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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사라진다 (상)

김교진 |2007.07.29 00:00
조회 453 |추천 0
한국경제가 사라진다(상)



서론



외환위기가 터진지 만 7년이 지난 지금 경제위기감은 위기 초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일 때보다 훨씬 더하다. 그동안 경제가 모두 회복되었다고 외쳤는데 이제는 자신감의 위기로 까지 이른 것은 어찌된 일인가? 그것은 외자는 개혁의 파트너라는 외자 순기능 론과 자본시장개방론을 타고 이 땅에 들어온 막대한 서방 주주자본이 우리 경제를 창틀에 갇힌 작은 용 아니 이무기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외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라는 외자유치는 경영권의 외부이양을 낳았고, 한국 자본주의가 영미식 세계경제질서에 길들여져, 그동안 수출이 회복되기 전에 선제적 투자를 했던 한국의 기업들은 공격성이 거세되어 꿈쩍도 않는다. 외국자본이 한국경제의 핵심을 장악함으로써 우량기업은 있지만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멈춰버린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투기자본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된 우리나라에서 외국자본은 주식시장의 44%, 시중은행의 65%, 우량기업의 50% 이상을 차지하여 국내 경제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들 유입자본은 투자자의 단기 수익을 높이는데 경영과 투자의 목적이 맞추어져,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다. 사실 그동안 이들 외국인들의 매입자금 중 30%인 6조 4000억 원 만이 외국에서 들어왔을 뿐, 나머지 70% 자금은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하여 국내은행에서 조달한 것이다. 그러므로 투기자본에게 우리나라의 부실채권 매입이나 부동산 매입, 그리고 금융 및 일반기업 매입은 땅집고 헤엄치기였다.

1993년 한국의 김영삼 정부는 3단계 자본 자유화와 금융부문 개방계획을 발표하고 OECD 멤버십의 심사를 받았다. 이 자유화 조치에 따라 상업은행들도 상업어음과 CD를 취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종금사 들은 외환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한국은 높은 신용등급으로 일본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에서 아주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었으므로 종금사 들은 앞 다투어 해외자금을 빌려 동남아에 투자하였다. 즉,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1993년부터 규제나 대비없이 급격히 이루어진 자유화와 JP모건과 같은 국제투자자들의 부추김으로 동남아시아 상품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동남아시아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인한 순수한 투자손실과 환 위험에 대비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 고수익 투자 상품이 가진 높은 레버리지로 인한 손실 등 투자원금을 훨씬 상회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더구나 돈을 빌려주었던 국제투자자들은 단기대출에 대한 상환을 연장해 주지 않았으므로 단기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외화를 매입하게 되었다. 즉, 태국이 외환위기에 빠진 후 1997년 10월부터 7개의 종금사가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10월 이후엔 모든 종금사와 많은 다른 금융기관들이 한국은행 특별자금으로 간신히 생명을 연장해 갔다.

당시 한국은 GDP 대비 단기부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즉 세계은행은 부채/GNP 비율이 48% 이하인 나라들은 위기위험이 적은 나라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1996년 말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은 22%밖에 안 되었고 외환위기 직전에도 이 비율은 25%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아무도 상환연장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이자와 원금을 모두 갚을 것을 요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 투자자들의 경우 11월 한달 동안 무려 70억 달러나 빼내갔다. 이후 한국의 외환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게 되었다.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한국은 재벌체제 정경유착 관치금융 과잉투자가 원인이라고 하였다. 미국과 채권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IMF로선 돈을 받아내기 위해 그리고 약체정권으로 등장한 DJ정부도 정치적 파워를 갖는데 편리하므로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시민단체들 또한 한국은 내부가 썩었으니 내부를 고치기 위해서는 전면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투명성 책임성을 갖게 하자고 하였다. 외환위기는 미국의 전략이었다. 당시 미국의 영향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곳이 동아시아였다. 그래서 먼저 동남아시아를 공략하고 이어서 일본 등 동북아시아를 공략하여 IMF사태를 만든 것이다. 한국의 자본시장이 개방되자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IMF를 극복했다는 말은 미국의 종속체제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자본시장의 섣부른 개방이 김영삼 정권 때 이루어 졌고, 그것이 외환위기를 가져왔으며 외환위기 이후에는 국민경제의 종속을 낳았던 것이다.


