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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시절 나의 자살소동 이야기

이건아니잖아. |2006.07.25 14:41
조회 1,849 |추천 0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었습니다.

개인주택에 살았던 저희집 아래층에

세 들어 살던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 집 딸은 저와 나이가 같아 친구가 되었고

우린 서로할것 없이 학교가 끝났다 하면 우리집이건 걔네집이건

하루에도 수십번 들락날락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습니다.

 

한 1년쯤 지나서 부터 저는 친구의 아빠 그러니깐 아저씨에게 매번 불만이었습니다.

이유는 즉 저만보면 웃으면서 " 주워온 딸 " 이라고 부르셨습니다.

물론 그 어린나이에도 장난임을 알고 몇번을 넘어갔지만 솔직히 들을때마다

기분은 썪 좋지 않았습니다. 

기억나는건 몇번을 아저씨가 그렇게 부르시다 저도 참지 못했는지

 " 아저씨 제 이름은 주워온 딸이 아니라 000이예요" 라고하면서 우리집으로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꿋꿋이 "주워온 딸" 이라고 부르셨습니다.

 

하루는 어김없이 학교갔다오는 길 대문을 열자 아저씨가 저를보시며

" 주워온딸" 학교 잘댕겨왔나?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날따라 그 소리를 듣고 " 정말 내가 주워온 딸이면 어떻하지???" 

속으로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자꾸만 아저씨가 나보고 주워온 딸 이라고

하는데 정말 나 주워왔어?"

라고 물어봤지만 엄마는 " 에이~ 아저씨가 장난치는거야. 우리딸을 왜 주워와? " 라고 말씀해주셔서

속으로 " 휴 다행이다" 하면서 내심 기뻐했습니다.

 

어느날 저희집에 친척이 오셨습니다. 모처럼 맛있을 음식을 만드신 엄마는

평소에도 부침개를  하시건 김치를 담그시건 항상 이웃끼리 나눠먹어야 한다며

자주 갔다주셨기 때문에 그날도 저를 부르시더니 "아래층 00집에 전좀 갔다드리고 와?" 

라고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저는 전을 들고 아랫층으로 내려가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아저씨네도 손님이 와 계신것 같았습니다.

나 : "아저씨 전좀 드시래요" 

아저씨: 그날도 어김없이 " 어~ 주워온 딸 이구나.... 잘먹는다고 전해주렴..."

나 : 네.....(시무륵)

 

그리고 나서 몇걸음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그 손님이 아저씨께 물어보시더라고요.(저는 올라간줄 알음)

손님 : 왜 주워온 딸이예요?

아저씨 : 응~ 어렸을때 주워왔거든... 어렷을때 주워왔거든.....

 

순간 저는 앞이 노오래지더니 아무말도 못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유라도 당장내려가서

따져야 하는데, 왜 내가 어렸을때 주워왔는지 묻고싶었지만 그 소리를 듣고 전

얼음장같이 몸이 굳어져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선 방에들어가 서럽듯이 엉엉 울었습니다.

저는 여지껏 사람들이 저를 속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나 미웠습니다,

아저씨도 아빠 엄마도....

 

" 그래 그 아저씨 말이 맞았어...아저씨는 진실을 말했던거야. 난 역시 주워왔어 ㅠㅠ 주워왔다고 ㅠㅠ"

 

한참동안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채 서럽게울던 나는 집에 있는 사진첩을 마구 뒤기지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진을 볼수록 더욱더 닭똥같은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돌때 찍은 사진이 없어..."

"갓난아기 때 사진....나랑은 정말 다르게 생겼어... 이건 역시 내가 아니야...."

"부모님... 나와는 전혀 닮지 않았어..."

아저씨의 사실같은 얘기와 사진에서 보는 나의 어린시절 합해봤을때

난...난... 역시 주워온 딸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전 정말 슬펐습니다.....

