사람이라면 한번씩 꼭 사먹길 바란다.   먹고 맛없다 평가하는게 안먹고 추측하는 것보다 훨 낫기 때문이다.   충무김밥은 간이 안된 맨밥에 생김을 둘둘 말은 것과 고춧가루에 정분난 오뎅양과 오징어군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쿨하게 감시하는 시누이 석박지로 구성된다.   암튼 입맛은 개인에 따라 틀린 것이니~ 나의 주관적인 평가는 여기서 줄이는게 좋겠다.       충무김밥으로 아침겸 점심 때우고~ 오늘은 좀 화장 좀 해볼까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지 못한 손님이 나를 뚫어보고 쳐다 볼줄이야~   "누구냐??...넌??"   섬주민이 방목하여 키우는 이 야생 염소들은 뭘 믿고 위험천만한 절벽도 잘 뛰어다니는지 아무튼 대단하다.         자.. 이제 사람들도 다 빠지고했으니 그만 등대섬으로 가볼까??   [망태봉 가는 길] 표시를 무시하고 섬 옆으로 난 절벽의 조그만 샛길을 돌아가니 저 멀리 등대섬의 자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길도 나름 스릴있고 좋긴한데.. 시간이 없다면 폐교 후박나무 숲에서 바로 망태봉으로 올라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특히 등대섬에서 배를 이용..소매물도로 올거라면 더욱더)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내려왔긴 했는데 정말 난감한 것이.. 길이 뚝 끊긴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물어보기라도 하지?'   그저 표지라고는 판자나무에 [등대섬->계곡으로 가시오]가 전부니..   '여기에 계곡이 어딨어?'

 

그러고 헤메기를 십여분.. 사람들이 여기서 자주 헤메는지 길이 난 곳도 여러개다.         결국 찾은게.. 이곳이다. 이게 무슨 계곡인가 했는데.. 절벽사이로 물이 졸졸 흘러 계곡이라 나름 붙인 것 같았다.   사진에선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90도 경사에 높이가 웬만한 건물 3~4층은 될듯 싶다.   달랑 안전대라고는 물에 젖은 밧줄뿐!! 슬리퍼 신고왔음 정말 큰일 날뻔 했다.   그나마 짐많은 거 싫어 그냥 등산화 신고 왔으니 망정이지. 어제 지리산에 이어 유격훈련 제대로 한다.
      내려올때 얼마나 간을 조렸나 다리가 후덜덜~~   근육이 채 풀리기도 전 제2의 장애물이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제대로 갈려면 미리 여행전 물이 빠지는 시간을 잘 알고 와야 한다.   운좋게도 여행한 기간이 간조때였고, 오늘은 오전 9시30분을 기점으로 앞뒤로 2~3시간은 이렇게 바닷길이 열리니 시간배정 할 필요없이 운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열린 바닷길은 예상보단 보폭이 크지 않았고, 그나마 양쪽으로 파도가 치니 신발을 신고 우습게 넘어가단, 흠뻑 젖기 쉽상이다.  
이끼가 낀 돌들은 또 어찌나 미끄럽던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지리산에서 만난 부부 이후로 서로 미끄러지는 상대방을 잡아주는 커플을 보니   불현듯 안구에 습기찬다. (아무 이유 없어.. 와이퍼 작동~)   등대섬 몽돌길 열리는 시간(물때표) www.somaemuldo.com 위 홈피에서 [질문과 대답]란에 공지되어 있습니다.
 