한국경제의 외자지배


지금의 한국경제는 위기상황이다. 외환위기 이후에 한국경제의 대안으로 급조한 자본시장, 즉 주식시장을 통해서 경제를 규율하겠다는 미영식 시스템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 외국자본은 기관투자자(금융자본)를 중심으로 한 주주자본으로 금액으로는 150조원, 주식 총액으로는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재벌들이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거래되지 않는 내부 지분률 30%를 빼면 유동주식은 70%이다. 이중 45%가 외국자본이므로 실제로는 70%를 차지한 셈이다.

우리나라에 외국자본이 들어온 것은 크게 봐서 두 줄기로서 하나는 주식시장을 통해서 우량기업을 접수한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한국 은행권을 장악한 것이다. 이 외국인 주주자본이 우리나라 상장기업 700개 중 알짜 기업 약 30개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70%, 삼성전자도 60%를 넘었고 현대자동차는 50%를 넘었다. 기아자동차, SK 등등 한국의 먹을 만한 기업들은 외국인 주주자본이 집중적으로 주식지분을 갖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익의 80-90%를 차지하는 이들 한국의 우량기업 20-30개를 모두 외국인들이 먹은 것이다. 이들 기업은 외국인 주주 눈치 보느라 투자를 못한다. 그리고 30위에서 100위까지의 대기업은 은행 아니면 돈을 빌릴 데가 없다. 장기 신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의 투자가 무너졌다.

기업의 이익극대화는 (이윤)창출과 관련된 것이며 주주의 이익극대화는 (이윤)처분과 관련된 것이다. 정상적인 기업의 메커니즘은 기업이 단기 순이익을 창출해서 이 돈을 사내유보와 재투자를 해야 한다. 그랬을 때 기업이 성장발전하고 기업에서 일자리가 생긴다. 그런데 외국인 주주 자본은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주주에게 다 털어 내라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다. 먼저 주주에게 배당금을 주게 한다. 그리고 회사가 창출한 이익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게 하여 시중에 자사주의 유동물량을 줄임으로서 주가가 올라가게 하여 주주의 배를 불려준다. 또한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 협력한 경영자에게 스톡옵션을 주어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배에 경영자를 같이 태워 일을 원활하게 한다. 이렇게 하여 기업 이익 중 70-80%를 금융자본이 가져가며 이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단기 순이익의 150% 이상을 가져간다.

이제 우리나라의 기업과 산업은 중장기적 전망을 상실하여 전부 단기로 가고 있다. 이익을 내면 전부 다 빼먹자는 주의로 가고 있다. 주주는 주주대로 빼먹고, 경영자는 주주한테 협력해서 고 연봉 받고 스톡옵션 받아서 빼먹는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앞으로 일자리 보장 안 될 것 같으니까 매년 임금이나 올려먹자는 것이다.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을 주주, 경영자, 정규직 노동자 세 부류들이 나눠 먹는 것으로 끝낼 뿐 중장기 전망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중장기 투자로 가야 한다. 인내하는 자본이 공급되지 않으면 산업을 키울 수 없다. 그런데도 투기자본은 철저한 단기자본으로 중장기 인내하는 자본을 다 차단해버린다. 일본은 금융공황이라도 미국에 산업자금을 공급하는 근간을 팔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은행을 팔지 않는다.

