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 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전하는 것 같기에.....