  와~~ 하늘 참 예쁘다.   순간 약간 적적했던 마음도 파라디 파란 하늘에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근데 막상 등대섬에 와보니 등대까지 오르는 계단이 왜 이리 많은지~   가뜩이나 무거운 배낭이 더 무겁게 느껴져 벌써부터 어깨가 빠질듯 아프다.   엣다. 모르겠다..가방 버리고 가자.   등대관사 앞쪽에 큰 배낭가방을 벗어던지고 귀중품만 챙겨 지갑에 넣었다.   까짓것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지.. 아마 이거 가져가는 도둑놈 고생 좀 할거다.ㅋㅋ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미리 고소해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라가니.. 삶도 어쩌면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   내 가벼워진 어깨를 통해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깨달음을 배운다.  
    이제 얼추 등대에 다달았다.   조창인의 소설 '등대지기'에 대한 느낌이 강해서인지 지금이라도 저 하얀 등대에 '재우'라는 주인공이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올 것만 같다.         등대 난간에 기대어 또다시 하늘을 본다.   햇빛이 강해 눈을 제대로 뜨기조차 어려웠지만, 반쯤 감은 '눈'을 통해 어느덧 등대는 우주선으로, 우주선이 다시 등대로 재밌는 매직쇼를  보여주네.         내가 남해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저 바닷빛에 있다.   물론 동해나, 서양의 지중해, 흑해 모두 아름답지만.. 난 적당히 깨끗하고, 또 적당히 오염된 저 바닷빛이 좋다.   과히 플라톤의 명을 받은 바다임이 틀림없다. 중용을 잘 지키는걸 보면^^       10시 방향으로 길에 누워 있는 저 절벽이 바로 공룡바위이다.   공룡 발자국으로 유명한 곳이 통영 윗쪽 고성이니... 어쩌면 저건 바위가 아니라 진짜 공룡화석일지도 모르겠다.   저 녀석이 바다를 건널때 갑자기 날아든 행성으로 지구가 냉각 되었거나, 고온 건조 되었거나..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냥 나의 개똥 SCIENCE일뿐..       금요일..오늘은 평일이다. 아무리 샌드위치 휴일이라 하지만,   가족을 데리고 이 먼곳까지 소풍오기가 웬만한 남자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출근하면 회사에서 눈치밥 먹으며 돈벌어야지.. 집에선 아내와 시댁사이에 중간 역할 잘해야지.. 또 자식들이 섭섭하지 않도록 이렇게 소풍이나, 외식도 해줘야지..   정작 아빠들에게 자신들을 위한 진정한 시간이 있을까? 물론 결혼한 여자도 마찬가지겠지만서도..   하지만 토끼같은 자식들도 철들면 알겠지 (내가 저 행복한 가정을 보면서 뭔 생각을 하는거야?)     12시!! 이제 곧 바닷길이 닫힐 시간이다. 아쉽지만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등대섬 자체에서 뭔가 찍긴 찍어야 하는데 남길만한 사진이 없다.   오..저기 좋아.. 저기서 점프컷 찍으면 좋을것 같은데..   10..9..8.....3..2..1 폴짝~ (아냐..아냐.. 이 컷이 아니야)   그러기를 몇번했을까?? 삼각대 저편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어르신이  "아가씨 내가 찍어 줄까?" 안스러운듯 물어보신다.   내가 괜찮다고 했더니 "우야꼬.. 딱해서" 순간 어르신 말씀에 웃겨 쓰러질뻔 했다.   젊은 사람들이야 저것도 재미라고 뛰지만, 어르신이 보기에 다 큰 처자가 절벽에서 저렇게 폴짝폴짝 뛰는게 이상하게 받아졌을수도 있으리라.         등대섬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소매물도에서 들어오는 길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나갈때는 개인배를 이용한다.  
말이 개인배이지, 저 배는 관광객 후송 전용선이라 수시로 들락날락 하는 편이다.   가격은 정확히 모르지만, 대략 5천원~1만원 하는것 같았다.   저걸 이용해 편하게 소매물도에 갈까 생각도 했었지만, 그럼 소매물도항에서 다시 망태봉으로 올라가야 하는 나로서는 그밥이 그밥이었다.  
그냥 가자~ 뭐.. 죽기야 하겠어?   뱃장있게 나를 위로했건만, 심난한 마음은 어느새 내 두다리를 물리치료 하고 있다. (후덜덜~~후덜덜~)  
  200미터 밖에 안되는 곳을 7분 넘게 건너왔다.   바지가 젖을까 싶어 파도가 쌔면 큰 바위로 피신했다가 한발 한발 옮기고, 또 파도가 크게 밀려오면 또 숨고했으니~   아쉽지만 이제 정말 등대섬에게 작별해야 할 시간이다. "잘 있어..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오마..안녕~"  

 

 

나도 인간이지만, 인간들 왜 저럴까??