지금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는 주력산업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6개 정도로, 이들 산업이 강력한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이 없으면 중국 앞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중국에서 싼 노동력으로 중국의 포항제철은 살아남을지 몰라도 한국의 포항제철 기지는 죽는다. 삼성전자도 가전제품만 중국으로 간 것이 아니고 반도체, 휴대폰도 중국으로 가려고 한다. 외국인 주주의 강한 압력 때문이다.

금년 삼성전자의 단기 순이익은 10조원으로 인텔을 누르고 세계 베스트5에 들어갔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고용은 늘기는커녕 줄었다. 포항제철도 매년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쏟아내는데 고용창출이 없다. 회사는 구조조정하고 우량기업이 되었는데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외국자본이 주주자본으로 들어와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노리므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 투자가 안 되니까 경쟁력도 나오지 않아 한국경제가 망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투자가 발목을 잡히고 일자리가 보이지 않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결국 한국은 투자, 일자리, 성장, 분배, 투자 다 깨졌다. 한국에 돈버는 기업은 외국자본이 다 장악하고 있고 그들이 주주이익극대화로 돈을 싹 빨아먹고 나서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은행권


은행은 일반기업과 달리 매우 특수한 산업이다. 은행은 한 나라의 지급 결제시스템을 담당하기 때문에 은행산업은 경제의 인프라이다. 지급 결제시스템이 붕괴되면 경제는 마비된다. 은행의 고유역할은 말할 것도 없이 자금 수요자인 개별기업과 장기적 고객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기서 획득한 정보생산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우수 투자 프로젝트를 선별해 자금을 공급하는데 있다. 즉 국민의 저축을 동원해서 기업에 투자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성과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산업이므로 외환위기로 은행이 휘청거릴 때 ㅊ寬?150조의 공적자금을 부은 痼甄? 이렇게 은행은 유사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개인의 소유물로 볼 수 없으며, 개인 임의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은 멍청한 짓만 안하면 절대로 망하지 않는 산업이다. 이것을 외국자본한테 다 내줌으로서 정부는 공공성을 강제할 수단을 잃었다.

한국의 8개 시중은행에 대한 해외자본의 평균 지분률은 65%로 우리은행까지 매각하면 80%를 넘게 된다. 즉, 한미은행은 거의 100%, 국민은행은 77%, 외환은행은 70%, 신한금융지주 66%, 그리고 하나은행은 62%를 넘었다.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털에 팔렸고 한미은행은 칼라일펀드에, 외환은행은 론스타펀드에 팔렸다. 모두 은행업을 제대로 해본 경험조차 없는 투기펀드들이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은행을 외국자본에 송두리째 털린 나라는 한국(63.16%)과 멕시코(83%) 두 나라 외에는 없다. 미국조차 외국자본 점유율은 19%이고 캐나다는 5%, 독일 4%, 일본과 태국 7%, 스위스가 11%이다. 앵글로색슨 국가인 캐나다, 호주같은 국가들은 외국계 은행이 인수를 못하게 하며 일본도 비슷한 방어를 한다.

은행은 또 철저하게 지역성을 띤다. 올해 우리나라 은행권 전체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0조원을 벌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예대 마진(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확대와 수수료 신설을 통해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누린 전당포실적일 뿐이다. 저금리임에도 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은행마다 국민들을 상대로 땅 집고 헤엄치기 장사를 한 셈이다. 또 외국자본이 장악한 한국의 은행들은 수익성극대화의 논리를 따라 기업대출을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으로 줄이고 다 가계금융으로 바꿔버려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등 서민 금융기관이 크게 위축된 결과이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금융주권이 상실되고, 무차별적인 은행 대형화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커녕 금융과 실물경제, 저축과 투자의 연결고리를 끊어놓고 있다. 시중은행끼리의 단순합병이다 보니 중복점포 들만 정리하고 사람 자르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5대 퇴출은행을 포함해 올 5월 말까지 9만 여명의 은행원들이 실직하였다. 잘려나간 정규직 가운데 은행에 재취업한 부류는 비정규직 은행텔러(창구담당직원)로 바뀐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명예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뛰어든 전직 은행원들은 내수부진으로 몰락하면서 또 한번 죽고 있다. 최근에는 제2금융권 쪽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권역별 감축규모를 보면 증권업계 종사자 2193명(6.5%), 보험업계 155명(0.6%), 신용카드업계 2157명(21.4%)등이 감원되었다. 방카슈랑스(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도입에 따라 보험설계사들도 감원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


