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는지
늦어도 5시30분에는 일어났어야 했는데..
깨어나보니 6시10분이 넘었다.
오늘 매물도에 들어가야 하는데..
7시 배를 타? 말어?..
늦었다는 기분에 자포자기하여
열받은(
) 김에 찜질을 하러 들어갔는데..
창문밖 포구를 보니 순간
이렇게 갈등하고 있는 시간에
배를 놓치라도 시도를 해보고 후회하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수건으로 문지를 새도 없이
후다닥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워낙 일찍인데다 길이 외떨어져 있는지라
택시도 없다.
몇분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신장로로 숨이 턱에 차듯이 무조건 뛰었다.
다행히 택시가 바로 잡혔고,
기사님께 최대한 여객선터미널에 총알로 가주길 부탁했다.
기사님은 내 몰골을 보더니
애가 정말 급하긴 급한가보다 생각했는지 10분만에 도착했고,
친절히도 매표소 건물까지 잘 알려주셨다.
다행히 통영시가 생각보다 넓지 않아
1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했고,
충무김밥과 음료수를 살 시간까지 여유를 부렸다.
(충무김밥 \3,500원)
한다.
예정보다 10분 늦은 7시 10분
여객선은 만선이 되어 출발했다.
(여객선 시간표:www.badaland.com)
(위 홈피에서 여행정보->교통->해상교통 참고)
마지막에 탄 편이라.. 남은 좌석이 배앞머리 밖에 없었는데
어젯밤에 내린 비때문인지 오늘 파도가 심할거라 하더니만
배 흔들림이 장난 아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이러다 멀미하겠다 싶어 재빨리 음악을 들었다. 우연히도 국화꽃향기 OST
'희재'가 흐르더군.
영화속의 남녀주인공도 배를 타고 이 음악이 흘렀는데..
우연치고 너무 절묘하다.
앞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 이 순간이 기억나겠지.
노래가 없었으면
세상은 참 각박했을 것이다.
아~ 하지만 배흔들림에 이 무드도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40분을 고군분투하다가
배꼬리쪽으로 휘청휘청 걸어나갔는데..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다.
(작년 이탈리아에서 나폴리->카프리 구간과 너무 흡사!!)
이탈리아에서 안 그러더니만.. 제 나라인데 왜이리 배멀미가 나는고?? 저 옆에.. 쪼그려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을 보니 더 속이 메스껍다~ 욱~~
파도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네 성질 다 알았거든..
그만 좀 하지!!
)
드디어 1시간 20분동안의 스릴있는 파도타기가 끝나고
8시 30분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웅~~ 글쎄 아직 첫느낌은 그닥 다가오지 않지만..
뭐.. 눈도장 찍었으니 여기서 천천히 요기나 할까? 같이 배타고 들어온 사람들의 소란스런 틈바구니 속에 등대섬을 대면하고 싶진 않았다. 이번 여행중 가장 비중을 둔것이 지리산과 이곳 등대섬이었기에.. 조용한 분위기속에 나만의 추억에 고히 간직할려면 사람 많은건 질색이기 때문이다.
섬주민이 방목하여 키우는 이 야생 염소들은
뭘 믿고 위험천만한 절벽도 잘 뛰어다니는지
아무튼 대단하다.
그러고 헤메기를 십여분.. 사람들이 여기서 자주 헤메는지 길이 난 곳도 여러개다.
하지만 열린 바닷길은 예상보단 보폭이 크지 않았고,
그나마 양쪽으로 파도가 치니
신발을 신고 우습게 넘어가단, 흠뻑 젖기 쉽상이다.
이끼가 낀 돌들은 또 어찌나 미끄럽던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지리산에서 만난 부부 이후로 서로 미끄러지는 상대방을 잡아주는 커플
을 보니
불현듯 안구에 습기찬다.
(아무 이유 없어.. 와이퍼 작동~)
등대섬 몽돌길 열리는 시간(물때표)
www.somaemuldo.com
위 홈피에서 [질문과 대답]란에 공지되어 있습니다.
와~~ 하늘 참 예쁘다.
순간 약간 적적했던 마음도 파라디 파란 하늘에
눈 녹듯이 사라진다.
버리고 가자.
등대관사 앞쪽에 큰 배낭가방을 벗어던지고
귀중품만 챙겨 지갑에 넣었다.
까짓것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지..
아마 이거 가져가는 도둑놈 고생 좀 할거다.ㅋㅋ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미리 고소해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라가니..
삶도 어쩌면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
내 가벼워진 어깨를 통해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깨달음을 배운다.
보여주네.
(내가 저 행복한 가정을 보면서 뭔 생각을 하는거야?)
말이 개인배이지, 저 배는 관광객 후송 전용선이라 수시로 들락날락 하는 편이다. 가격은 정확히 모르지만, 대략 5천원~1만원 하는것 같았다. 저걸 이용해 편하게 소매물도에 갈까 생각도 했었지만, 그럼 소매물도항에서 다시 망태봉으로 올라가야 하는 나로서는 그밥이 그밥이었다.
