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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사설을 읽고... [한겨레신문-20070614목

박상민 |2007.07.18 01:04
조회 38 |추천 0

상반된 사설을 읽고...

 

[한겨레신문-20070614목] 이른바 ‘주요’ 사립대, 대학인가 마피아인가

연세대 등 이른바 ‘주요’ 사립대들이 올 정시 전형에서 내신 반영률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한다. 내신 4등급까지 만점을 준다는 것으로, 사실상 내신의 변별력을 없애는 방안이다. 이것이 도입될 경우 정시에서의 당락은 순전히 수능이나 논술 면접 점수로 결정된다. 그동안 2008년 입시를 공교육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내신 50% 이상 반영 등 학교생활기록부 위주의 선발을 강력히 권고해 온 교육부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된다.

이들 대학이 학교교육 정상화 노력을 흔들어 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검토했다는 방안은 최악이다. 지난 3월 이들은 정시 모집의 학생부 반영 비율을 50%(서강대만 40%)로 높이는 내용의 입학전형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대학들은 말이라고 맞춘듯 전체 정원의 20~30%를 수능 위주로 뽑는 전형을 슬그머니 포함시켰다. 수능 위주 외에 내신 수능 논술로 선발하는 전형이 있지만, ‘내신 4등급까지 만점’ 방안이 도입되면 전체 정원의 50% 안팎을 선발하는 정시에서 내신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학생부를 충분히 반영하는 수시가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대꾸하지만, 순수하게 학생부만으로 뽑는 학생 수는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많아야 17%이고, 대부분 5~9%에 불과하다. 특기생 선발 등 수시의 나머지 전형 역시 특목고 등에서 특별하게 훈련된 학생들에게나 유리하다.

이것이 중고교 학생에게 끼칠 영향은 심각하다. 수능과 논술 사교육 의존도는 더 커진다. 특목고 선호도를 높여 중학 과정에서도 사교육 열풍을 피할 수 없다. 자연히 학교 교육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대학의 목표는 양질의 대학 교육을 통해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다. 우수한 신입생을 독점하는 게 목표일 수는 없다. 더군다나 잘 가르치는 건 외면한 채, 공교육을 파탄내는 짓이나 하는 건 이른바 주요 대학들이 할 일은 아니다.

이 대학들은 몇 해 전부터 입학처장 모임을 운영해 왔다. 그 결과인지 몰라도 이제 정부에 맞서고 교육정책을 흔들 만큼 결속력이 강해지고 힘도 세졌나 보다. 공동 순회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선 대학 등급화까지 조장했다. 교육계에 마피아가 등장한 느낌이다. 그 앞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엄포나 놓는 교육부가 작아만 보인다.

 

 

 

 

[조선일보-20070614목] 대학 경쟁력 목 조이는 '폭력 교육부'

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가 2008년 입시 정시모집 때 內申내신 1~3등급, 또는 1~4등급에 모두 만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는 내신은 학생 뽑는 데 방해만 되니 當落당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즉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 정부 재정 지원금을 안 주겠다”는 협박부터 하고 나왔다. 그러자 대학들은 “공식 방침이 아니다” “여러 案안 중 하나” “교육부 정책에 성실히 따르겠다”고 물러섰다. 노점상들이 자기들을 괴롭히는 불량배에게 대들어보려 했다가 주먹질에 눌려 꼬리를 내리고 마는 뒷골목 풍경을 보는 것만 같다.

2004년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다. 그해 8월 26일 교육부가 ‘수능 等級制등급제’ 방침을 내놓자 서울 9개 대학 입학처장이 9월 10일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9월 19일 서울 6개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했다며 감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33개 대학 총장이 “교육부 대입案안에 공감한다”는 결의를 내놨다.

세계에서 대한민국 교육부만큼 확실하게 대학 목줄을 쥐고 있는 곳도 없을 것이다. 올 한 해 교육부가 대학에 뿌리는 돈이 BK21 2900억, 누리사업 2000억, 수도권특성화사업 600억, 인문학지원사업 300억원 등이다. 국·공립대학 경상비말고 정부가 사업단위로 공모를 거쳐 대학에 지원하는 돈이 2조원 가까이 된다. 교육부 눈밖에 나면 이런 사업에 참여할 수도 없고 받던 돈도 줄거나 없어진다.

2004년 이른바 ‘고교등급제’ 감사 때도 연세·고려·이화여대는 2005~2006년 재정 지원금이 10억원씩 깎이는 제재를 받았다. 많은 대학이 로스쿨 유치에 死活사활을 걸고 있다. 교육부에 잘못 보였다간 로스쿨 선정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밖에도 교육부가 휘두르는 대학 규제법령은 30개나 된다. 이게 다 대학에 대한 폭력수단이 되고 있다.

한반도선진화재단도, 한국정책과학학회 전문가들도 없애야 할 부처로 교육부를 첫손에 꼽았다. 더 나은 인재를 뽑겠다는 대학들한테 다짜고짜 주먹부터 휘둘러대는 ‘폭력 교육부’를 이대로 둬선 대한민국 대학경쟁력, 교육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세간이 떠들썩하다. 입시는 전쟁이자 현실이다. 성장과 분배를 놓고 경제에서 대립되듯, 똑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아리송할 뿐이다. 애초에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고교평준화를 실시할 때부터 갈등은 이미 곪아온 것 같다.

우리는 보통 한 종류의 신문만 구독한다. 쓸데없는 지출을 막고자 함이 우선이며,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라면-그렇게까지 간절한 사람도 몇 안 된다-인터넷이 있기에, 추가 구독은 바보들의 행동양식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신문은 세상의 창으로서 객관적인 입장만을 표시하는가. 위의 일례로 대답은 자명하다.

  반대의견을 접하기 전에는 각각 다 옳게 느껴진다. 사설을 기고한 자의 권위에 호소 당한 것이 우선이며, 논리적으로 별 탈이 없기에 대부분의 독자들은 정신노동을 미뤄둔 채 공감을 표한다.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이로, 언론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다. 각기 다른 사상과 이념을 가진 신문사들은 별탈이 없는 한 자기들의 추종자를 이끌어내거나 불러 모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확고히 자리잡기 전에, 대중매체에 휘둘려 왔는지 모른다. 집단화의 무서움을 상기하면서 균형 잡힌 사고를 하기 위해, 합리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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