외국자본은 한국경제를 완전히 투기로 몰고 가고 있다. 예를 들면, 뉴브리지캐피털이라는 영국계 증권회사가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유상감자를 세 차례나 했다. 자기가 자기 지분을 회사에 팔면서 돈을 받아간다. 자기는 투자 원금에 플러스 알파해서 챙겨서 나가는 것이다. 망하든 말든 난 기업경영안하겠다고 포기하는 것이다. 만도기계에서 이 짓을 하였다. 만도기계 노동자들은 이런 문제가 터져도 이것을 사회적 이슈로 싸우는 것이 아니고 인건비 증액으로 타협하였다. 오비맥주도 그렇고 브리지 증권도 이 짓을 하였다.

두번째 사례는 고배당이다. 기업이 돈을 벌어서 배당하는데 단기 순이익 범위를 넘어서 하고 있다. 기업을 계속하겠다는 사람이 배당을 단기순이익 이상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어떤 외국계 증권사는 900%까지 한다. 10억 벌면 90억 배당을 한다. 그것은 기업을 안 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엄청난 구조조정을 한다. 구조조정이다 뭐다 해서 이윤을 짜내고 배당금 챙겨서 나간다. 이것도 규제수단이 없다.

시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상장을 폐지하였다. 한미은행은 시티은행이 100% 소유한 자회사가 되고 한국인 주주는 한 명도 없게 된 것이다. 그런 후 시티은행은 프라이빗 뱅킹이라고 강남 부자들의 돈을 굴려주는 일만을 한다. 요즘 은행이자율이 낮아 정기예금을 해봐야 3-4% 받는다. 강남 부자들이 돈 굴릴 데가 없으니까 시티은행이 글로벌하게 벌어준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30여개 기업이 돈을 무지하게 벌었는데 돈을 굴릴 데가 없다니까 글로벌 캐쉬 매니지먼트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티은행의 두 가지 상품이다. 그렇게 해서 돈 벌고 한국에 재투자 안하고 전부 가지고나간다. 한국하고 이윤을 나눠먹지 않겠다는 장삿속이다.

이렇게 영미식 신자유주의란 개별 국민경제들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다음 이 문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대신 그 손실은 개별국가나 그 국가의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거대기업 및 금융산업의 이익을 위한 이데올로기이다. 다시 말해 신자유주의 질서?세계경제가 번영하는 길이 아니라 세계적 규모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를 조장하는 체제이며 투기의 세계화이다. 미국의 경우는 주주의 이익극대화가 국익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미래가 별로 보이지 않는 산업, 투자를 많이 요하지 않는 산업에 주주의 이익극대화의 논리를 적용함으로써 구조조정을 하고 주주들이 이윤을 배당금으로, 주가상승이익으로 챙겨 받았다. 그 다음에 그 돈이 IT로 재순환되어 IT라는 신흥 산업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것으로 90년대 미국경제가 부흥할 수 있었다. 또 미국과 같은 경제대국은 개방을 해도 그 충격이 경제규모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아 개방코스트의 흡수가 용이하다. 게다가 필요에 따라서는 패권적 지위를 이용해서 타국에 코스트를 전가할 수 있으므로 굳이 대내적 조절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한국경제가 이러한 금융세계화와 투기화의 파고를 극복해 경제의 건전한 성장력과 안정을 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먼저 '상상력을 해방'시켜야 한다. 즉, 영미식을 비롯한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큰 틀 안에서 내부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한국이 외국에 물건을 팔면서 다른 나라는 한국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외개방은 필연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소규모 경제의 나라는 개방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대내적 조절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기업이 돈벌면 10%는 무조건 투자적립해서 불황기 때 쓰도록 하는 방법, 안정지분을 확보하는 방법, 국민연금을 출자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유럽 각국에서 이런 사례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안정책