소매물도에 올라오자 마자 쓰레기들을 보니

확~~ 짜증이 밀려온다.

 

이곳에 오면 발자국만 남길 것이지.

쯧쯧..자기하나 편하자고 저런 몹쓸 짓을..

으이긍~~ 쓰레기만도 못한 것들!!

 

여러분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제발 각자 갖고 갑시다!!



  바람이 부니 더 운치 있는 풀밭이다.   일부러 카메라 각도를 삐딱하게 찍었는데.. 경사진 풀밭의 느낌이 더 잘 사는 것 같다.   근데 저기 저 멀리 사진사분!! 저좀 그만 도촬해요.  진짜~   예쁜 아가씨들!! 왜 먼저 가버려서.. 저 오빠가 나 같은 나부랭이 도촬하게 만드나? 암튼 이놈의 깍두기 인생!!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배낭여행의 재미는 쏠쏠하다.

 

햇빛만 너무 강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렇게 누우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군.


 

 

고목 아래에 있으니..

저기 저 아래..등대섬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보인다.

 

열심히 찾아보소.. 계곡이 어디게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걸 보니..

저 사람들도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계곡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를 잃어버렸는지.. 새끼염소가 홀로 외떨어져  저 멀리 바다를 구슬피 쳐다보고 있다.   '야!! 이리와~ 떨어진단 말야~' 고소공포증 있는 나로서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여기는 후박나무 군림지이다.

 

사람들이 이곳까지는 거의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아마 소매물도에 다녀온 사람도 이런 곳이 있었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박나무의 생김새를 자세히 보자면..

 

이건 사철나무도, 동백나무도 아니여~

뭐랄까?? 귤나무 비슷하기도 하고..

 

암튼 옴팡스런게 앙증맞고 귀엽다.

 


  후박나무 군림지를 끼고 더 들어가면 소나무가 들어서 있는데 저 소나무 밑에 자라는게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것의 존재로 소나무 풍경은 한층 더 기품있어 보인다.       이제 절벽 끝이다.   소매물도는 워낙 작은 섬이기 때문에 약간 오버해 말하면 몇 걸음  걷다보면 바다고, 방향틀어 또 몇걸음 걸으면 또다시 막다른 바다다.         이제 다시 와던 길을 돌아가야지. 얼추 1시가 다 되어가니.. 망태봉에 올라볼까나??       으쌰~ 으쌰~ 왜이리도 가파르다냐?   숨차게 올라온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은 옆으로 본 등대섬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습한 날씨로 물안개가 많아 탁해 보이는게 흠이긴 했지만, 뭐.. 흐릿한 등대섬도 이때가 아니면 언제 보겠어?? 고치지 못하는 거면.. 차라리 즐기자구
 
