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정말 큰 일 당할 뻔 했네요.
보통 그럴 때는 울고불고 할 새도 없이 입이 안떨어지는데..
정말 충격이 크셨겠습니다.
저도 4년전쯤 대학교 1학년때 비슷한 일을 당할 뻔 했습니다.
님의 경우는 막무가내로 끌고가는 경우였는데 저같은 경우는 조금만 생각이 짧으면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갓 대학 입학하고 1학년때 한참 새내기 동기들이랑 어울려 놀러다닐 때...
그 날도 조금 늦은 시각 지하철 타고 집근처 역에 내렸죠.
하지만 저희집은 여학생이 술 먹고 벌개진 모습 보이는거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기때문에 살짝 집 근처를 산책하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저 역시 그 동네에서 20년동안 살았으니까 무서울게 없었죠.
mp3를 듣고 걷는데 문득 보니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겁니다.
그래서 조금은 꺼림칙한 생각에 걸음을 빨리하는데 제가 가는 반대편으로 (2차선 도로가 있었음) 봉고 한 대가 지나가더니 갑자기 U턴을 해서 제가 가는 인도쪽의 차선으로 오는겁니다.
그리고 갑자기 옆으로 밀게 되어있는 문이 사람 하나 보일 정도로 열리면서 운전보조석뒤의 어떤 남자가 고개를 내밀고 (창문은 썬팅이 되어있더군요.)
"여기 경찰서가 어디예요?" 라고 묻길래 뭐라뭐라 가르쳐 드렸죠.
그러니까 다시 "잘 모르겠는데 다시 알려주세요" 라고 하길래 또다시 좀 더 자세히 알려드렸죠.
물론 경계심에 가까이 가지는 않았구요.
그러니까 갑자기 그 사람이, "저기 제가 지나가다가 진짜 마음에 들어서 차까지 U턴하면서
온거거든요, 어디 가까운데 가서 술이라도 한잔 하실래요?" 라고 하더군요.
그 때 까지는 제가 순진했는지 멍청했는지 진짜 그런가보다 싶어서 웃으면서
"아니예요, 저 지금 집에 일찍 가봐야 되서요 ^^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계속 같은 말로 같이 가자고.. 자기가 우리 부모님한테 잘 말하겠다는둥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더군요.
그 때서야 이상해서 떠들든 말든 계속 걸어갔는데 그 속도에 맞춰서 봉고도 같이 움직이는 겁니다...!
(다행히 인도와 도로사이 보도블럭 때문에 봉고와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문이 조금 열린채로 그 사이로 남자는 계속 말을 하구요...
사람도 안지나다니고 슬슬 무섭더라구요.
빨리 걷는데 그 남자가 핸드폰을 내밀더군요,
"그럼 번호만 주세요"
라고 하면서 팔을 쭉 뻗지도 않고 손만 요만큼 내밀고서..
물론 번호 줄 생각도 없었지만 만약 주게된다면 그 거리는 50cm도 채 되지 않을 거리로 좁혀지게 되는거죠.
저는 그 때서야 정말 무서워져서 다리가 덜덜 떨리는걸 억지로 숨기고 최대한 공손하게..
(그때는 무조건 저 인간들 열받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행동했죠.)
"저 남자친구 있구요... 이러시지 마세요, 집에 빨리 들어가봐야 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한 2m 쯤 앞에 동네슈퍼마켓에 아직 불이 켜진채 있더라구요.
위 처럼 말 하면서 슬슬 그쪽으로 뛰어들어갈 채비를 하니까 갑자기 남자가 욕설을 뱉으면서 문을 탁 닫자 정말 빠른 속도로 봉고가 출발하더라구요.
하지만 그 때 전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진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처음 느꼈습니다.
원래 약간 열려있는 봉고 문을 닫으려면 일종의 반동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 남자가 문을 닫으려고 문을 2/3 쯤 여는 순간..
그 안에는 마스크 쓴 남자들이 4~5 명 정도 조용히 앉아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저는 그 때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그저 무서웠다는 것.. 절대 밤 늦게 인적 드문곳에 다니지 않겠다는 것..
그것만 계속 떠올랐을 뿐입니다.
앞서 글을 썼던 여고생의 경우 본인이 한 번에 "강제적"으로 자신이 끌려간다는걸 눈치 챌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 조금만 더 개방적으로 그 쪽에서 계획했더라면, 밤이 아니었더라면...
저도 그렇게까지 경계는 안했을테고 어떻게 손에 닿는 거리로 좁혀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길 물어볼 때 안 들린다고 했더라면 다가가서 설명해 줬겠죠.. 아주 친절하게요.
세상이 정말 무섭습니다.
여성분, 남성분 모두 밤길조심하고 낯선사람은 진짜... 조심합시다.
슬프네요, 이런 글을 쓴다는거 자체가.
몇몇 분들이 "추천!이슈공감"에 올라온 원문에 대한 요약글을 보시고 제 글에 나온 내용이랑
안맞다면서 물어보시는데요 ^^;
[요약글 내용 : 김연정님은 얼마 전 하굣길에 납치를 당할뻔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봉고차에 탄 남자가 자신이 아빠라고 말하며 손목을 낚아채 억지로 차에 태우려고 했다네요...후략..]
원래 원문이 제 글이 아니고 어떤 여고생이 쓴 글이 원문이었습니다.
전 거기에 관련글로 쓴건데 대표글로 선정되서 제 글이 뜨는거군요.
참..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분들인데 걱정해주시고 하는 글 보니까 그래도 아직 나쁜놈들 보다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뒤로는 밤늦게 귀가 잘 안합니다. 해도 일부러 사람 많은데로 빙 둘러서 오구요.
원문에 연정님도 학생이시던데 제 동생이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 동생이 더 걱정이 되요.
저는 그 일 뒤부터 혼자 길가면 인상쓰고 가서 그런지 이제는 아무도 접근을 못하네요. ㅋ
그래도 다른분이 올린 글 보니까 납치관련 얘기가 정말 남얘기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던데..
남녀 가릴것 없이 호신용 간단한 무기라도 있어야겠어요.
참고로 좀 알아봤는데ㅋ
전기충격기나 가스건 같은것은 지역에 법적으로 신고하고 승인 받아야 쓸 수 있대요.
그리고 만 19세 이상만 쓸 수 있어서 우리 어리고 예쁜 여고생들은 못쓰게 되어있구요.
개중 스프레이가 가장 저렴하고 휴대도 편하고 좋다네요.
그래도 분사거리 30cm이상은 되야 된대요. 안그러면 소용 없다고..
호루라기 같은것은 그런 상황이 되면 호흡조절 절대 안됩니다.
아무리 불려고 해도 소리 절대 안나요. 목소리도 안나옵니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이 있을 경우 가능하겠지만 저같이 아무도 없는 상황은 불어봤자....
역시 직접 어택할 수 있는 무기가 최고인듯.
남자친구도 좋지만 자신의 몸은 자기가 보호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다니는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