한국경제 회생의 대책은 분명하다. 첫째, 재벌의 사업영역이 비금융권에 한정된다는 조건하에서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재벌의 지배권을 인정해야 한다. 재벌의 내부 자본시장은 자원의 내부적 배분과 집중을 통해 인내하는 자본을 공급함으로써 자동차, 반도체와 같은 대규모 위험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복합그룹 체제를 통한 재벌의 내부자본시장의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특혜를 대가로 재벌은 이윤의 일정비율을 사회공헌기금 혹은 주력업종의 발전기금으로 출연해야 한다. 이렇게 조성된 재원은 무엇보다도 고용창출에서 많은 기능을 하는 중소기업의 역랑확충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둘째,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지배권을 국내에 유지함으로써 국적자본-외자간의 최소한의 균형된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금융권의 안정을 기해야한다. 단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인수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연금의 전략적 활용을 검토해야한다. 국민연금도 한국의 주요 기업과 금융기관에 안정지분을 확보하고 출자해야 건전한 투자가 될 것이다.

셋째,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국부를 탈취하는 투기행위에 대한 감시 및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투기행위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금융자본의 파행성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즉 유상감자, 고배당 등 계속기업의 원칙을 위배하는 투기적 행위에 대해 정부가 조사권을 발동할 수 있어야 하며, 주식시장에 대해 주식거래세, 자본이득세를 도입해야 한다.

넷째, 금융대형화가 아니라 금융겸업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추구해야 할 금융의 경쟁력은 경쟁 질서를 왜곡시키는 대형화가 아니라 은행과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겸업화이다. 한편 자본시장 육성의 불가피성과 금융의 겸업화 추세, 근접자본으로서의 관계금융 강화 필요성에 비추어볼 때, 가장 시급한 것이 복합상품 판매능력, 컨설팅 능력을 갖춘 금융인의 양성이다. 이러한 금융 인적자원의 육성을 통해 금융기관은 기업고객 관리자(RM)를 크게 늘림으로써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신용 평가능력을 높여 근접자본으로서 기업고객의 수요에 다각적으로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스톡옵션은 경영자를 주주가치 패러다임에 포획시킴으로써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포기하도록 하는 장치이므로 주주-경영자간의 이윤 나눠먹기를 방지하려면 스톡옵션의 행사를 규제해야 한다. 또 종업원의 소유지분을 높여 소유구조를 안정화시킴으로써 주주가치 패러다임의 일방적인 전횡을 저지하고, 종업원 발언권을 통해 중장기 경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창출한 경영성과의 일정 비율을 우리사주조합에 주식으로 출연하도록 해야 한다. 단, 종업원의 경영참여는 경영개입의 방식보다는 경영감시를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금융규제를 통한 금융 공공성의 회복, 자본의 국적성을 전제로 한 재벌개혁이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P.S. 이전부터 한국경제, 동아시아 경제를 노리던 미국 월가는 97년 외환위기로 한국경제의 빗장을 열게 하눼? 올해만도 40조의 잔치가 벌어진? 이중에서 서방의 투기자본은 얼마나 차지할 것인가? 물 속에 빠진 염소를 공격하듯이 월가의 피라미떼들이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을 것이다. 최소 60조 이상 나가는 sk를 지킨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이 모든 것은, 외환위기로 서방투기자본에 공격당한 댓가이다. 그들이 들어와 한국경제의 판을 흔들었다. 판위의 성과물들이 넘어지고... 그 것들을 주워 챙겨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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