그냥 가자~ 뭐.. 죽기야 하겠어? 뱃장있게 나를 위로했건만, 심난한 마음은 어느새 내 두다리를 물리치료 하고 있다. (후덜덜~~후덜덜~)
200미터 밖에 안되는 곳을 7분 넘게 건너왔다. 바지가 젖을까 싶어 파도가 쌔면 큰 바위로 피신했다가 한발 한발 옮기고, 또 파도가 크게 밀려오면 또 숨고했으니~ 아쉽지만 이제 정말 등대섬에게 작별해야 할 시간이다. "잘 있어..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오마..안녕~"
나도 인간이지만, 인간들 왜 저럴까??
소매물도에 올라오자 마자 쓰레기들을 보니
확~~ 짜증이 밀려온다.
이곳에 오면 발자국만 남길 것이지.
쯧쯧..자기하나 편하자고 저런 몹쓸 짓을..
으이긍~~ 쓰레기만도 못한 것들!!
여러분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제발 각자 갖고 갑시다!!
바람이 부니 더 운치 있는 풀밭이다. 일부러 카메라 각도를 삐딱하게 찍었는데.. 경사진 풀밭의 느낌이 더 잘 사는 것 같다. 근데 저기 저 멀리 사진사분!! 저좀 그만 도촬해요.
진짜~
예쁜 아가씨들!! 왜 먼저 가버려서..
저 오빠가 나 같은 나부랭이 도촬하게 만드나?
암튼 이놈의 깍두기 인생!!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배낭여행의 재미는 쏠쏠하다.
햇빛만 너무 강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렇게 누우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군.
고목 아래에 있으니..
저기 저 아래..등대섬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보인다.
열심히 찾아보소.. 계곡이 어디게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걸 보니..
저 사람들도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계곡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는 후박나무 군림지이다.
사람들이 이곳까지는 거의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아마 소매물도에 다녀온 사람도 이런 곳이 있었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박나무의 생김새를 자세히 보자면..
이건 사철나무도, 동백나무도 아니여~
뭐랄까?? 귤나무 비슷하기도 하고..
암튼 옴팡스런게 앙증맞고 귀엽다.
후박나무 군림지를 끼고 더 들어가면 소나무가 들어서 있는데 저 소나무 밑에 자라는게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것의 존재로 소나무 풍경은 한층 더 기품있어 보인다.
왜이리도 가파르다냐?
숨차게 올라온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은
옆으로 본 등대섬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습한 날씨로 물안개가 많아 탁해 보이는게 흠이긴 했지만,
뭐.. 흐릿한 등대섬도 이때가 아니면 언제 보겠어??
고치지 못하는 거면.. 차라리 즐기자구
솔나무 사이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시간이 제법 많이 남아.. 이 솔나무 그늘 아래에서 음악 좀 들을까 했더니만~ 등대섬을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자칭 인간 관광 오디오북 노릇하느라 음악에 열중하긴 어려웠다. 등대섬부터 쭈뼛쭈뼛 나에게 사진을 부탁했던 대머리 총각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인걸 알기에 먼저 사진 찍겠냐고 물었더니.. 조용히 포즈 취하신다.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더니만 '삼각대' 있으면 편하냐고 물어보는데.. 그를 보니 홀로 여행하길 즐기기 보단, 아직까지는 이런 상황이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곧 익숙해질걸세..젊은이!!
학교 운동장을 작은 연못으로 개조해두었는데
이 또한 운치 있군.
하지만, 다음에 오면 이곳에서
물고기와 개구리와도 인사했으면..
슬픔모드를 정리하고 마을로 내려온다.
아낙은 손수 정성스럽게 말린다.
올랐던 것에 비해 포구에 내려오는 것은 금방이다. 목도 마르고, 너무 더워 아이스크림이나
사먹을려고 가게를 찾아봤지만,
정말 가게 하나 없다.
뙤악볕에서 고스란히 30분넘게 배를 기다렸으니
선블록 하나 준비하지 못한 나는
뜨거운 태양
아래 고스란히 몸을 구울 수 밖에 없었다.
으메~~~ 더운거~~~
3시 50분 마지막 배를 타고 이제 소매물도를 떠난다. 10분 늦게 도착해 내 몸은 이미 육포가 되었지만, 뭐..10분 정도 늦는건 화낼 일도 아니기에~ 넓은 아량으로 KOREA TIME을 즐긴다면..
왔을 때랑은 다르게 파도가 많이 잠잠하다. 갈때는 올때의 시행착오를 생각해 배뒷편에 앉았더니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들어오고 흔들림도 적고 잠이 솔솔 쏟아진다. 1시간 동안 푹자고 일어났더니..곧 바로 통영이다.
이 애매한 시간대에 손님이 제법 있어서 들어왔는데 아주 맛있다.
(\ 3,000원)
김치종류는 너무 곰삵아서 좀 입맛에 맞진 않았지만,
새우젓과 양념부추를 넣고 고소한 국을 한숟갈 푼다음
물오른 남해 양파를 된장에 푹 찍어먹는 맛은
돼지뼈로 국물낸 선입견과 달리 아주 깔끔했다.
비록 자리가 비좁아 식탁 4개가 전부라
다른 손님과 겸상을 해야 했지만,
크게 불편한 건 없었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또 친절하고 정겨운 주인아줌마도 좋았다.
(위치- 서호시장 부일복국 골목길에 있음..자세한건 전화로)
자.. 오늘 이것으로 하루를 마감! 나의 숙소 찜질방으로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