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토연구원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지역발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영국 뉴캐슬대학 닐 마샬 교수의 말이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이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보수언론의 비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영국, 40년간 6만9000개 공직 지방 분산
1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지역발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이 축사하고 있다. 마샬 교수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40여 년동안 6만9000개 가량의 공직이 런던에서 다른 지역으로 분산됐고, 이전 요구는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또 2004년 이후 추진되고 있는 리용(Lyons) 정책을 통해 2010년까지 런던권 2만개 가량의 공직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연구원은 영국의 과거 공공부문 이전이 하위직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2004년 이후에는 공공기관 내 전략적 기능, 즉 최고위급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마샬 교수는 공공부문 이전 효과에 대해 “수도의 수용능력에 여유가 생기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하며, 낙후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 관련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다. 그는 또 “공공부문 수용 지역에 소득과 일자리 상승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3만5000개 공공 일자리 지방 이전
프랑스의 경우 1991년 이후 3만5000개 가량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파리 외 지역으로 이전됐고, 일자리 8000개에 대한 이전 계획이 승인돼 현재 추진 중이라고 프랑스 렌대학 기 보델 교수가 전했다.
프랑스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정한 지방거점도시 육성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혁신도시 건설 계획과 유사하다.
기 보델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의 모든 신생 공공기관은 지방에서만 설립이 가능하고, 공공기관이 파리 행정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지방분산위원회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
기 보델 교수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결과 지방경제에 가장 큰 파급효과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기능은 교육과 연구 기능으로 지방에서 파리권으로 학생 이동이 감소하고 지방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파리 시내의 사무실 비용이 외곽 지역의 3배이기 때문에 파리를 대체할 수 있는 인구 35만명 가량의 신행정수도 건설이 훨씬 이롭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그러나 이는 ‘파리의 귀족정치’ 때문에 여전히 상상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우리의 행정중심복합도시같은 더 강력한 균형발전 시책의 필요성은 제기되지만 현실적 제약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 61개 기관·11개 자위대 부대 이전 완료
일본 국토교통성 마유미 에다가와 정책조정관은 “1960년대 일본 정부는 도쿄에 집중된 인구 분산과 연구 및 교육기능 중심의 쾌적한 자연환경, 편리한 도시시설을 함께 갖춘 전원도시 개발을 목표로 했다”며 츠쿠바 연구학원도시 사례를 발표했다.
일본은 도쿄 일극 집중 해소와 다극분산형 국토 형성을 위해 1988년 1월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결정해 현재 61개 기관과 11개 자위대 부대가 이전을 완료했다.
국토연구원 김태환 연구위원은 “선진국 여러 나라에서 수도권 지역의 과밀은 지가 상승, 사무실 공간 확보의 어려움, 임대료 상승,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력 비용 등 문제를 낳는다. 여기에 교통혼잡과 오염 등의 문제와 결부돼 수도권 지역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우리나라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달리 중앙정부와 공공부문 전체를 이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또 중앙부처 일부 집행기능 중심으로 지방이전이 이뤄진 영국과 달리 최고의사결정기능을 포함한 기관 전체가 이전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