눈물이 막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을 울다가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난 주워온 딸인이상 이렇게 살 바엔 차리리 죽어버릴래 ㅠㅠ

네~ 저는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위층에는 언니방과 할아버지 방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방에는 큰 창문이 있어 제가 창문을 열어놓고 창틈에 올라가 자주 노는 곳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방 창틈에 올라가 지난 행복했던 추억을 하나씩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중얼거렸습니다.

"엄마미안해. 아빠 미안해. 언니미안해"

"죽을때 떨어지면 아프겠지?"

"죽고나서 내 친구들이 슬퍼할까?"

"죽고나서 천국에 못가면 어떻하지?"

"죽고나서 맛있는 음식 못먹어서 후회하면 어떻하지?"

"죽고나서 귀신이 되면 어떻하지?"

"귀신이 되면 내 또래 귀신이랑 친구할수 있겠지?"

 

"만약 떨어져  뇌진탕으로 죽으면 내 뇌가 밖으로 나오고 내 다리가 부러지고 그러면

귀신이 되어서 잘 못 걸으고 바보 귀신이 되면 어떻하지?"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니 벌컥 죽는건 두렵지 않지만 죽고나서가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저는 그래서 제 자신과 내기를 하였습니다.

 

할아버지 방에 있는 사탕을 눈감고 (색깔별로 통 안에든 사탕) 골라

만약 노란색이 나오면 사는것이고 빨간색이 나오면 죽는것이였습니다.

저는 심호흡을 길게하여 사탕하나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그것은 빨간 사탕이였습니다. ㅜㅜ

생각해보면 죽기 싫었는지 저는 이내 곧 다른 내기를 했습니다.

 

진돗개를 키웠던 저는 아래층 마당으로 내려가 개이름: 출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20미터 떨어진 교회 근처로 데리고 가 출리에게 말했습니다.

 

"만약 너가 우리집까지 찾아갈수 있다면 내가 죽지않고 살고

만약 너가 우리집을 찾지 못한다면 난 옥상에서 뛰어내릴꺼야.... 자!!!출리 어서가~ "

 

출리가 킁킁 냄새를 맡고 가기시작했습니다. 저는 뒤따라 갔지요.

몇번은 전봇대에 어스렁 어스렁 거리며 떠나지 못하자 저는 소리를 지르며 "출리 그쪽이 아니잖아"

화를내면서 출리를 다그쳤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곧 출리는 저희집으로 방향을 잡고

차츰차츰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10분쯤 방황하더니 드디어 저희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며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저는 그때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가슴이 기쁨으로 벅차올라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 출리를 붙잡으며 " 역시 넌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는구나.그래 다시는 죽는생각 안할께."

라며 집으로 들어와 엄마에게 달려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수박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저는 엉뚱한 아이였던것 같습니다.

 

또한번은 이랬습니다.

 

언니들이 아빠에게 혼나 집에서 쫒겨날때

출리를 밖으로 데리고 " 출리 이제부터 언니들을 찾아야되"

출리: 킁킁( 맨홀뚜겅)

나: 그래 그쪽에 언니들이 있다고? (맨홀뚜겅을 바라보며) 언니 거기있으면 대답해봐. 내가 구해줄께.

아빠에게 잘 말해서 안 혼나게 해줄께....

그때 언니들은 이층 베란다에 쪼그려 앉아 나를 보며 낄낄 웃어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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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시절 추억이 있지만 저는 유독 어린시절 추억거리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엉뚱했던 많큼 그래도 지금생각하면 나의 어린시절은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는 사건들로 가득가득 했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씩 식구들이 둘러앉아 어린시절을 회상하면

아직도 우리엄마는

내 얘기를 들으시면 너무 재미있으셔 합니다.

식구들에게 엉뚱한 아이로 기억하지만 뭐

가족끼리 웃음을 맘껏 채울수있어 행복합니다.

글재주 없는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

 

그후 그아저씨는 이사가셨어요. 고등학교때 잠깐봤는데

제 이름을 불러주셨답니다. ^^* 너무 기뻤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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