  솔나무 사이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시간이 제법 많이 남아.. 이 솔나무 그늘 아래에서 음악 좀 들을까 했더니만~   등대섬을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자칭 인간 관광 오디오북 노릇하느라 음악에 열중하긴 어려웠다.   등대섬부터 쭈뼛쭈뼛 나에게 사진을 부탁했던 대머리 총각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인걸 알기에 먼저 사진 찍겠냐고 물었더니.. 조용히 포즈 취하신다.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더니만 '삼각대' 있으면 편하냐고 물어보는데..   그를 보니 홀로 여행하길 즐기기 보단, 아직까지는 이런 상황이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곧 익숙해질걸세..젊은이!!         거제도 저구항으로 간다는 총각과 빠빠이 하고 미뤄둔 음악감상에 열중했다.   . ... ......     오후 2시 20분 이제 슬슬 내려가 볼까?   버려진 등대가 좀 흉칙해 보인다. 그래도 저 등대섬이 있기 전에는 제 역할을 했을텐데..
      이곳은 동백꽃 때문에 2~3월에 와도 좋을 것 같다.   비록 동백꽃은 졌어도, 윤기있는 동백잎을 보니 마치 조화가 아닌가 싶어 다시한번 잎새를 만져봤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유난히도 반짝인다.     망태봉에서 내려오면 바로 폐교가 보인다.   지금은 어느 민박(산장)주인이 이것을 매입해 숙소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출입이 제한된줄 알고 못들어갔는데 뒷길을 돌아가 잠입에 성공했다.^^     나도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었다.   당시 한 학년에 80명이 넘던 인원이 지금은 겨우 10명 안팎이라 곧 멀지 않아 분교로 될듯한데..   무너진 나무바닥을 보니 내 추억의 학교도 이렇게 폐교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되고 서글퍼진다.       색바랜 창틀이 나를 향수에 젖게 한다.  

 

학교 운동장을 작은 연못으로 개조해두었는데

이 또한 운치 있군.

 

하지만, 다음에 오면 이곳에서

물고기와 개구리와도 인사했으면..


  나뭇잎 사이로 비춰지는 햇빛이 눈부신 것인지, 지난 추억이 그리워 눈물이 맺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슬픔모드를 정리하고 마을로 내려온다.     단순관광객은 당일치기 여행을 선호하지만,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곳에서 숙박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주민들 중 일부 이렇게 민박도 하고..       또 이렇게 비즈니스(^^)도 하신다.   소매물도를 빠져나가는 관광객의 손엔 한아름 미역이 들려있는데..     지아비가 바다에서 날르고,  
  아낙은 손수 정성스럽게 말린다.  
올랐던 것에 비해 포구에 내려오는 것은 금방이다.   목도 마르고, 너무 더워 아이스크림이나  사먹을려고 가게를 찾아봤지만, 정말 가게 하나 없다.   뙤악볕에서 고스란히 30분넘게 배를 기다렸으니 선블록 하나 준비하지 못한 나는 뜨거운 태양 아래 고스란히 몸을 구울 수 밖에 없었다.   으메~~~ 더운거~~~  
 3시 50분 마지막 배를 타고 이제 소매물도를 떠난다.   10분 늦게 도착해 내 몸은 이미 육포가 되었지만, 뭐..10분 정도 늦는건 화낼 일도 아니기에~   넓은 아량으로 KOREA TIME을 즐긴다면..  
 왔을 때랑은 다르게 파도가 많이 잠잠하다.   갈때는 올때의 시행착오를 생각해 배뒷편에 앉았더니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들어오고 흔들림도 적고 잠이 솔솔 쏟아진다.   1시간 동안 푹자고 일어났더니..곧 바로 통영이다.     5시 30분!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의 독무대 서호시장을 배회했다.   오늘은 돼지국밥을 사냥할까나?   돼지국밥 집은 많지만, 어딜 들어갈지 분간이 안갔다.   그래서 일부러 큰길가의 가게들은 빼고, 사람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시장 골목골목을 쏘다니다가 이 집을 발견했다.  
 이 애매한 시간대에 손님이 제법 있어서 들어왔는데 아주 맛있다. (\ 3,000원)   김치종류는 너무 곰삵아서 좀 입맛에 맞진 않았지만, 새우젓과 양념부추를 넣고 고소한 국을 한숟갈 푼다음 물오른 남해 양파를 된장에 푹 찍어먹는 맛은 돼지뼈로 국물낸 선입견과 달리 아주 깔끔했다.   비록 자리가 비좁아 식탁 4개가 전부라 다른 손님과 겸상을 해야 했지만, 크게 불편한 건 없었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또 친절하고 정겨운 주인아줌마도 좋았다. (위치- 서호시장 부일복국 골목길에 있음..자세한건 전화로)
  자.. 오늘 이것으로 하루를 마감! 나의 숙소 찜질방으로 Go Go~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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